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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넘어 '운용'으로…누리호 다음 시험대는

등록 2026/10/08 06:00:00

수정 2026/10/08 06:08:34

첫 정시 발사·군집위성 5기 투입까지…반복발사 넘어 운용 역량 고도화

성공률 80%지만 상업시장엔 더 높은 신뢰성 필요…다회 발사·원가절감 과제

2028년까지 정부 주도, 2029년 민간 전환 목표…제작·운용 방식도 바꿔야

[서울=뉴시스] 7일 전남광주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가 5차 발사돼 우주로 향하고 있다. (사진=항우연 제공) 2026.10.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7일 전남광주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가 5차 발사돼 우주로 향하고 있다. (사진=항우연 제공) 2026.10.0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고흥=뉴시스]윤현성 기자 =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다섯 번째 비행에 성공했다. 누리호는 이제 독자 개발 성공 입증 단계를 넘었다. 반복해서 안정적으로 우주로 쏘아 올리는 발사체로 체질을 바꾸고 있다.

누리호는 이번 5차 발사에서 확정된 예정 시각에 1분도 늦지 않고 이륙했다. 주탑재위성 5기를 각각 다른 방향으로 분리하는 군집위성 배치 임무도 처음 완수했다. 민간 체계종합기업은 발사체 제작을 넘어 실제 발사통제 콘솔까지 직접 잡았다.

누리호의 누적 성공률은 80%다. 상업 발사체로 진화하려면 과제도 분명하다. 신뢰성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 지금보다 훨씬 자주, 저렴하게 발사할 수 있는 생산·운용 체계도 갖춰야 한다.

'쏠 수 있다'에서 '제시간에 쏜다'로…달라진 5차 누리호

8일 우주항공청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에 따르면 누리호는 전날 낮 12시25분 전남광주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누리호는 2021년 1차 발사에서 목표 궤도 투입에 실패한 뒤 2022년 2차에서 개발 성공을 확인했다. 2023년 3차부터는 실제 위성을 운송하는 임무 발사에 들어갔고 2025년 4차에 이어 이번 5차까지 성공했다.

5차 성공으로 누리호는 총 5번의 발사 가운데 4번을 성공해 누적 성공률 80%를 기록했다.

특히 이번에는 결과 못지않게 '과정'이 달라졌다. 누리호는 발사관리위원회가 확정한 낮 12시25분에 정확히 발사됐다. 앞선 네 차례 발사에서는 일정 변경이나 발사시각 지연, 임무 차질 등 크고 작은 변수가 있었다.

이번에도 준비 과정에서 예상하거나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있었지만 발사 일정 자체를 흔들 정도로 번지지는 않았다. 항우연과 민간 참여기업 등이 재점검과 대응을 거쳐 예정된 시각을 지켰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예정된 시각에 1분도 늦지 않고 발사했다"며 "운영 능력과 발사체 제작·운영의 고도화 측면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고 평가했다.

비행 성능도 계획 범위 안에서 안정적으로 나타났다. 1·2·3단 엔진 연소시간은 당초 기준 성능값보다 각각 약 2초, 4초, 9초 짧았다. 박종찬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단장은 이를 이상 현상이 아닌 "예상 성능 범위 안에서 더 좋은 방향으로 나타난 성능 여유"라고 설명했다.

이번 발사의 또 다른 특징은 임무 복잡도다. 3차에는 총 8기, 4차에는 13기의 위성을 실었지만 5차에서는 역대 최다인 15기를 탑재했다. 특히 주탑재위성인 네온샛 5기를 발사체 3단의 자세를 바꿔가며 차례로 다른 방향에 투입했다.

큐브위성 10기 가운데 퍼샛02 한 기가 사출되지 않았지만 우주청은 목표 고도·속도 도달과 주탑재위성 5기의 정상 분리라는 핵심 임무를 모두 수행한 만큼 누리호 발사는 성공으로 판정했다.

[남해=뉴시스] 차용현 기자 = 7일 오후 경남 남해군 망운산 정상에서 바라본 서쪽 하늘 위로 위성 15기를 실은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힘차게 우주로 날아오르고 있다. 2026.10.07. con@newsis.com

[남해=뉴시스] 차용현 기자 = 7일 오후 경남 남해군 망운산 정상에서 바라본 서쪽 하늘 위로 위성 15기를 실은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힘차게 우주로 날아오르고 있다. 2026.10.07. [email protected]

성공률 80%가 끝 아니다…상업발사체는 '횟수·가격'까지 경쟁

하지만 정부도 누리호가 당장 글로벌 상업발사 시장에서 경쟁할 수준에 올라섰다고 보지는 않는다.

오 청장은 "현재는 발사체를 제대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며 상용 발사 서비스로 가기 위해서는 우선 신뢰성을 지속해서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궤도 발사 경험 자체가 아직 많지 않다. 오 청장에 따르면 나로호 3번, 누리호 5번, 고체발사체 1번, 민간기업 이노스페이스 1번 등 국내 궤도 발사 시도는 모두 10번 수준이다. 수백~수천회의 경험을 축적한 주요 우주 강국과 비교하면 이제 반복 경험을 쌓기 시작한 단계다.

발사 빈도를 높이는 것도 과제다. 상업발사 서비스는 발사에 성공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고객이 원하는 시기에 맞춰 반복해서 로켓을 제작하고 발사할 수 있어야 하고 가격 경쟁력까지 갖춰야 한다.

오 청장은 현재 누리호 제작 과정을 사실상 '수작업'에 가까운 방식이라고 평가했다. 연간 두 차례 이상 발사하는 다회 발사체제로 가려면 제작부터 시험·검사, 발사운용까지 전 과정을 효율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발사체의 제작성·양산성을 높이고 원가를 낮추는 방안을 우주청·항우연과 논의하고 있다.

김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통계적 발사 신뢰성 확보"라며 "고도화사업이 완료되면 본격적인 상업발사 서비스로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029년 민간 주도로…'기술이전' 넘어 발사 서비스 산업 만들어야

누리호의 다음 변화는 민간 전환이다.

1~3호기는 항우연이 제작을 주관했지만 4호기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과 총조립을 총괄했다. 5차에서는 발사 준비와 실제 운용까지 민간 참여 범위가 넓어졌다.

발사통제센터(LCC) 22개 콘솔 가운데 20개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인력이 참여했고 상당수 콘솔을 직접 운용했다. 한화가 발사통제 패널을 직접 조작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6차에서는 기술이전 대상이 아닌 일부 콘솔을 제외하고 민간의 직접 운용 범위가 더 확대된다. 누리호 6차 발사는 2027년 하반기, 7차는 2028년이 목표다.

정부는 2028년까지 고도화사업과 발사를 정부 주도로 진행한 뒤 2029년부터 민간 주도 체제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2032년까지는 매년 한 차례 이상의 누리호 발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결국 누리호의 다음 시험대는 단순한 '6번째 성공'이 아니다. 발사 성공을 반복해 신뢰성을 더 높이고, 계획된 날짜와 시간에 맞춰 발사하며, 더 많은 위성을 원하는 궤도에 배치하고, 동시에 제작비와 시간을 줄여 민간이 돈을 받고 제공할 수 있는 발사 서비스로 만드는 것이다.

5차 성공으로 누리호는 '우리 힘으로 우주에 갈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다시 한번 답했다. 이제 남은 질문은 '얼마나 안정적으로, 자주, 경제적으로 우주에 갈 수 있느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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