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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쳐다보는 저 사람, 지금 혹시…" 공포가 돼 가는 AI 안경

등록 2026/07/26 08:00:00

수정 2026/07/26 08:07:01

일반 안경과 구별 어려워…불법촬영 등 악용 사례 잇따라

전문가들 "스토킹·보이스피싱 등 범죄 결합 피해 우려도"

[라스베이거스=AP/뉴시스] 지난 1월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2026' TCL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스마트 안경 레이네오 X3 프로 AI·AR을 체험하고 있다.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2026.01.08.뉴시스DB.

[라스베이거스=AP/뉴시스] 지난 1월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2026' TCL 전시관에서 관람객들이 스마트 안경 레이네오 X3 프로 AI·AR을 체험하고 있다.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2026.01.08.뉴시스DB.

[서울=뉴시스]조수원 기자, 김서하·조서영 인턴기자 = "AI 안경은 일상적인 공간에서 저도 모르게 제 모습이 촬영될 수 있다는 게 가장 문제 같아요. 언제 어떻게 찍힐지 몰라 불안해요."

지난 22일 뉴시스가 서울 강남구의 한 AI(인공지능) 안경 판매점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36)씨는 "스마트폰은 누군가 촬영하면 어느 정도 눈치챌 수 있지만 AI 안경은 착용만 해도 촬영이 가능해 알아차리기 어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사진 촬영과 영상 녹화, 실시간 번역과 검색 기능까지 갖춘 AI 안경이 빠르게 일상으로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달리 촬영 행위와 일상적인 행동 경계가 흐려지면서 불법 촬영과 개인정보 침해 등 새로운 범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직접 써보니…평범한 외관, 촬영 여부는 알기 힘들어

기자가 직접 착용한 AI 안경은 외관으로 보기에 패션용 안경 및 선글라스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안경은 음성을 기반으로 작동했으며 눈앞에 보이는 외국어를 실시간으로 번역하는 기능도 제공했다. 또 동영상 녹화와 카메라 기능을 켜면 안경테 가장자리에서 흰색 LED(발광다이오드)가 점 모양으로 점등돼 촬영 중임을 알렸다.

다만 안경에서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진 곳에선 LED 불빛이 쉽게 눈에 띄지 않아 주변 사람이 촬영 여부를 즉각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았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AI 안경을 악용한 신종 범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30대 직장인 정모씨도 "몰래카메라 위험이 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는데 누가 AI 안경을 끼고 있는지 모르니 보편화되면 일반 안경 낀 사람도 괜히 한번 의심하게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의 한 안경 판매점에서 AI 안경에 LED(발광다이오드) 불빛이 들어오는 모습.2026.07.26.뉴시스DB.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의 한 안경 판매점에서 AI 안경에 LED(발광다이오드) 불빛이 들어오는 모습.2026.07.26.뉴시스[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시험 부정행위·데이트 상대 촬영…"범죄 예방 제도 미흡"

AI 안경 범죄는 이미 현실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지난 8일에는 AI 안경으로 데이트 상대 여성을 몰래 촬영해 온라인에 유포한 남성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당시 피해 여성은 촬영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험 부정행위에도 활용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공인어학시험인 토익(TOEIC) 시험에서 AI 안경 활용한 부정행위가 적발됐다. 또 같은달 국가기술자격인 소방설비기사 시험에서도 40대 남성이 부정행위를 시도하다 감독관에게 발각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AI 안경이 기존 몰래카메라보다 촬영 사실을 알아차리기 어렵고 동시에 범죄의 은밀성과 지능화를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스마트폰은 촬영하려면 추가적인 동작이 필요한데 AI 안경은 바라보는 행위만으로 촬영할 수 있어 피해자가 범죄 사실을 인지하기 어렵다"며 "범행 동작과 일상 행동이 물리적으로 구분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전했다.

이어 "안경에 저장되지 않고 해외 클라우드 서버에 전송되는 구조라면 증거 확보와 고의성 입증이 어려워 수사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도 "AI 안경은 단순히 촬영하는 기기가 아닌 수집한 정보를 분석하고 활용할 수 있다"며 "사생활 침해는 물론 스토킹이나 보이스피싱 등 다른 범죄와 결합해 피해를 키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불법촬영 관련 법은 적용할 수 있지만 AI로 인해 발생하는 새로운 행위의 책임과 예방 조치는 아직 미비한 상태"라며 "AI에 관한 종합적인 법제가 시급히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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