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개편 발표 일주일 만에 수정 요구 봇물…朴·文·尹 때는?
등록 2026/08/11 14:20:20
수정 2026/08/11 15:30:24
李정부, 대통령·여당 잇단 수정 요구…정책 설계 도마
朴정부 '중산층 증세' 논란에 닷새 만에 수정하기도
文정부 금융세제 손질…개인투자자 반발에 정부안 변경
尹정부도 입법예고 뒤 일부 보완…핵심 방향은 유지
![[세종=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8.11. suncho21@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11/NISI20260811_0021394562_web.jpg?rnd=20260811110210)
[세종=뉴시스] 조성봉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는 모습.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8.11.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박광온 기자 = 정부가 '2026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지 일주일여 만에 주요 정책을 둘러싼 수정·보완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과거 정부에서도 세제개편안 발표 전후로 여론의 반발에 정책을 수정하거나 보완한 사례는 적지 않았다.
다만 공식 세제개편안을 내놓은 직후 대통령이 직접 핵심 정책의 재검토를 주문하고 여당 지도부까지 공개적으로 수정 방향을 제시하는 모습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정부가 세제개편안 발표 전 정책 효과와 부작용을 충분히 검토하지 못했고, 당정 간 사전 조율도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세수 확보에 치우치기보다 명확한 과세 원칙과 정책 철학을 바탕으로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사진은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앞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는 모습. 2026.08.10. photo1006@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10/NISI20260810_0021393672_web.jpg?rnd=20260810131429)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사진은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 앞을 시민들이 지나고 있는 모습. 2026.08.10. [email protected]
세제개편 발표 일주일여만에 수정·보완 요구 분출
11일 정부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재정경제부는 지난 3일 발표한 세제개편안 가운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책 등에 대한 수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생산적금융 ISA를 신설하는 대신 기존 일반 ISA 계약기간을 최초 3년, 최대 5년으로 제한하고 미사용 납입한도의 이월을 폐지하기로 했지만 투자자 반발이 커졌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일 ISA 개편안 등을 보고받고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다. 더불어민주당도 기존 ISA는 현행대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상태다.
반대로 주가 누르기 방지책은 정부안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정부가 제시한 장기 저(低)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으로는 적용 대상이 지나치게 적어 제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부동산 세제를 둘러싼 보완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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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부터 진행된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개편 관련 입법예고에는 이날 오전 10시30분 기준 6061건의 국민 의견이 접수됐다.
장기민간임대주택 등 불가피하게 실거주하기 어려운 경우를 비거주 예외로 인정해 달라는 요구와 함께, 고령자·소형 임대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 완화, 부부 공동명의 공제 확대 등 종부세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 하한을 60%에서 70%로 높이고 일부 과세표준 구간의 세율을 인상하는 방안이 사실상 세 부담을 늘리는 조치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다주택자 중과 완화에 따른 세수 감소분을 1~2주택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서울=뉴시스]](https://img1.newsis.com/2026/08/10/NISI20260810_0002208718_web.jpg?rnd=20260810153310)
[서울=뉴시스]
朴 정부도 '중산층 증세' 논란에 닷새 만에 수정
과거에도 세법개정안 발표 이후 거센 여론 반발이 이어지면서 정부가 당초 방침을 수정하거나 보완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
지금과 유사한 사례로는 박근혜 정부 출범 첫해인 2013년 세법개정안 논란이 있다
당시 정부는 근로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내용 등을 담은 세법개정안을 발표했으나 연소득 3450만원 이상 근로자의 세 부담이 늘어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이른바 '중산층 증세' 논란이 확산했다.
여론이 악화하자 박근혜 당시 대통령은 세법개정안 발표 나흘 만에 사실상 원점 재검토를 지시했다. 정부는 다음 날 세 부담 증가 기준을 연소득 3450만원에서 5500만원으로 높이는 수정안을 내놨다.
특히 당시 세 부담 증가에 따른 파장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정책을 설계했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부의 사전 조율·검증 과정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사진은 지난 6일 서울 반포의 한 부동산업체에 게시된 세제개편안 관련 요약문 모습. 2026.08.06. kkssmm99@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06/NISI20260806_0021390120_web.jpg?rnd=20260806140311)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사진은 지난 6일 서울 반포의 한 부동산업체에 게시된 세제개편안 관련 요약문 모습. 2026.08.06. [email protected]
文정부도 금융세제 손질…개인투자자 반발에 정부안 수정
문재인 정부에서는 2020년 금융세제 개편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그해 6월 금융세제 개편 방향을 발표하면서 금융투자소득 과세를 도입하고 국내 상장주식 등에 2000만원의 기본공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이 커지자 문재인 당시 대통령은 개인투자자의 투자 의욕을 꺾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보완을 주문했다.
이에 정부는 같은 해 7월 발표한 세법개정안에서 국내 상장주식 등의 금융투자소득 기본공제를 2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확대했다.
다만 당시에는 연례 세법개정안 공식 발표에 앞서 내놓은 금융세제 개편 방향을 수정했다는 점에서 이번과 차이가 있다.
같은 해에는 주식 양도소득세 대주주 기준을 둘러싸고 정부 방침이 뒤집히기도 했다.
정부는 2021년부터 대주주 기준을 종목당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출 예정이었지만 개인투자자와 여당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결국 기존 10억원을 유지하기로 했다.
당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억원 기준을 고수하다 정부 방침이 바뀌자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했고, 문 대통령은 이를 반려했다.
![[서울=뉴시스]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이 시행되면 서울 주요 고가 아파트에 거주하는 1주택자의 보유세가 내년부터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종부세율 인상이 동시에 적용되면서 세 부담이 커지는 데다, 비거주 1주택자는 기본공제 축소까지 더해져 실거주자보다 많은 보유세를 부담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이 개편안에 따라 시뮬레이션한 결과,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 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는 올해 1809만원에서 내년 2763만원으로 954만원(52.7%)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03/NISI20260803_0002203194_web.jpg?rnd=20260803213000)
[서울=뉴시스] 정부의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이 시행되면 서울 주요 고가 아파트에 거주하는 1주택자의 보유세가 내년부터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종부세율 인상이 동시에 적용되면서 세 부담이 커지는 데다, 비거주 1주택자는 기본공제 축소까지 더해져 실거주자보다 많은 보유세를 부담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이 개편안에 따라 시뮬레이션한 결과,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 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는 올해 1809만원에서 내년 2763만원으로 954만원(52.7%)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尹정부도 입법예고 뒤 일부 보완…핵심 방향은 유지
윤석열 정부에서도 세법개정안 발표 후 입법예고 과정에서 일부 내용이 수정된 사례가 있다.
2022년 정부는 지주회사의 수입배당금 익금불산입 제도 개편과 관련해 기존 제도를 적용할 수 있는 유예기간을 당초 2년에서 4년으로 늘렸다. 부처 협의와 입법예고 과정에서 제기된 의견을 반영한 조치였다.
다만 법인세율 인하와 종부세 개편 등 당시 세제개편안의 핵심 정책 방향은 그대로 유지됐다. 정부안의 골격을 바꾸기보다는 제도 시행에 따른 부담을 완화하는 수준의 보완이었다.
李 정부, 공식 발표 직후 대통령·여당 잇단 수정 요구…정책 설계 도마에
이처럼 과거에도 세제개편안을 둘러싼 여론 반발이 거셌던 사례는 있었지만, 이번 이재명 정부에서는 여러 핵심 정책이 동시에 수정·보완 대상으로 떠올랐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특히 공식 발표 직후 대통령이 핵심 항목의 재검토를 지시하고 여당까지 구체적인 수정 방향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만큼 정부가 세제개편안을 내놓기 전에 정책 방향과 예상되는 부작용, 이해관계자들의 반발 가능성 등을 보다 면밀하게 검토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이번 세제개편안은 부동산 과세에 대한 기본적인 방향 설정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 문제"라며 "세 부담이 늘고 줄고의 문제를 떠나 주택을 어떤 원칙으로 과세할 것인지에 대한 세무 당국의 시각과 철학이 부족했고 당정간 사전 조율도 충분하지 않았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세수 확보만을 중심에 두고 정책을 설계해서는 안 된다"며 "국가를 책임지고 운영하는 사람은 공의롭게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국가 전체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는 모습.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7.21. bluesoda@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7/21/NISI20260721_0021371738_web.jpg?rnd=20260721103356)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는 모습.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07.21.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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