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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 쟁의기준 결국 시행령 대신 지침…내주 공개

등록 2026/08/28 15:46:31

수정 2026/08/28 16:10:23

李 두 차례 시행령 검토 주문…위헌성·신속성 등 감안한 듯

노동부, 내주 새 지침 발표…경영상 결정·N% 성과급 등 담겨

[인천공항=뉴시스] 홍효식 기자 =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시행일인 지난 3월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조합원들이 2026 투쟁선포 결의대회를 열고 원청 교섭 요청과 연속야간노동으로 인한 과로와 사고를 막기 위한 4조2교대 전환 등을 촉구하고 있다. 2026.03.10. yesphoto@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 홍효식 기자 =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시행일인 지난 3월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조합원들이 2026 투쟁선포 결의대회를 열고 원청 교섭 요청과 연속야간노동으로 인한 과로와 사고를 막기 위한 4조2교대 전환 등을 촉구하고 있다. 2026.03.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정부가 이른바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개정 노동조합법상 노동쟁의 대상 기준을 시행령이나 시행규칙이 아닌 시행지침으로 구체화해 다음 주 공개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두 차례에 걸쳐 시행령 등 하위법령을 통한 기준 마련을 주문하면서 고용노동부도 관련 방안을 검토했지만 법률상 명시적인 위임 근거가 없다는 점과 신속한 현장 적용 필요성 등을 고려해 결국 지침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28일 청와대와 노동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노동부는 노란봉투법상 노동쟁의 범위에 대한 구체적인 판단 기준을 기존 해석지침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마련해 다음 주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논란은 영업이익 연동 'N% 성과급'과 삼성전자 초기업노조의 호남 반도체 투자 계획 교섭 의제화 문제에서 비롯됐다.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노동쟁의 대상은 기존 임금·근로시간 등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에서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 등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사업 경영상의 결정이 어디까지 쟁의 대상에 포함되는지를 놓고 노사 간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이 대통령도 지난달 21일 국무회의에서 이를 거론하며 "광주 공장을 지으면 혹시 광주로 전보될 수 있다는 이유로 노동쟁의 대상이라고 하는 것 같은데, 그렇게 따지면 모든 회사의 경영권 행사 가운데 관련이 없는 게 있을 수 없다"며 "이런 식으로 하면 끝이 없다"고 지적했다.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배분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이게 과연 쟁의 대상이냐"며 "저 같은 경우에는 아닌 쪽이 더 높다고 생각한다. 노동쟁의 대상이 너무 광범위하게 확장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1차 기준은 입법으로 정하지만 그 입법 기준을 구체화하는 것은 행정부의 몫"이라며 "시행령과 대통령령, 시행규칙, 노동부 지침 등을 명확하게 정해놓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이에 노동부는 개정법 시행 전 배포한 해석지침을 보강하는 방식을 추진했으나, 이 대통령이 재차 "행정해석과 법률이 정한 기준을 제시하는 건 다르다"며 "명백한 것들은 기준을 명시해달라는 요구는 나름의 일리가 있는 주장인데 좀 적극적으로 검토해보라"고 지시하면서 시행령·시행규칙 등 하위법령 개정 가능성도 검토했다.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08.04.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08.04. [email protected]

다만 노동부는 검토 끝에 결국 다시 해석지침을 보강하는 방식을 택했다. 시행령으로 노동쟁의 범위를 구체화할 경우 자칫 위헌·위법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정 노조법에는 하위법령으로 노동쟁의 범위를 구체화하도록 하는 별도의 위임조항이 없다. 헌법상 대통령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해 위임받은 사항이나 법률 집행에 필요한 사항에 대해 정할 수 있다. 명시적인 위임 근거 없이 시행령으로 노동쟁의 범위를 제한하거나 새로운 기준을 설정할 경우 모법의 범위를 벗어난다는 위헌·위법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시행령 개정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도 고려됐다.

시행령을 개정하려면 관계기관 협의와 입법예고, 규제심사,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의결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해 최소 3개월 이상이 걸린다.

반면 시행지침은 별도의 입법 절차 없이 마련해 즉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다. 노란봉투법이 이미 3월 시행된 만큼 정부로서는 현장의 혼선을 줄이기 위해 보다 신속하게 세부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노동부는 다음 주 중으로 새로운 해석지침을 발표하고, 노사 단체와 만나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할 예정이다.

새 지침에는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 경영상의 결정'이 노동쟁의 대상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사례가 추가될 전망이다.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도록 요구하는 이른바 'N% 성과급'의 쟁의 대상 여부에 관한 기준도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시행지침이 법령과 달리 대외적인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노동부 관계자는 "이론적으로는 법규명령이 아니니 법원 판단을 구속하는 힘이 없는 것은 맞지만 그동안 행정해석으로도 현장 관행을 형성시켜왔고 법적 판단에 있어서도 나름 증거로 많이 작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원까지 가서 다투겠다는 사례도 나올 수는 있겠지만 노동위원회에서도 지침에 맞춰서 판단을 내리고 있고 현장에서 준거로 활용되고 있어서 실질적인 규범으로 작동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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