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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라고 느껴본 모두에게…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 [객석에서]

등록 2026/08/27 16:15:49

소년의 거짓말 따라가며 위로와 성장 전해

11월 1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서 공연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 공연 장면. (사진=에스앤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 공연 장면. (사진=에스앤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만약 텅 빈 숲속에서 혼자 남게 된다면 나는 누굴 찾을까 또 누가 와줄까."('웨이빙 스루 어 윈도' 중)

사람들과 어울리는 데 서툴고, 세상 밖에 홀로 서 있는 듯 살아가는 에반 핸슨. 누군가 자신을 발견해주길 바라지만 그런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한 번이라도 외로워본 사람이라면 이 마음이 낯설지만은 않을 것이다. 우연히 시작된 그의 거짓말에 마냥 고개를 끄덕일 수는 없을지라도, 그 안에 숨은 외로움에 마음이 기우는 이유다.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은 한 소년의 거짓말을 따라가며 그 뒤에 숨은 외로움과 연결되고 싶은 갈망 그리고 진정한 자기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2016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작품은 제71회 토니 어워즈에서 최우수 작품상 등 6관왕을 차지했고, 소설과 영화로도 제작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국내에서는 한국적 상황에 맞게 각색된 논레플리카 방식으로 2024년 첫선을 보였고, 지난 1일 재연의 막을 올렸다.

사회불안장애를 겪는 고등학생 에반 핸슨은 치료를 위해 매일 스스로에게 편지를 쓰며 '나다운 모습'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꿈꾼다. 하지만 현실은 친구 하나 없이 겉돌고, 손이 땀으로 축축할까 좋아하는 여자에게 악수도 건네지 못하는 처지다.

그러던 어느 날 에반이 쓴 편지가 같은 학교에 다니는 문제아 코너 머피의 손에 들어간다. "디어 에반 핸슨…내가 내일 사라져도 누가 알아주면 좋겠어"라고 쓰인 편지는 코너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그의 유서로 오해받는다.

코너의 부모는 에반을 아들의 유일한 친구라고 믿고, 진실을 말할 기회를 놓친 에반은 두 사람이 절친한 사이였다고 거짓말한다. 그리고 거짓말은 곧 눈덩이처럼 커진다.

세상을 떠난 사람을 이용한 에반의 거짓말은 불편하다. 작품 역시 그것을 정당화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의 거짓말을 마냥 미워하기 어려운 것은 그가 지어낸 세계가 역설적으로 에반이 그토록 바라왔던 삶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구 마음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순간은 넘버 '포 포에버'다. 에반은 아무에게도 말 못 할 고민도 나누고, 함께 웃었던 코너를 떠올린다. 모두 꾸며낸 거짓이지만 이를 노래하는 순간은 진심처럼 다가온다.

그렇게 거짓말을 통해 에반은 세상과 연결된다. 좋아하던 조이와 가까워지고, 사람들 앞에 서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결국 거짓말은 드러나지만, 그 사이 에반은 자신의 진짜 모습을 마주할 만큼 자라 있다.

작품은 에반의 성장과 함께 서로의 진심을 알지 못한 채 엇갈리는 가족 간의 소통 부재부터, 빠르게 모였다가 흩어지는 관심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피상적인 소통 방식까지 동시대 관계의 여러 단면을 비춘다. LED 패널을 이용해 SNS 세상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무대도 인상적이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는 넘버와 함께 더 풍성해진다. 밝고 경쾌한 멜로디에 담긴 "세상에 혼자만 남은 것 같나요 어딘지도 모를 곳에 버려진 것 같나요"(유 윌 비 파운드) 같은 가사는 곱씹을수록 그 안에 담긴 외로움과 슬픔이 짙어지며 관객의 마음까지 어루만진다.

공연은 11월 1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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