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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팔에 태양돛까지…지구 밖 '우주 청소' 뜬다[우주 쓰레기 비상③]

등록 2026/08/15 15:00:00

로봇팔 포획부터 대기권 소멸 소재까지…우주 쓰레기 직접 제거 기술 속속 등장

고장 위성 수리·연료 보급 등 '궤도상 서비스' 결합…새로운 우주 산업으로 부상

韓, 480억 투입 우주상황인식시스템 구축…태양돛 이용 궤도이탈 기술 성공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구 저궤도에서 급증하는 우주쓰레기를 포획·제거할 수 있는 궤도이탈 장치를 개발하고, 지상 시연에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사진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시험동 발사환경시험실에서 시험 진행 중인 궤도이탈 장치의 전체 형상. (사진=항우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구 저궤도에서 급증하는 우주쓰레기를 포획·제거할 수 있는 궤도이탈 장치를 개발하고, 지상 시연에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사진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시험동 발사환경시험실에서 시험 진행 중인 궤도이탈 장치의 전체 형상. (사진=항우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우주 쓰레기는 더 이상 치워야 할 골칫거리에 그치지 않는다. 이제는 새로운 산업이 되고 있다.

수명을 다한 위성과 로켓 잔해를 제거하는 기술이 실제 임무를 앞두고 있고, 위성을 수리하거나 연료를 보급하는 '우주 정비소' 사업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우주 개발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얼마나 많이 쏘아 올리느냐'보다 '얼마나 안전하게 관리하느냐'가 또다른 뉴스페이스 시대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로봇팔로 붙잡고 대기권에서 태운다

우주 쓰레기를 처리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새로운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것이다.

최근 발사되는 위성에는 임무 종료 후 스스로 궤도를 벗어나는 '디오비트(Deorbit)' 기능이 적용되고 있다. 추진기를 이용해 고도를 낮추거나 대기권 재진입 시 쉽게 연소되는 소재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이미 우주를 떠돌고 있는 수많은 잔해다. 이를 치우기 위해 세계 각국은 '능동형 우주쓰레기 제거(Active Debris Removal·ADR)' 기술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유럽우주국(ESA)의 클리어스페이스-1(ClearSpace-1) 프로젝트다. 이 우주선은 로봇팔 4개를 이용해 수명이 끝난 위성을 붙잡은 뒤 함께 대기권으로 진입해 불태우는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세계 최초의 상업용 우주쓰레기 제거 임무로 평가 받는다.

일본도 민관 협력을 통해 관련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아스트로스케일과 함께 폐로켓 상단부를 접근·포획하는 기술을 테스트 중이다. 지난해에는 실제 폐로켓에 접근해 촬영하는 데 성공했고 향후 포획·제거 단계까지 추진한다는 목표다.

알짜 시장으로 뜬다…위성 수리·연료 보급 '궤도상 서비스'

우주 쓰레기 제거 기술은 단순한 환경 보호를 넘어 새로운 우주 서비스 시장을 만들고 있다.

우주 물체를 추적하는 우주상황인식(SSA), 충돌 위험을 예측하는 분석 서비스, 위성의 궤도 이탈 장치 개발 등이 이미 독립적인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특히 우주쓰레기에 접근해 정밀하게 결합하는 기술은 고장난 위성을 수리하거나 연료를 공급하고 부품을 교체하는 '궤도상 서비스(On-Orbit Servicing)'의 핵심 기술이다. 쉽게 말해 우주에 '정비소'를 만드는 셈이다. 지금까지는 연료가 떨어지거나 일부 장비가 고장 나면 수천억 원짜리 위성도 그대로 폐기해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궤도에서 직접 연료를 공급하거나 부품을 교체해 수명을 수년 이상 연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과 일본을 중심으로 관련 스타트업 생태계가 활발히 조성되고 있다.

다만, 기술만 있다고 우주쓰레기를 마음대로 치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주 쓰레기마다 크기와 회전 상태가 달라 제거 비용이 많이 든다. 또 임무가 끝난 잔해라도 원래 발사한 국가의 소유물이어서 다른 나라가 임의로 제거하기 힘들다는 법적 한계도 존재한다. 전문가들이 기술 개발과 함께 국제 규범 마련을 함께 요구하는 이유다.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과 우주 쓰레기 파편들. (사진=유럽우주국) *재판매 및 DB 금지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과 우주 쓰레기 파편들. (사진=유럽우주국) *재판매 및 DB 금지

韓 480억 투입 'K-SSA' 구축…태양돛 궤도이탈 장치 개발 성공

우리나라도 우주 쓰레기 감시와 제거 기술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우주항공청은 올해부터 2030년까지 480억원을 투입해 '국가 우주상황인식시스템(K-SSA)'을 구축한다. 초소형 감시위성과 지상 관측망을 연계해 우주물체를 실시간 추적하고 위성 충돌과 추락 위험을 분석하는 것이 목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도 제거 기술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우주쓰레기를 붙잡는 로봇팔 기술을 개발 중이며, 올해 초에는 태양돛(Drag Sail) 을 이용한 소형 궤도 이탈 장치의 지상 시연에 성공했다.

전기밥솥 정도 크기의 장치에서 약 25㎡ 규모의 돛을 펼쳐 공기 저항을 크게 만든 뒤 위성을 자연스럽게 대기권으로 끌어내 태워 없애는 방식이다. 별도의 연료가 거의 필요 없어 초소형 위성에 적용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우주항공청 관계자는 "우주 활동이 늘어날수록 우주쓰레기 관리 역량이 국가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국제 기준에 맞는 감시와 제거 기술을 차질 없이 확보해 우리 위성을 안전하게 보호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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