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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회 아카데미]'원 배틀' 작품상 등 6관왕…'케데헌' 2관왕(종합)

등록 2026/03/16 12:45:31

15일(현지시각) 98회 아카데미 시상식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최고 영화 돼

작품·감독·남우조연·각색·편집·캐스팅상

여우주연상 대세 그대로 제시 버클리

남우주연상 이변 마이클 B 조던 수상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폴 토머스 앤더슨(Paul Thomas Anderson·55) 감독 영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가 작품·감독상 등 오스카 6개를 수집하며 최고의 영화가 됐다. 거장·천재로 불리며 미국에서 가장 중요한 영화감독으로 꼽히지만 한 번도 오스카를 품에 안지 못했던 앤더슨 감독은 무관의 한을 풀게 됐다. 넷플릭스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장편애니메이션·주제가상 2관왕에 올라 K컬쳐 새 역사를 썼다.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15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엔젤레스(LA)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98회 미국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감독·남우조연(션 펜)·편집·각색상과 함께 올해 신설된 캐스팅상까지 6관왕에 오르며 올해 최다 수상작이 됐다. 앤더슨 감독과 그의 영화는 앞서 작품상과 감독상 후보에 각 4차례 오른 데 이어 5번째 도전만에 두 개 상을 모두 받아내게 됐다. 칸·베네치아·베를린 등 유럽 3대 영화제에서 모두 상을 받았지만 아카데미 수상 경력은 전무했다.

◇6관왕 PTA 드디어 왕이 되다

앤더슨 감독은 최고상인 작품상 오스카를 손에 쥐고 "승자가 있는 게 아니다"면서도 "아카데미의 인정을 받지 못한 여러분께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간 자신이 아카데미 무관에 그친 걸 뒤틀어 얘기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앤더슨 감독은 "1976년 오스카 작품상 후보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배리 린든' '뜨거운 오후' '죠스' '내쉬빌'이었다. 이들 모두 위대한 영화들이다. 이들 영화 사이에 승자는 없었다. 오늘도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앤더슨 감독의 10번째 장편인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한 때 무장혁명단체 조직원이었던 밥 퍼거슨(리어나도 디캐프리오)과 그의 딸 윌라 퍼거슨(체이스 인피니티)의 이야기를 그린다. 16년 전 퍼거슨이 몸담았던 혁명 조직을 소탕했던 스티븐 J 록조(션 펜)가 다시 나타나 윌라를 납치하자 밥은 딸을 되찾기 위해 과거 혁명 동지들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토머스 핀천 작가가 1990년에 내놓은 소설 '바인랜드'가 원작이다.

◇걸작 제조기 PTA…"정치성과 오락성 한 번에 잡아"

미국 언론은 이 작품이 동시대 정치성, 성공적 장르 혼합, 인간의 온기, 통제된 혼돈 등을 키워드로 꼽으며 명백한 걸작이라고 평가했다. 동시에 재미까지 잡은 완벽에 가까운 시네마라고도 했다. 디애틀랜틱은 "정치성과 오락성을 동시에 잡았다"고 했고, 벌쳐는 "미국 사회 혼란을 다인칭적이고 다층적인 구조로 보여주며, 장르와 톤을 가로지른다"고 말했다.

연출과 각본을 모두 맡은 앤더슨 감독은 현재 미국 작가주의 영화 상징으로 불린다. 장르를 넘나들고 화법을 바꿔가며 미국의 과거와 현재에 관한 통찰을 보여준 영화예술가로 평가 받는다. '매그놀리아' '데어 윌 비 블러드' '마스터' '팬텀 스레드' 등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걸작으로 꼽힌다.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는 그만의 방식으로 미국 정치를 전방위적으로 그러면서도 예리하게 비판한 액션풍자극이다.

◇이변 없이 제시 버클리, 이변의 마이클 B 조던

여우주연상은 '햄넷'의 제시 버클리가, 남우주연상은 '씨너스:죄인들'의 마이클 B 조던이 차지했다. 조던은 이 상을 받은 6번째 흑인 배우가 됐다. 아카데미 직전까지 '마티 슈프림'의 티모시 샬라메가 유력하다는 평가가 많았으나 막판 표심을 흔드는 데 성공하며 오스카를 손에 넣었다. 그는 앞서 오스카에서 주연상을 받은 선배 배우인 시드니 포이티어, 덴절 워싱턴, 제이미 폭스, 포리스트 휘태커, 윌 스미스 그리고 주연상을 받은 유일한 흑인 여성 배우인 할리 베리를 일일이 언급하며 "당신들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신들이 나를 믿어준다면 앞으로 더 좋은 배우가 돼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역대 최다인 16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씨너스:죄인들'은 조던의 남우주연상과 함께 각본·음악·촬영 등 4관왕에 올랐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프랑켄슈타인'은 미술·의상·분장 등 기술 부문을 휩쓸며 3관왕이 됐다. 여우조연상은 '웨폰'의 에미미 매디건, 남우조연상은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의 션 펜이 품에 안았다. 션 펜은 앞서 두 차례 남우주연상을 받은 데 이어 남우조연상까지 추가해 오스카 연기상을 3번 이상 받은 네 번째 남성 배우가 됐다.

◇'케데헌' 2관왕…"이젠 모두가 K팝 부른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후보에 오른 장편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을 모두 받아내며 오스카 2개를 손에 쥐게 됐다. 공동연출을 맡은 매기 강 감독은 아카데미에서 장편애니메이션상을 받은 첫 번째 한국계 연출가가 됐고, 한국인·한국계 가수·작곡가가 오스카 주제가상을 받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장편애니메이션상을 받은 매기 강 감독은 눈물을 흘리며 "나와 닮은 이들에게 이 영화를 너무 늦게 가져다준 것 같아서 미안하다"며 "아마도 다음 세대는 이렇게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될 거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작품은 한국과 한국 관객을 위한 영화다"고 말했다. 노래 '골든' 가창자이자 작곡가인 이재는 주제가상 오스카를 품에 안고 "어릴 때 K팝을 듣고 있으면 놀림을 받았지만 이젠 모두가 K팝을 따라부른다"고 말하며 눈물 흘렸다. 그러면서 "이 작품은 성공에 관한 영화가 아니라 회복과 치유에 관한 영화"라고 했다.

이재·오드리 누나·레이 아미는 주요 부문 시상을 앞두고 '골든'으로 축하 공연을 하기도 했다. 한복을 입은 댄서 24명이 전통 춤을 추면서 무대를 채웠고, 사물놀이 복장을 한 댄서들이 북을 들고 연주하기도 했다. 객석에 있는 할리우드 스타 배우들은 마치 K팝 공연장에 온 것처럼 응원봉을 흔들며 환호했다. 여우조연상 후보 중 한 명이었던 테야나 테일러는 응원봉을 흔들며 춤을 추기도 했다. 다만 이재 등 '골든' 작곡가들의 수상 소감을 아카데미가 중간에 끊어가면서 무대와 객석에서 동시에 탄성이 나왔다.

◇수상작(자)

▲작품상=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감독상=폴 토머스 앤더슨(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여우주연상=제시 버클리(햄넷) ▲남우주연상=마이클 B 조던(씨너스:죄인들) ▲각본상=씨너스:죄인들 ▲각색상=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여우조연상=에이미 매디건(웨폰) ▲남우조연상=션 펜(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국제장편영화상=센티멘탈 밸류 ▲촬영상=씨너스:죄인들 ▲편집상=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미술상=프랑켄슈타인 ▲의상상=프랑켄슈타인 ▲분장상=프랑켄슈타인 ▲시각효과상=아바타:불과 재 ▲음향상=F1:더 무비 ▲음악상=씨너스:죄인들 ▲주제가상=골든(케이팝 데몬 헌터스) ▲캐스팅상=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장편애니메이션상=케이팝 데몬 헌터스 ▲장평다큐멘터리상=푸틴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 ▲단편애니메이션상=진주눈물을 흘리는 소녀 ▲단편영화상=더 싱어스, 투 피플 익스체인징 설라이버 ▲단편다큐멘터리상=텅 빈 모든 방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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