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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가 3억 낮춰 내놔"…세제 개편에 강남 집주인들 매도 저울질

등록 2026/08/12 06:00:00

"팔까, 말까"…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강남권 아파트 매물 증가

대출 규제에 매수세 제한…"급매 늘어도 거래 증가 쉽지 않아"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의 80% 이상이 전용면적 85㎡ 이하 초·중소형 주택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와 집값 부담이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자금 부담이 낮고 실거주 효율성이 높은 소형·중소형 평형으로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5일 한국부동산원 거래 규모별 아파트매매거래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4만2186건 가운데 전용면적 21~85㎡ 이하 주택 거래는 3만4440건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2026.08.05.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의 80% 이상이 전용면적 85㎡ 이하 초·중소형 주택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와 집값 부담이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자금 부담이 낮고 실거주 효율성이 높은 소형·중소형 평형으로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5일 한국부동산원 거래 규모별 아파트매매거래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4만2186건 가운데 전용면적 21~85㎡ 이하 주택 거래는 3만4440건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2026.08.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호가를 수억원씩 낮춘 매물이 나오고 있어요."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대장주로 꼽히는 래미안대치팰리스 단지 내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기존 호가를 고수하던 집주인들 사이에서 호가를 2억~3억원씩 낮추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세제 개편으로 초고가 주택의 보유세 부담이 커지고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까지 줄어들면서 매매를 고민하는 집주인들이 많아졌다"면서도 "내년도 보유세를 피하려면 과세기준일인 내년 6월 1일 전에 주택을 처분하면 되는 만큼 아직 급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지거나 거래가 급증하는 등 뚜렷한 시장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가 초고가 주택과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을 강화하는 내용의 세제 개편안을 내놓으면서 서울 강남권 집주인들의 셈법이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집값 추가 하락과 반등 가능성을 놓고 매수·매도자 모두 관망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추가 급매물이 얼마나 나올지를 지켜보는 '눈치보기' 장세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세제 개편으로 초고가 주택의 보유세 부담이 커지는 데다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까지 축소되면서다.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으로 초고가 주택과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에 따르면 1세대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액은 현행 공시가격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상향된다. 이에 따라 시세 기준 약 20억원 이하 아파트는 종부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반면 과세표준 6억~12억원(시세 약 32억~45억원) 구간의 세율은 1.3%로 오르는 등 6억원 초과 구간부터 세 부담이 단계적으로 강화된다. 사실상 공시가격 22억원(시세 약 32억원) 이하 주택은 이번 개편 이후에도 종부세 부담이 늘지 않지만, 그 이상 구간에는 ‘핀셋 과세’가 적용되는 구조다.

우병탁 신한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의 분석에 따르면 공시가격이 변동하지 않는다고 가정할 경우 강남권 주요 단지의 보유세 부담은 큰 폭으로 증가한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면적 84㎡의 내년 보유세는 2257만원으로 올해 약 1810만원보다 27%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도 보유세가 1500만원에서 1855만원으로 약 25%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에 한도가 신설되고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도 실제 거주 여부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주택 장기보유특별공제는 ‘장기거주소득공제’로 개편돼 실제 거주기간을 중심으로 공제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재편된다. 공제 한도는 2028년 20억원, 2029년 10억원으로 단계적으로 축소된다.

종부세 기본공제 역시 실거주 1주택자는 기존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확대되는 반면 비거주 1주택자는 9억원으로 줄어든다. 이에 따라 양도차익이 큰 초고가 주택이나 실제 거주하지 않는 고가주택 보유자를 중심으로 보유·처분 과정에서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강남권에서는 매물도 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초구 아파트 매물은 지난 3일 7630건에서 11일 8017건으로 6.2% 증가했다. 강남구는 같은 기간 9453건에서 1만33건으로 6.1%, 송파구는 5099건에서 5179건으로 1.5% 늘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매물 출회가 늘면서 거래도 일부 증가할 수 있지만, 이를 대세적인 거래량 증가로 이어지는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출 한도를 제한하는 규제가 여전히 유효해 매수자들의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은 데다, 집값 추가 하락과 반등 가능성을 놓고 매수자와 매도자 모두 관망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세금 부담을 느낀 일부 고가·다주택자 매물이 늘어나더라도 당장 거래량 증가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강남권에서 세금 부담을 느낀 고가·다주택자 보유 매물이 시장에 추가로 나오더라도 대출 규제와 높은 주택가격이라는 매수 제약이 여전해 거래가 빠르게 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당분간은 매물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가격을 얼마나 낮춘 매물이 등장하는지를 확인하려는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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