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책임' 커졌지만…현장 경찰들 "보완수사 2개월은 빠듯"
등록 2026/08/04 15:59:32
수정 2026/08/04 16:04:26
보완수사 최대 2개월…"현실적으로 빠듯"
기한 급급하다…피해자 권리구제 차질 우려
경찰, 전국 지휘부 화상회의…후속 대책 논의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6.08.04. kch052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04/NISI20260804_0021388023_web.jpg?rnd=20260804153210)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6.08.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다솜 신유림 기자 =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통과하면서 경찰이 사실상 수사의 전 과정을 책임지게 됐다. 경찰은 내부 인력 재배치와 교육 등을 통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일선에서는 늘어나는 책임에 비해 인력과 제도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4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형소법 개정안을 포함해 25건의 법률공포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보완수사권을 비롯해 검사의 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것이 골자다. 사건 인지 등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송치 사건에 대한 보완수사권의 법적 근거를 삭제해 수사 주체를 사법경찰관으로 일원화하고, 검사는 공소 제기와 공소 유지만 담당하도록 했다.
앞으로 경찰은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받으면 1개월 이내 이를 이행한 뒤 결과를 의무적으로 통보해야 한다. 기존 3개월이던 처리 기한이 크게 단축됐다. 경찰의 신청이나 검사의 판단에 따라 연장이 가능하지만 1개월 범위에서 최장 2개월까지만 보완수사를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장 수사관들은 현재의 인력 구조에서는 기한을 맞추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참고인 조사 등 변수에 따라 보완수사 기간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서울의 일선 경찰서에서 근무하는 간부급 경찰관은 "지금도 수사 인력은 부족한데 사건은 계속 늘고 있다"며 "수사뿐 아니라 각종 행정업무에 최근에는 조사 전 과정을 녹음·녹화하고 이를 시스템에 정리해 입력하는 업무까지 더해져 업무 강도가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참고인 소재를 다시 확인하고 일정을 조율하는 데만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며 "사안에 따라서는 3개월도 빠듯한 사건이 있는데 최대 2개월 안에 끝내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촉박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한을 맞추는 데 급급하면 충분한 수사가 이뤄지지 못한 채 사건을 다시 넘길 가능성도 있다"며 "결국 또 다시 보완수사 요구가 내려오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피해자만 더 오래 기다리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8.04. kch052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04/NISI20260804_0021388025_web.jpg?rnd=20260804153210)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8.04. [email protected]
교통사고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한 경찰 간부도 "교통사고는 블랙박스와 CC(폐쇄회로)TV 등 객관적 증거가 많아 보완수사 요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인데도 1개월은 상당히 빠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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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교통사고는 현장 지리와 사고 상황을 다시 확인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강남이나 경기권처럼 도로가 복잡한 곳은 확인 과정만으로도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며 "교통부서도 어렵다고 느끼는데 다른 수사부서는 부담이 더 클 것"이라고 했다.
이어 "피해자들은 추가 조사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있고 참고인은 조사에 응할 의무가 강하지 않아 일정이 조금만 꼬여도 한 달은 금방 지나간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내부 인력 재배치 등을 통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이지만 현장에서는 체감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앞서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지난 3일 "1차적으로 내부 정리를 통해 1900명의 인력을 확보해 수사팀으로 배치했고 추가 인력도 최대한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경찰 간부는 "전국 경찰서 규모를 감안하면 1900명으로는 경찰서별 증원 인원이 많지 않을 것"이라며 "조금씩이라도 인력을 늘려주는 방향은 필요하지만 당장 현장에서 체감할 정도의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경찰은 이날 전국 경찰지휘부 화상회의를 열고 형사소송법 개정에 따른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 시행 전까지 현장 수사관과 중간관리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해 새 형사사법체계가 안착하도록 하고 추가로 필요한 수사 인력과 예산을 검토해 관계부처와 협의하기로 했다.
또 경찰의 높아진 권한에 상응하는 내부 통제도 강화하기로 했다. 수사 과정의 비리 행위를 엄정 감시하고 주요 비리 행위자는 수사부서에서 근무하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 개선도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모두발언에서 "국민들께서 경찰 수사의 공정성과 신속성, 범죄 피해자에 대한 실질적인 보호, 경찰의 비대화 등에 대해 걱정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새로운 형사사법체계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조직의 명운을 걸고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또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고 경찰도 예외일 수 없다"며 "경찰 수사에 대한 통제는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충실히 이행하겠다. 수사 과정에서의 비리 행위는 철저히 감시하고 사건 문의를 금지하는 한편 사건 청탁은 직무 고발을 원칙으로 강력하게 조치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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