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달러·美금리 5% '이중고'…물가 오르고 성장 발목 잡히나
등록 2026/09/16 16:45:08
수정 2026/09/16 18:42:24
중동 긴장에 국제유가 100달러 돌파
美 10년물 국채금리 19년 만에 최고
유가·환율 동반 상승에 물가 부담 확대
국내 국고채도 올라 가계·기업 금융비용↑
고유가 장기화 땐 정부 3% 성장에 부담
![[테헤란=AP/뉴시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도심에서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과 함께 "속임수는 없다! 눈 깜빡하면 사라진다"는 문구가 그려진 대형 광고판 앞을 지나고 있다. 2026.08.31.](https://img1.newsis.com/2026/09/02/NISI20260902_0002227602_web.jpg?rnd=20260902061217)
[테헤란=AP/뉴시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도심에서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모습과 함께 "속임수는 없다! 눈 깜빡하면 사라진다"는 문구가 그려진 대형 광고판 앞을 지나고 있다. 2026.08.31.
[세종=뉴시스]박광온 기자 = 중동전쟁이 종전 출구를 찾지 못한 채 장기화하면서 국제유가와 미국 국채금리, 원·달러 환율을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대로 묶고, 3.0% 성장률 달성을 노리는 정부 입장에서는 부담이 한층 커졌다.
고유가와 고금리, 원화 약세가 동시에 이어질 경우 물가는 더 오르는 반면 소비와 투자는 위축돼 성장세가 둔화하는 복합 충격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1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이용객이 주유를 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4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라, 배럴당 110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2026.09.16. kgb@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9/16/NISI20260916_0021440274_web.jpg?rnd=20260916151851)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1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서 이용객이 주유를 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4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라, 배럴당 110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2026.09.16. [email protected]
중동 긴장에 유가 다시 100달러 돌파…美 10년물 19년 만에 최고
16일 미국 CNBC 등에 따르면, 이날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 대비 2.90% 상승한 배럴당 108.7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10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4.38% 오른 105.83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와 WTI 모두 지난 5월19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 우리 경제와 가장 연관성이 큰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127.70달러를 기록하며 지난 3월 말 이후 가장 높았다.
지난 7월 미국과 이란이 휴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70달러 선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가 최근 100달러를 다시 넘어선 것은 중동 지역 긴장이 재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과 이란이 걸프 지역에서 유조선을 잇달아 공격하고,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시설을 타격하면서 우회 원유 수송로가 폐쇄되면서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한 달만 봐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22.9% 올랐고, WTI 선물은 28.4% 뛰었다. 두바이유 가격도 43.2% 상승했다.
특히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원유 수급 차질이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주요국의 긴축 장기화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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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미국에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기대가 커지면서 국채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시장에 따르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 장중 5.041%를 기록하며 2007년 7월 이후 19년 만의 최고치를 찍었다. 10년물은 주택담보대출과 회사채 등 각종 장기금리의 기준이 되는 핵심 벤치마크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국채 2년물과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준거가 되는 30년물 금리도 지난 14일 장중 각각 4.666%, 5.367%로 상승했다.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1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코스피는 전일보다 1.37% 오른 6717.97에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 지수는 전일보다 3.57포인트(0.44%) 오른 815.98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9.2원 오른 1368.6원에 마감했다. 2026.09.16. park7691@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9/16/NISI20260916_0021440379_web.jpg?rnd=20260916155140)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1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코스피는 전일보다 1.37% 오른 6717.97에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 지수는 전일보다 3.57포인트(0.44%) 오른 815.98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9.2원 오른 1368.6원에 마감했다. 2026.09.16. [email protected]
유가·환율 동반 상승에 물가 압력 확대…정부 '2.6%' 전망도 부담
이처럼 국제유가와 국채금리가 동시에 오르면 물가 상승 압력은 커지고 기업과 가계의 자금조달 비용은 높아져 소비와 투자가 쪼그라드는 '복합 충격'이 나타날 수 있다.
구체적으로 국제유가 상승은 기업의 생산비와 운송비, 가계의 연료비를 끌어올려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인다. 특히 한국처럼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유가 상승이 수입물가를 거쳐 소비자물가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정부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6%로 전망했으나, 이미 8월까지 누계 상승률이 2.6%에 달한 상황에서 국제유가마저 다시 오르면 연간 물가상승률이 정부 전망치를 웃돌 가능성도 커진다.
여기에 최근 원·달러 환율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1원 오른 1359.4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0일 1339.2원까지 떨어졌던 환율이 최근 중동 긴장 고조로 닷새 만에 20원가량 뛴 것이다.
국제유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환율도 같이 상승하게 되면 원화로 환산한 에너지 수입 비용은 더 크게 늘어난다. 원유 가격 자체가 오른 데다 원화 가치까지 떨어지면서 같은 양의 원유를 들여오는 데 더 많은 원화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원유·가스 등 에너지 수입가격 상승이 휘발유·경유 등 석유류 가격과 운송비, 생산비를 거쳐 소비자물가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진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사진은 지난 4월7일 서울 시내 시내 한 거리에 붙은 신용카드 대출 광고물. 2026.04.07. yes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4/07/NISI20260407_0021237734_web.jpg?rnd=20260407094637)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사진은 지난 4월7일 서울 시내 시내 한 거리에 붙은 신용카드 대출 광고물. 2026.04.07. [email protected]
美 고금리 여파에 국내 금리도 들썩…가계 이자부담 '눈덩이'
특히 미국 국채금리가 오르면 국내 금리 상승 압력도 커질 수 있다. 최근 글로벌 채권 금리는 같은 방향성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고, 미국 금리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한국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4.600%로, 2022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3년물은 연 4.091%에 장을 마쳐 2023년 10월 이후 약 2년 1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이처럼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 은행과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도 높아져 대출금리에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결국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도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경기 회복 효과가 계층과 업종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K자형 성장' 상황에서는 취약차주와 자영업자, 한계기업이 금리 상승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수 있다.
한국은행이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대출금리가 0.25%포인트(p) 상승할 경우 전체 가계대출 차주의 연간 이자 부담은 약 3조20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차주 1인당으로 환산하면 연간 약 16만3000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금리가 0.50%p 오르면 1인당 추가 이자 부담은 32만7000원까지 확대된다.
자영업자의 부담은 더 크다. 대출금리가 0.25%p 상승할 경우 자영업자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약 55만원 증가하고 금리가 0.50%p 오르면 부담 규모는 110만원 수준까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사진은 지난달 17일 서울 종로구 종각 젊음의 거리 모습. 2026.08.17. hwang@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17/NISI20260817_0021401099_web.jpg?rnd=20260817131908)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사진은 지난달 17일 서울 종로구 종각 젊음의 거리 모습. 2026.08.17. [email protected]
고유가 장기화 땐 성장률 3% 달성도 부담…물가·성장 동시 압박
고유가가 장기화할 경우 정부가 제시한 올해 3.0% 성장률 달성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정부가 지난 7월 올해 경제성장률을 3.0%로 전망할 당시 전제로 삼은 두바이유 연평균 가격은 배럴당 85달러였다. 당시 정부는 하반기로 갈수록 국제유가가 안정되면서 물가 부담도 완화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최근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선 만큼 고유가가 장기화할 경우 정부 전망의 전제가 흔들릴 수 있다.
원유 수입 비용과 기업의 생산·물류비가 늘고 가계의 실질구매력이 줄어들면 소비와 투자에 부담이 커져 올해 3.0% 성장률 달성에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3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국제유가가 연평균 100달러 수준을 기록하는 시나리오에서 경제성장률은 0.3%p 하락하고,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1%p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고유가 충격이 현실화할 경우 정부가 제시한 3.0% 성장률과 2.6% 물가 전망을 동시에 달성하기가 한층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미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국제유가와 환율 등 대외 여건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물가와 민생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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