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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속도 조절론 속에 숨은 의도 있다"…서울대 교수가 본 빅테크의 셈법

등록 2026/09/26 00:43:00

윤성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서울=뉴시스]윤성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인공지능(AI)의 빠른 발전에 따른 위험성과 안전한 활용을 위한 대응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유튜브 'SBS뉴스' 캡처) 2026.09.22

[서울=뉴시스]윤성로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인공지능(AI)의 빠른 발전에 따른 위험성과 안전한 활용을 위한 대응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유튜브 'SBS뉴스' 캡처) 2026.09.22

[서울=뉴시스]김성은 인턴 기자 = 인공지능(AI) 기술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AI 속도조절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이는 기술적 위험성 경고보다 빅테크 기업들의 상장과 독점권 유지를 위한 이해관계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윤성로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최근 SBS 인터뷰에서 AI 속도조절론에 대해 "전력 질주를 해온 기업들이 실적이나 투자 부담 등 여러 이유로 천천히 달려보자고 하는 의도적인 발언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오픈AI나 엔트로픽 등 주요 AI 기업들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막대한 투자 비용 부담을 줄이거나, 후발 주자의 추격을 막기 위해 사다리 걷어차기를 시도하는 맥락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개발 속도를 줄이자는 주장이 AI 기술 전체의 멈춤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한다. 윤 교수는 "전 세계 자동차 업체 사장들이 신차 개발을 천천히 하자고 해놓고 차는 계속 파는 것과 같다"며 "새로운 프론티어 모델 개발은 천천히 하더라도 기존 모델을 활용하는 추론 시장의 확산은 막을 수도 없고 멈추지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AI의 위험성을 핵무기에 비유하며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명확한 차이점이 제시됐다. 윤 교수는 "핵무기는 아예 못 만들고 못 쓰게 하면 되지만, AI는 안 쓸 수 없다"며 "안전하게 통제하며 쓰기 위한 기술적·법제적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I가 인간의 의도나 윤리에서 벗어나는 미스얼라이먼트(정렬 실패)를 막기 위해서는 사용하는 AI보다 더 높은 수준의 제어용 AI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이어졌다.

글로벌 AI 시장에서는 미국의 독점 구도가 깨지고 미국과 중국의 양강 체제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스탠포드대 AI 인덱스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모델의 성능 격차는 불과 몇 개월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중국이 기술 모델을 대중에 공개하는 개방형 정책을 취하면서 실리콘밸리 기업들조차 단가가 저렴한 중국산 모델을 채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한국은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권의 AI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윤 교수는 "초거대 모델을 보유한 국가가 한국 외에는 거의 없다"며 "미·중과의 격차를 줄이고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구축에 대한 정부의 지원 속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5000개 이상의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도 전력 공급 부족과 지역 주민의 반발로 인프라 확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미국에서 중단되거나 차질을 빚은 데이터센터 건설 규모만 180조원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한국 역시 민간에만 맡기지 않고 정부가 전력과 용수 등 기반 시설을 선제적으로 조성해야 글로벌 AI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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