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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 폭염에 혈관도 초비상…"뇌경색 위험 커져"

등록 2026/07/29 11:07:02

수정 2026/07/29 12:02:24

뇌혈관 막힘은 '1분 1초'가 생사 갈라

증상 일시적으로 사라져도 병원 찾아야

환자 85%가 60대 이상…고령층, 탈수 취약

[서울=뉴시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갑자기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얼굴이 한쪽으로 처지고, 말이 어눌해지거나 잘 나오지 않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뇌졸중을 의심해야 한다. (사진=유토이미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갑자기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얼굴이 한쪽으로 처지고, 말이 어눌해지거나 잘 나오지 않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뇌졸중을 의심해야 한다. (사진=유토이미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여름철 야외 활동 중 갑자기 어지럽거나 몸에 힘이 빠지면 단순히 '더위를 먹었다'고 생각하며 가볍게 넘기기 쉽다. 그러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얼굴이 비대칭으로 처지고 발음이 어눌해진다면, 단순 온열질환이 아닌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 신호일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9일 의료계에 따르면 뇌경색은 추운 겨울철에만 발생하는 질환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무더운 여름철에 더 주의해야 하는 질환이다. 땀을 많이 흘려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면 혈액이 농축돼 혈전(피떡)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 될 수 있다.

 또 무더위에 노출되면 말초 혈관이 확장되면서 혈압이 일시적으로 떨어질 수 있는데, 이미 뇌혈관이 좁아져 있는 사람은 이로 인해 뇌경색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특히 이러한 변화는 고령자나 기존에 뇌혈관질환 위험요인을 가진 사람에게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뇌경색은 이 외에도 죽상경화증, 심방세동, 소혈관질환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실제 국내 여름철 뇌경색 진료 인원은 겨울철과 대등하거나 오히려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관심질병 통계에 따르면 최근 3개년(2023년~2025년) 동안 허혈성 뇌졸중(뇌경색) 환자는 여름철인 6~8월에도 매달 15만 명 이상 꾸준히 진료를 받았다.

특히 계절별 환자 총합을 비교해 보면 이러한 경향이 명확히 드러난다. 2023년 여름철(6~8월) 뇌경색 월별 진료 인원을 단순 합산하면 50만764명으로, 같은 해 겨울철(12~이듬해 2월) 환자 수(47만9902명)보다 약 2만명 이상 많았다. 지난해 역시 여름철 환자(48만7750명)가 겨울철 환자(48만5743명)를 근소한 차이(약 0.4%)로 앞질렀다.

 

연령별 분포를 보면 고령층의 위험성이 압도적이다. 3개년 누적 환자 데이터를 기준으로 60대 이상 고령층 환자가 전체의 85.2%를 차지했다. 연령대별로는 70대(30.5%), 80대 이상(29.6%), 60대(25.2%) 순으로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이처럼 고령자는 갈증을 느끼는 기능과 체온 조절 기능이 저하돼 탈수가 발생하기 쉽다. 여기에 이뇨제 등 복용 약물이나 만성질환의 영향까지 더해지면 여름철 뇌경색 위험이 더욱 커질 수 있다. 따라서 고령자는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등 만성질환을 꾸준히 관리하는 등 여름철 혈관 건강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윤원기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뇌혈관센터장(신경외과 교수)은 "단순 어지럼증은 온열질환·탈수·말초성 전정질환에서도 흔해 그것만으로 뇌경색을 강하게 의심하기는 어렵다"며 "갑작스러운 어지럼증과 함께 보행 불안, 복시, 발음장애, 한쪽 마비·감각저하가 동반되면 후순환 뇌졸중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뇌경색의 대표적인 의심 신호는 'FAST 법칙'으로 기억하면 쉽다.

 'F'(Face·얼굴 마비)는 웃을 때 한쪽 입꼬리가 처지거나 얼굴 양쪽 모양이 비대칭이 되는 것을 말한다. 'A'(Arms·팔 마비)는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것을, .'S'(Speech·언어 장애)는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문장을 매끄럽게 말하지 못하는 것을 뜻한다. 이런 증상이 발생하면 'T'(Time·시간 엄수)를 기억해, 즉시 119를 통해 응급실로 이동해야 한다.

 

만약 이러한 증상이 잠시 나타났다가 수 분에서 수 시간 만에 사라지더라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 이는 향후 뇌경색으로 이어질 위험이 큰 응급 상태인 일과성 허혈발작(미니 뇌졸중)일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일과성 허혈발작은 발생 후 48시간 이내 실제 뇌경색으로 진행할 위험이 크기 때문에, 증상이 호전됐더라도 지체하지 말고 신경과 또는 신경외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는 막힌 뇌혈관을 신속하게 뚫어주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골든타임 내에 병원에 도착하면 정맥 투여용 혈전용해제를 사용해 혈전을 녹이거나, 미세 도관을 이용해 직접 혈전을 제거하는 급성기 혈전제거술을 시행한다.

특히 혈전제거술은 뇌혈관 영상 검사 소견에 따라 발병 후 최대 24시간까지도 시행할 수 있어, 초기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지레 포기하지 말고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이러한 치료는 모든 환자에게 일괄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증상 발생 시각·영상 소견·폐색 혈관 위치·출혈 위험·환자 상태 등을 종합 평가해 적합한 경우에 시행된다. 이처럼 최근 의학 기술의 발전으로 치료 성적이 크게 향상됐으나, 여전히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가 병원에 도착하는 속도다.

 

윤원기 센터장은 "여름철 야외 활동 시에는 갈증을 느끼기 전에 미지근한 물을 자주 마셔 혈액 농축을 막아야 한다"며 "다만 심부전이나 만성 신부전 등으로 수분 섭취 제한이 필요한 지병이 있는 환자는 반드시 담당 주치의와 상의하여 섭취량을 조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아울러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으로 약물을 복용 중인 환자는 여름 휴가나 외부 활동 중에도 복용을 거르지 않는 것이 뇌경색 예방에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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