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걸리는 신약 개발…"AI가 성공 가능성 예측"
등록 2026/06/06 08:01:00
수정 2026/06/06 08:36:24
신약개발 실패 줄이고 맞춤형 암 치료전략 수립 기대
![[서울=뉴시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전진우 기자 (뉴시스DB)](https://img1.newsis.com/2018/04/03/NISI20180403_0000128817_web.jpg?rnd=20180403111013)
[서울=뉴시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전진우 기자 (뉴시스DB)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신약 개발은 후보물질 5000~1만개 중 최종 임상시험 통과까지 비임상(동물실험)과 임상(1~3상)까지 최소 10년 이상이 걸린다.
하지만, 10년 이상 걸려도 성공할 확률은 극히 낮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신약 후보물질의 성공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나선다.
국립암센터는 AI를 활용해 신약 후보물질의 성공 가능성을 미리 예측하는 기술 개발에 나선다고 6일 밝혔다.
신약은 세포 실험에서는 뛰어난 효과를 보여도 동물실험이나 실제 환자에게서는 기대만큼 효과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신약개발에는 막대한 시간과 비용이 들지만, 최종적으로 성공하는 후보물질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신동관 국립암센터 생물정보연구과 박사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세포주, 오가노이드, 동물모델 등 서로 다른 실험 환경의 결과를 연결해 약물 반응을 예측하는 '생물학적 세계 모델'(Biological World Model)개발에 착수했다. 오가노이드는 환자 조직에서 만든 3차원 미니 장기 모델을 말한다.
연구팀은 AI가 세포 실험 결과를 학습한 뒤, 실제 생체 환경에 가까운 오가노이드와 동물모델에서는 어떤 반응이 나타날지 예측하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쉽게 말해 AI가 신약 후보물질의 '가상 임상시험장' 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신규 연구개발 사업인 ‘인공지능(AI)+과학기술(S&T) 혁신기술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이 사업은 AI를 활용하여 과학기술 연구방식을 혁신하고 우리나라 핵심 전략 6개 분야의 AI 기반 연구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2026년부터 2029년까지 4년간 총 225억원 규모로 추진되는 신규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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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 분야별 연구·산업적 파급효과와 연구현장의 수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바이오, 재료·화학, 지구과학, 에너지·거대과학, 이차전지 분야 등 6개 과제를 선정했으며, 이 중 국립암센터 연구과제는 바이오 분야 대표과제로 선정돼 30억원 사업비로 추진된다.
현재 신약개발의 가장 큰 난제 중 하나는 실험실에서 효과를 보인 약물이 실제 생체 환경에서는 동일한 효과를 내지 못하는 이른바 '스케일 갭'(scale gap) 문제다. 종양 주변 환경, 면역반응, 세포 간 상호작용 등 실제 인체의 복잡한 특성이 실험실 환경에서는 충분히 재현되지 않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세포주, 오가노이드, 동물모델을 각각 하나의 독립된 생물학적 세계로 정의하고, 한 세계에서 얻은 약물 반응 정보를 다른 세계로 옮겨 예측할 수 있는 AI 기술을 개발한다. 이를 통해 특정 약물을 투여했을 때 암세포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어떤 유전자가 활성화되거나 억제되는지까지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번 연구는 단순히 약효 유무를 판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약물이 세포 안에서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까지 예측하는 생성형 AI 기술을 적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가 성공하면 신약 후보물질의 실패 가능성을 조기에 확인하고, 유망한 치료제를 보다 빠르게 선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어떤 환자에게 어떤 약이 효과적일지 예측하는 정밀의료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어 암 환자 맞춤형 치료전략 개발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번 연구는 국립암센터 신동관 박사가 연구책임자를 맡고 국민대학교 인공지능학부 음수빈 교수 연구팀,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암의생명과학과 김윤희 교수 연구팀이 공동으로 참여한다.
신동관 박사는 "실험실에서 효과가 있었던 약물이 실제 환자에게도 효과를 보일지 예측하는 것은 신약개발의 가장 어려운 과제 중 하나"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신약개발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암 치료제 개발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핵심 기술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김윤희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환자에게서 얻은 암 조직으로 만든 오가노이드와 동물모델은 실제 환자의 암을 가장 가깝게 재현할 수 있는 연구 모델"이라며 "AI가 예측한 약물 반응을 환자 유래 모델에서 검증해 신뢰성을 높이고, 향후 암 환자에게 보다 효과적인 맞춤 치료법을 찾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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