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타결이냐, 재충돌이냐…중동 새 질서 갈림길[이란전 90일③]
등록 2026/05/27 17:00:00
수정 2026/05/27 17:27:26
美 제한적 공격 "협상 기간 도발 용납하지 않겠다는 신호 보낸 것"
협상 타결 기대감 한층 높아져…'핵 포기' 종전안 끌어낼지 불확실
![[모리스타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저지주 모리스타운에서 대통령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6.05.24,](https://img1.newsis.com/2026/05/23/NISI20260523_0001277463_web.jpg?rnd=20260523071453)
[모리스타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저지주 모리스타운에서 대통령전용기 에어포스원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6.05.24,
[서울=뉴시스] 권성근 기자 = 미국과 이란의 막바지 종전 협상이 막판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이런 가운데 미군의 제한적 대이란 군사 공격으로 호르무즈 해협 긴장 수위가 다시 높아지면서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미군이 '자위권 행사' 내에서 제한적 공격을 벌이자, 이란은 휴전 위반이라며 보복을 예고한 상태다. 유리한 협상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전술로 보이지만, 양측의 휴전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자칫 정면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은 물밑에서 치열하게 전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란 협상단은 미국과의 비밀 협상을 위해 카타르 도하를 방문했다. 주요 의제는 미국이 동결한 이란 자산 해제 문제였다고 한다.
미군 제한적 공습에 긴장 재고조
미국의 이번 공습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안정적으로 재개방하고 급등하는 국제유가를 완화할 수 있는 새로운 평화 구상은 시험대에 올랐다.
미국은 전쟁 종식을 위한 합의 틀을 마련하기 위한 협상에 관한 논의가 한창이던 지난 25일(현지 시간) 이란 남부 지역의 목표물을 공습했다. 미국은 이번 공습이 방어적 성격이며 협상 진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유가 인하를 실현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고유가가 지속할 경우 상원과 하원에서 다수당의 지위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 개발을 저지하고, 농축 우라늄을 폐기하라는 공화당 내 강경 보수 세력의 요구에도 직면해 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미군의 제한적 공습에 대해 "미국이 휴전 협정을 위반했다"고 발끈했다.
마지드 무사비 IRGC 항공우주군 사령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IRGC 항공우주군은 단호하고 신속한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며 "존경하는 최고사령관이 지시한 조처를 이행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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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미국은 더 이상 서아시아에서 자국의 악행과 군사 기지 건설을 위한 안식처를 가지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테헤란=AP/뉴시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사진=뉴시스DB)](https://img1.newsis.com/2024/07/07/NISI20240707_0001244939_web.jpg?rnd=20240707024335)
[테헤란=AP/뉴시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사진=뉴시스DB)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국무부 수석 부대변인을 지낸 케일 브라운은 미국의 제한적 공습에 대해 "이는 우리가 협상을 진행하는 동안 이란의 도발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브라운은 "미국이 이란 정권의 도발을 묵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기뢰를 설치하던 선박을 타격하고 발사된 미사일에 대응하는 등 정당한 조처를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알리 바에즈 국제위기그룹(ICG) 이란 프로젝트 국장은 종전 합의가 "결승선에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면서도 지난달 초부터 유지된 불안정한 휴전은 처음부터 잘못됐다며 미국의 해상 역봉쇄는 "전쟁 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양국 협상이 결렬된다면, 그로 인한 비용과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적대 관계로의 회귀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제한적 공습이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에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마이클 루빈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선임 연구원은 "(종전) 대면 협상 성사 여부와 관련해 이번 공습은 별다른 영향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루빈 선임 연구원은 "이란 측이 협상하지 않을 구실을 찾는다면 아마도 이번 공습을 언급할지도 모른다"며 "이는 미국 내 '반(反) 트럼프 세력'을 자극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휴전 연장 가능성 높아…이란 양보는 미지수
미국과 이란은 최근에도 충돌했지만, 대화의 끈을 놓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인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26일 중동 국가 정상들에게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쟁 종식을 위한 합의를 도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란 대통령실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날 이집트·튀르키예·카타르·오만 정상들과 잇따라 전화 통화를 하고 역내 긴장 완화를 위한 외교적 해결 의지를 재확인했다.
![[테헤란(이란)=AP/뉴시스]이란 수도 테헤란의 광장에서 6일 열린 친정부 집회에서 한 남성이 호르무즈 해협의 그래픽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입술이 꿰매진 대형 광고판 앞에서 이란 국기들 흔들고 있다. 2026.05.20.](https://img1.newsis.com/2026/05/07/NISI20260507_0001233978_web.jpg?rnd=20260520182031)
[테헤란(이란)=AP/뉴시스]이란 수도 테헤란의 광장에서 6일 열린 친정부 집회에서 한 남성이 호르무즈 해협의 그래픽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입술이 꿰매진 대형 광고판 앞에서 이란 국기들 흔들고 있다. 2026.05.20.
그는 이들과의 통화에서 "미국·이스라엘과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품위 있는 합의(honorable framework)'를 도출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이란은 대화에서 진정성을 보여왔다"고 강조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포괄적이고 공정한' 합의 초안을 마무리하기 위해 현재 실무진 차원의 진지한 노력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백악관에서 행정부 주요 인사들을 모아 국무회의를 한다. 이란과 평화 협상이 지속되는 상황인 만큼 관련 사안에 대한 논의가 중점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중동 지역 여러 국가 지도자와 통화했음을 확인하고 이란과의 합의가 거의 마무리 단계이며 곧 협정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미국과 이란이 이란에서의 전쟁을 영구적으로 종식하기 위한 '최종 합의'에 도달함에 따라 휴전을 60일 연장하는 '양해각서(MOU) 프레임워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미 싱크 탱크 국제정책센터(CIP) 시나 투시 비상주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 간 MOU에 대해 "더 광범위한 협상의 문을 여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투시 연구원은 휴가 연장 기간 진행될 종전 협상에서 미국이 의미 있는 이란의 양보를 끌어낼지에 대해선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60일 동안 이란은 기본적으로 종전 협정의 일환으로 핵 관련 양보를 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종전 협상의 최대 쟁점인 고농축 우라늄 처리 방식에 대해 "(이란은) 해외로 반출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26일 대통령이 "좋은 합의를 하거나 아예 합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과의 휴전 연장 및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까지는 “며칠 더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향후 협상의 성패는 양측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고농축 우라늄 처리 방안을 둘러싼 ‘최소한의 양보’를 상대방으로부터 끌어낼 수 있을지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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