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만 개 한지 조각이 만든 꽃길…허회태 60년 예술세계
등록 2026/07/31 00:01:00
한국서화관, 8월 1일 개막

허회태, 내 안의꽃길 .100x90cm.한지 및 혼합재료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멀리서 보면 만개한 화사한 꽃밭이다. 하지만 다가가서 들여다보면 붓끝이 지나간 문자의 파편이자 수십만 개에 달하는 한지 조각이다. 평면 위에 적힌 글씨가 해체되면서 거대한 생명의 풍경을 만들어낸다.
전통 서예를 현대미술의 조형 언어로 확장해온 허회태 작가가 예술 인생 60년을 조망하는 기획초대전 '내가 안고 있는 꽃길'을 오는 8월 1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성북동 한국서화관에서 연다.
그의 작업은 서예와 회화, 조각의 경계를 넘나든다. 한지 위에 자신의 철학과 사유를 직접 붓글씨로 쓴 뒤 이를 잘게 잘라 수십만 개에 이르는 문자 조각을 만든다. 반복되는 집적의 과정은 오랜 수행과 노동의 시간을 그대로 품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독자적으로 개척한 '이모그래피(Emography)'와 '이모스컬프처(Emosculpture)' 연작을 중심으로 '심장의 울림', '헤아림의 꽃길', '내가 찾은 꽃길', '내 안의 꽃길' 등 대표작을 선보인다.

내안의 꽃길 부분 확대. 문자가 써진 한지 조각이다. *재판매 및 DB 금지
이모그래피는 전통 서예를 바탕으로 감정과 형상을 함께 드러내는 조형예술이다. 글씨를 단순히 읽는 문자에 머물게 하지 않고 이미지와 감정을 결합한 회화적 언어로 확장한 작업이다. 이모스컬프처는 붓글씨를 작은 문자 조각으로 분해한 뒤 이를 다시 집적해 부조와 입체 조형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이다.

허회태.진리의 꽃心中有心 .77x92cm.한지및혼합재료 *재판매 및 DB 금지
허회태는 "작품을 완성하는 시간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수행처럼 차곡차곡 채워가는 시간"이라며 "내가 좋아하고, 관람객과 공감하며 함께 행복과 희열을 느끼는 것이 진정한 꽃길"이라고 말했다.
1995년 대한민국미술대전 서예부분 대상 수상 작가로 그동안 미국과 스웨덴, 슬로바키아 등 국내외에서 개인전을 열며 꾸준히 활동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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