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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낙폭 기록한 韓증시…'검은 화요일' 대폭락 왜?

등록 2026/06/23 16:05:27

수정 2026/06/23 16:22:40

外人 차익실현 매물 쏟아지며 900p 와르르

"2배 ETF 확대 따른 '숏감마'가 변동성 키워"

"기술적 조정 압력 커져…펀더멘털 악재 아냐"

마이크론 경계감·MSCI 선진국 불발 영향

미실현 이익 과세 논란도 영향 미쳐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코스피가 하루 만에 900포인트 넘게 빠지는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8200선까지 밀린 가운데 증권가는 미국 반도체업체 마이크론 실적 발표를 앞둔 경계심리와 MSCI 선진국지수 편입 불발, 미실현 이익 과세 논란 등이 겹치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고 분석했다. 특히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의한 '숏감마' 현상이 변동성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다만 이번 급락이 속도와 쏠림이라는 기술적 문제에서 비롯된 조정일 뿐 펀더멘털 악재는 아닌 만큼 상승 추세 자체가 훼손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9100선에서 장을 마감한 코스피는 23일 외국인과 기관의 폭풍 매도 속에 910.71포인트(9.99%) 급락한 8203.84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4조원대, 기관이 4조원대 주식을 순매도하며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장중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단기간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온 국내 반도체 대형주들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는 분석이다.

간밤 미국 증시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미국 나스닥지수가 1.33% 하락한 데 이어 24일 실적 발표를 앞둔 마이크론이 시간외 거래에서 장중 한때 4% 넘게 급락하며 국내 반도체주에 대한 경계심리가 높아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연내 세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제기한 것과 이번 주 발표 예정인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표를 앞둔 부담도 영향을 미쳤다.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이 또다시 불발된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MSCI는 한국 증시의 시장 접근성이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며 선진국지수 편입 심사를 내년으로 연기했다.

정치권에서 주식과 부동산의 미실현 이익까지 과세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이 거론된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는 분석이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에 대한 문제라기보다는 기술적 조정 압력이 커진 것으로 판단한다"며 "특히 유동성 측면에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확대에 따른 '숏 감마'가 '레버리지 효과'를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옵션·레버리지 ETF 등 파생상품을 운용하는 시장조성자가 숏 감마 포지션에 놓이면 가격이 오를 때는 더 사야 하고, 가격이 내릴 때는 더 팔아야 한다. 주가가 급락하면 운용사와 시장조성자는 목표 배율을 맞추기 위해 현물과 선물을 추가 매도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주가 하락이 더 커질 수 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코스피가 10% 급락하며 8200선에서 마감한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9114.55)보다 910.71포인트(9.99%) 하락한 8203.84에,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968.40)보다 76.88포인트(7.94%) 내린 891.52에 거래를 마쳤다. 2026.06.23.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코스피가 10% 급락하며 8200선에서 마감한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9114.55)보다 910.71포인트(9.99%) 하락한 8203.84에,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968.40)보다 76.88포인트(7.94%) 내린 891.52에 거래를 마쳤다. 2026.06.23. [email protected]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실적 발표를 앞둔 마이크론이 시간 외에서 4% 이상 급락하고, 나스닥 선물마저 1% 가까이 추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며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연준의 추가 긴축 가능성을 높이는 가운데 5월 PCE 물가 지표에 대한 경계감도 높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 연구원은 "마이크론 실적 발표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예상을 큰 폭으로 상회하지 못할 경우 차익 실현 매물 출회 가능성에 대한 경계감이 선반영되고 있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쏠림현상에 대한 단기적인 부작용이 또 발병했다"며 "속도와 쏠림이라는 기술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지, 펀더멘털 악재는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한 연구원은 "외국인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압력이 더 거세지다보니 급락과 변동성 증폭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며 "주도주에서 나온 매도 물량이 호가가 이미 얇아진 다른 업종과 코스닥의 주가 하방 압력까지 키우고 있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이어 "증시 고점, 버블 붕괴의 신호는 아니기에, 매도 동참보다는 관망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제언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승 추세를 견인했던 반도체 대형주에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지수가 약세로 전환됐다"며 "쏠림 현상으로 상승폭이 두드러졌던 반도체 대형주가 급락하면서 시장 전반의 하락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한국 증시의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이 불발됐고, 정치권에서는 주식, 부동산 투자로 발생한 미실현 이익도 소득으로 간주해 포괄 과세해야 한다는 토론회가 열렸다"며 "미실현 이익 과세 논의는 투자심리 위축 요인으로 작용하며 증시 하방 압력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이크론 실적 발표를 대기하며 반도체 단기 과열 부담과 상승 누적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됐고, 쏠림 현상으로 상승폭이 두드러졌던 반도체 대형주가 급락하며 지수 약세를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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