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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곤돌라 2년째 헛도는데…국토부는 시행령 개정 '뒷짐'

등록 2026/09/24 14:00:00

수정 2026/09/24 14:14:24

국토부, 지난해 시행령 개정안 입법예고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남진 서울시 G3 서울플랜 기획위원회 균형발전특별분과 위원장을 비롯한 특별분과위원 등이 25일 서울 중구 남산 정상부를 찾아 남산 곤돌라 추진 현황 등을 보고받고 있다. 2026.08.25.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남진 서울시 G3 서울플랜 기획위원회 균형발전특별분과 위원장을 비롯한 특별분과위원 등이 25일 서울 중구 남산 정상부를 찾아 남산 곤돌라 추진 현황 등을 보고받고 있다. 2026.08.2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남산 곤돌라 설치 사업이 2년 이상 공전하는 가운데 서울시는 국토교통부의 협조가 소극적이라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24일 서울시에 따르면 명동역 인근 예장공원과 남산 정상부 832m를 약 3분 만에 연결하는 남산 곤돌라 사업은 남산 케이블카 독점을 깨기 위해 추진됐다.

1961년 정부가 사업 면허를 부여할 당시 유효 기간을 두지 않은 탓에 한국삭도공업이 남산 케이블카를 64년째 독점 운영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긴 대기 시간과 시설 낙후 등을 이유로 남산에 곤돌라를 설치하겠다고 2024년 발표했다. 시는 높이 30m 이상 철근 기둥을 설치하고자 대상지 용도 구역을 도시자연공원구역에서 도시계획시설공원으로 변경했다.

2024년 8월 착공했지만 도시자연공원구역에서 도시계획시설 공원으로 변경한 데 대해 한국삭도공업이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공사가 중단된 가운데 지난해 12월 1심, 지난 17일 2심에서 서울시가 연이어 패소했다.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상 도시자연공원구역 지정을 해제하려면 '해당 녹지가 훼손돼 자연 환경의 보전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진 지역'이라는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서울시가 자연 보존이 필요한 도시자연공원구역 용도를 변경해 곤돌라 설치를 추진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사업 표류 기간은 더 길어지게 됐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25일 서울 중구 남산 예장공원 부근 곤돌라 하부 승강장 예정지 모습.서울시는 지하철 4호선 명동역에서 남산을 오가는 곤돌라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케이블카를 독점적으로 운영해온 한국삭도공업이 '도시자연공원구역'을 '도시계획시설공원'으로 변경한 시의 도시관리계획 결정 처분을 취소하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2026.08.25.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25일 서울 중구 남산 예장공원 부근 곤돌라 하부 승강장 예정지 모습.서울시는 지하철 4호선 명동역에서 남산을 오가는 곤돌라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케이블카를 독점적으로 운영해온 한국삭도공업이 '도시자연공원구역'을 '도시계획시설공원'으로 변경한 시의 도시관리계획 결정 처분을 취소하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2026.08.25. [email protected]

법적 분쟁이 길어지는 가운데 서울시는 곤돌라 사업 재추진을 위해 다른 방안을 찾았다. 쟁점이 된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자체를 바꾸겠다는 것이었다.

현행 시행령은 도시자연공원구역 내 공작물 높이를 최대 12m로 제한하고 있는데 이 높이 제한을 완화하자는 게 시의 구상이다. 시행령이 개정되면 12m가 넘는 곤돌라 지주도 합법적으로 설치할 수 있어 소송 결과와 무관하게 공사를 재개할 길이 열린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국토부와 10차례 협의를 거쳤다. 지난해 3월 국무조정실에 지방규제개혁을 건의해 국토부가 일부 수용했으며 6월 국토부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문제는 입법 예고 후 1년이 넘도록 후속 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신속한 처리를 요구하고 있지만 국토부는 "입법 예고 과정에서 찬반 의견이 다수 제기돼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서울시는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시 관계자는 "시행령 개정 과정에서 다양한 의견을 검토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문제는 그 검토 결과를 1년 넘게 내놓지 않고 있다는 점"이라고 짚었다.

[서울=뉴시스] 남산 곤돌라 조감도. (자료=서울시 제공) 2026.08.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남산 곤돌라 조감도. (자료=서울시 제공) 2026.08.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국토부가 시행령 개정을 늦추면서 매몰비용은 더 커지고 있다. 시 관계자는 "남산 곤돌라 사업이 멈춰 있어도 시민들이 부담하는 비용은 사라지지 않는다"며 "시행령 개정이 늦어질수록 공사 일정 지연뿐 아니라 행정·관리 비용과 시민의 기회비용까지 함께 커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국토부가 스스로 필요성을 인정해 마련한 개정안을 입법 예고까지 했다면 그 다음은 찬반 의견을 검토한 뒤 개정 여부와 이유를 명확히 밝히는 것이 국토부의 몫"이라며 "후속 절차가 왜 중단됐는지, 개정을 언제 추진할 것인지, 입법 예고 후 제기된 의견을 어떻게 검토했는지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부가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사이 남산 방문객 불편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남산 케이블카 이용객은 약 170만명인데 48인승 캐빈 2대가 운행하는 현 상황에서는 주말과 성수기에 1~2시간을 기다리는 일이 잦다. 휠체어나 유모차 이용객은 명동역에서 기존 케이블카 승강장까지 약 846m를 이동하며 7개 교차로를 지나는 등 불편을 겪어야 한다.

케이블카와 달리 남산 곤돌라는 10인승 캐빈 25대로 시간당 2000명 이상을 수송하고 휠체어·유모차 이용객도 탑승할 수 있지만 공사는 기약 없이 늦춰지고 있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남산 곤돌라 설치를 둘러싼 서울시와 기존 케이블카 운영사 한국삭도공업의 법정 공방 항소심이 연기된 20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케이블카가 운행되고 있다. 2026.08.20.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남산 곤돌라 설치를 둘러싼 서울시와 기존 케이블카 운영사 한국삭도공업의 법정 공방 항소심이 연기된 20일 오후 서울 남산에서 케이블카가 운행되고 있다. 2026.08.20. [email protected]

예장공원은 명동과 한옥마을 등 남산 주변부와 도심부를 잇는 문화·관광거점 역할 수행 목적으로 이미 조성 완료됐지만 핵심 콘텐츠인 남산 곤돌라 도입 지연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는 곤돌라 사업 추진 의지를 재확인했다. 곤돌라 도입을 완수해 남산 정상부 접근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360도 전망대를 조성하고 기념품점을 운영해 남산 정상부에서 즐길 거리를 마련한다. 명동, 남대문시장 등 주요 관광지와 연계로 상권 활성화 효과도 기대한다.

곤돌라 수익금은 남산 생태 보전에 쓴다. 시는 "남산을 이용한 수익금이 개인에게 귀속되는 것이 아닌 시민의 편익 증진에 쓰일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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