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주민 "지진인 줄 알았는데…경보 없이 100m 물벽 시장 덮쳐"
등록 2026/08/27 15:12:17
피해 주민 "마을에 아무 것도 남지 않아…대부분 실종"
네팔 언론 "경보 공백이 현대사 최악의 재난 야기"
![[누와코트=AP/뉴시스] 26일(현지 시간) 네팔 누와코트 지역 트리슐리강에서 돌발 홍수로 발생한 끔찍한 참상을 한 소년이 바라보고 있다. 2026.08.26.](https://img1.newsis.com/2026/08/26/NISI20260826_0001526224_web.jpg?rnd=20260826233632)
[누와코트=AP/뉴시스] 26일(현지 시간) 네팔 누와코트 지역 트리슐리강에서 돌발 홍수로 발생한 끔찍한 참상을 한 소년이 바라보고 있다. 2026.08.26.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네팔 피해 지역 주민들은 재난 경고도 받지 못하고 일상생활을 하다 대홍수에 휩쓸렸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라수와 지역 세관장인 라젠드라 둥가나는 26일(현지시간) 네팔 영자 매체인 카트만두포스트에 "땅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을 때 처음에는 지진이 발생했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밖으로 뛰쳐나왔을 때 보인 것은 상류에서 거대한 물벽이 티무레 시장을 향해 덮쳐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거의 100m 높이의 파도처럼 솟아오른 홍수가 시장을 휩쓸고 있었다"며 "순식간에 시장이 사라졌다"고 했다.
둥가나는 세관 검문소에 있던 수십명과 함께 인근 숲으로 피신할 수 있었지만 검문소에 주차된 차량과 트럭 300대 이상은 물에 휩쓸렸다고 전했다.
누와콧 지역 비두르시 제7구 구청장인 라빈드라 네팔은 "홍수가 솔레에서 아카레 바자르까지 주택 수백채를 휩쓸었다"며 "일부 주민들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는 데 성공했지만, 많은 노인과 어린이가 아직 행방불명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이른 아침부터 청사 건물에 고립돼 있었다"며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도로나 다리가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고 했다.
비두르시 7구 단다톡 툽체 마을 주민인 고카르나 아디카리도 "우리 마을에는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며 "내가 알고 지내던 주민 대부분이 여전히 실종 상태다. 멀리서 보면 멀쩡해 보이는 집들조차 진흙과 잔해에 완전히 뒤덮여 있다"고 말했다.
네팔 당국은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토대로 보테코시강 지류인 렌데강에서 발생한 대홍수가 라수와가디 국경검문소에서 북동쪽으로 20㎞ 가량 떨어진 네팔과 중국 국경 지역에서 발생한 눈사태로 인해 촉발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토사를 동반한 대홍수는 수백명이 거주하던 라수와 지역 티무레 마을을 처음으로 덮친 뒤 하류로 밀려가 적어도 157명이 숨지고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한 수백명이 실종됐다. 이는 최근 수년간 네팔에서 발생한 최악의 재난 가운데 하나라고 카트만투포스트는 전했다.
카트만두포스트는 대홍수에 대한 적절한 정보 부족이 막대한 인명과 재산 피해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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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홍수예보 담당 부서에서 고위 수문학자를 맡고 있는 비노드 파라줄리는 26일 오전 8시56분께 홍수 관련 정보를 전달받아 4분만에 하류 지역에 경보를 발령했지만 이미 홍수가 라수와에 광범위하게 도달한 뒤였다고 전했다.
그는 "보테코시강 상류에 설치된 자동 홍수 감시 관측소들은 너무 갑작스럽고 강력한 홍수에 경보를 보내기도 전에 휩쓸려 떠내려갔다. 어느 관측소도 우리에게 경보를 보내지 못했다"며 "라수와에서는 (경보에) 실패했지만 하류 지역에는 경고를 보냈다. 그 덕분에 수백명이 목숨을 구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네팔 당국의 주장과 달리 일부 하류 지역 주민들은 제대로 경보를 받지 못한채 홍수에 노출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타르가야 지역 공립학교 교사인 솜랄 당골은 카트만두포스트에 "베트라와티와 솔레 시장이 완전히 휩쓸려 갔다. 홍수가 발생한 뒤 학생들을 태우러 갔던 스쿨버스 한 대도 실종됐다"며 "피해 규모가 엄청나다.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조차 제대로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네팔이 중국과 재난관리 관련 협정을 맺고 있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네팔 재난관리 부서 최고 책임자를 지낸 아닐 포크렐은 카트만두포스트에 "과거 중국 쪽에서 홍수가 발생했을 때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지만 충분히 심각하게 다뤄지지 않았다"며 "우리는 여전히 위험이 얼마나 남아 있는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어 "외교부가 중국과 협력해 조기경보가 우리 재난관리 당국에 전달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지 않는 한 이 문제는 계속될 것"이라며 "정부는 재난이 발생한 뒤 구호와 구조에만 머물 것인지 아니면 애초에 재난으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데 나설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네팔과 중국 기상 관련 부서 당국자들은 대홍수 발생 이후인 26일 오후 화상회의를 열고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중국은 이날 자국 국경 지역에서 강물의 흐름이 증가하기 시작하면 즉시 네팔에 통보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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