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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초음파로"…지방간 환자, 간암 위험 파악

등록 2026/08/24 16:45:48

수정 2026/08/24 19:54:24

지방간 환자 2817명 분석…장기 추적

복부초음파서 간경도 측정…암 위험 확인

[서울=뉴시스] 이재준 은평성모병원 교수(왼쪽)·이순규 인천성모병원 교수. (사진= 은평성모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이재준 은평성모병원 교수(왼쪽)·이순규 인천성모병원 교수. (사진= 은평성모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대사이상 지방간질환(MASLD)은 간에 지방이 축적되는 질환으로 간 섬유화나 간경변으로 진행할 경우 간암이나 간기능 저하가 발생할 수 있어 고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검진에서 흔히 발견되는 지방간 환자 가운데 향후 간암이나 복수, 정맥류 출혈, 간성뇌증 등 중증 간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높은 환자를 복부초음파 검사 과정에서 선별할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를 통해 별도의 추가 검사 없이도 간질환 합병증 위험이 높은 환자를 조기에 가려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재준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제1저자)와 이순규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교신저자) 연구팀은 최근 연구에서 복부초음파 장비에 탑재된 전단파 탄성초음파(SWE)가 기존의 별도 장비를 이용한 간 섬유화 검사(VCTE)와 유사한 수준으로 지방간 환자의 간암과 간질환 합병증 위험을 예측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현재 주요 진료지침에서 지방간 환자 가운데 간암 위험 평가는 나이와 혈액검사 수치를 이용해 계산하는 간 섬유화 지표인 FIB-4(Fibrosis-4 index)를 먼저 확인한 뒤, 필요한 환자에게 간의 단단한 정도를 측정하는 진동제어 순간탄성측정법(VCTE을 시행하는 2단계 위험평가 전략을 권고하고 있다. VCTE는 별도의 간 섬유화 검사 장비인 피브로스캔(FibroScan)을 이용한다.

하지만 연구팀은 별도의 장비가 필요한 VCTE 대신 일상적인 진료 현장에서 널리 활용되는 복부초음파 장비에 주목했다. 전단파 탄성초음파는 복부초음파 장비를 이용해 간의 단단한 정도를 측정하는 검사기법으로, 일반적인 복부초음파 검사 과정에서 함께 시행할 수 있다.

그동안 SWE를 FIB-4와 결합한 2단계 위험평가 방식이 실제 간암과 간질환 합병증 발생 위험을 얼마나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는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SWE 기반 2단계 평가의 예측 성능을 기존 VCTE 기반 평가와 비교·검증했다.

 

연구팀은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은평성모병원과 인천성모병원에서 같은 날 SWE와 VCTE 검사를 모두 받은 대사이상 지방간질환 환자 2817명을 분석했다. 연구 대상자들은 미국소화기학회(AGA)와 유럽간학회(EASL)의 2단계 평가 기준에 따라 각각 저위험군, 중간위험군,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연구 대상자들의 총 추적관찰 기간은 6004인년으로, 중앙 추적관찰 기간은 약 20개월이었다. 이 기간 동안 간암 29건과 복수, 정맥류 출혈, 간성뇌증 등 간기능 저하 관련 합병증 24건을 포함해 총 53건의 간질환이 발생했다.

 

SWE를 적용한 미국소화기학회 분류에서 중간위험군과 고위험군의 간 관련 합병증 발생 위험은 저위험군보다 각각 7.6배와 9.86배 높았다. 유럽간학회 분류에서도 위험 단계가 높아질수록 간 관련 합병증 발생 위험이 뚜렷하게 증가해, SWE가 실제 환자의 장기 예후를 효과적으로 구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간의 예측 성능을 나타내는 통합 AUC(혈중 농도-시간 곡선 아래 면적)를 비교한 결과, 미국소화기학회 기준에서는 SWE가 0.770, VCTE가 0.775였으며, 유럽간학회 기준에서는 각각 0.804와 0.805로 두 검사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환자를 동일한 위험군으로 분류한 비율도 미국소화기학회 기준 93.6%, 유럽간학회 기준 95.3%로 높았다.

 

이번 연구는 SWE와 VCTE를 같은 날 동일한 검사자가 측정한 대규모 환자 자료를 바탕으로 두 검사의 장기 예측력과 위험군 분류 일치도, 임상적 유용성을 종합적으로 비교했다.

그 결과 복부초음파 검사와 동시에 시행할 수 있는 SWE를 혈액검사 기반 FIB-4와 결합하면 기존 FibroScan을 이용한 간 섬유화 평가와 유사한 수준으로 지방간 환자의 간암 및 간질환 합병증 고위험군을 선별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향후 SWE를 활용한 지방간 위험평가 기준을 정립하고 국내외 진료지침 반영의 중요한 기초 근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별도의 VCTE 장비를 갖추기 어려운 의료기관에서도 기존 초음파 진료 과정에 간경도 평가를 통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미가 크다.

이재준 교수는 "지방간은 매우 흔하지만 모든 환자가 중증 간질환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위험한 환자를 조기에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복부초음파 검사 중 시행할 수 있는 SWE를 FIB-4와 결합하면 별도의 검사 부담을 줄이면서도 고위험 환자를 효과적으로 선별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순규 교수는 "이번 결과가 SWE와 VCTE의 완전한 동등성이나 상호 대체 가능성을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SWE 기반 위험평가의 임상적 실효성을 대규모 환자 자료를 통해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향후 전향적·다기관 연구를 통해 검사 기준을 정교화한다면 지방간 환자의 위험평가 접근성과 진료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재준 교수는 지난 6월 열린 '대한간학회 국제학술대회'(The Liver Week 2026)에서 '베스트 프레젠테이션상'(Best Presentation Award)을 수상했으며 지난해 같은 대회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간질환 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미국간학회 공식 학술지 간학(Hepatology) 에 온라인 선게재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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