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뉴스에서도 뉴시스 언론사 픽

지누션·원타임·빅뱅·2NE1·블랙핑크…YG엔터, 주류 문법 전복한 30년

등록 2026/05/11 06:22:01

서태지와 아이들 양현석, 1996년 설립 현기획 모태

지누션·원타임 성공…엠보트·오디션스타 품으며 스펙트럼 무한 확장

2세대 K-팝 아이돌 문법 다시 쓴 빅뱅·2NE1 배출

싸이 '강남스타일' 파격부터 블랙핑크 글로벌 스탠더드 완성까지

창립 30주년·빅뱅 20주년·블랙핑크 10주년 겹경사

베이비몬스터·신인 그룹 앞세워 새 챕터 예고

[서울=뉴시스] YG엔터테인먼트 로고. (사진 = YG 제공) 2026.03.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YG엔터테인먼트 로고. (사진 = YG 제공) 2026.03.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음악 산업의 역사는 때로 한 개인의 치열한 결핍과 욕망에서 출발해 시대의 보편성으로 진화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1996년 무대 위 화려한 조명을 받던 그룹 '서태지와 아이들'의 춤꾼 양현석이 '현기획'이라는 이름으로 지하실에 은둔했을 때, 그것은 일종의 단절이자 새로운 세계를 잉태하기 위한 침잠이었다.

첫 시도였던 '킵식스'의 실패는 오히려 YG엔터테인먼트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명확히 해준 뼈아픈 예방주사였다. 1997년 'M.F기획'으로 회사 이름을 변경했고, 1998년 양군기획으로, 2001년 지금의 YG로 사명을 바꿨다. 이후 2026년 YG는 K-팝이라는 장르의 외연을 가장 이질적이고도 매혹적인 방식으로 팽창시킨 K-팝 문화적 텍스트 중 하나가 됐다. 오는 20일은 YG 30주년이다.

결핍이 잉태한 스웨그…프로듀서 시스템의 정립

초기 YG의 행보는 한국 대중음악이라는 척박한 토양 위에 흑인 음악이라는 이국의 씨앗을 파종하는 일련의 실험이었다. 그 선봉에 선 '지누션'과 '원타임'은 단연 개국공신이다. 1997년 데뷔한 지누션은 언더그라운드에 머물던 힙합을 대중의 시선 한가운데로 끌어올리며 힙합 특유의 '쿨함'과 '스웨그'를 가요계에 이식했다. 이어 등장한 원타임은 힙합 아이돌의 원형을 제시했다.

황선업 대중음악 평론가(한국대중음악상(한대음) 선정위원)의 말마따나 "초기에는 힙합을 포함한 블랙뮤직을 대중과 친숙하게 만드는 데 일조"한 시기였다. 특히 이 무렵 세미 힙합 브랜드 'MF기획(마자플라바)' 등을 거치며 션과 함께 힙합 스트리트 패션을 론칭했던 행보는 단순한 음악 기획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자체를 선도하려 했던 YG 특유의 '크루(Crew) 문화'를 잉태한 토양이었다.

이들의 성공 이면에는 철저한 프로듀서 중심의 시스템이 자리하고 있었다. 페리를 시작으로 원타임의 테디, 쿠시 등 실력파 프로듀서들이 전진 배치되며 YG의 든든한 뼈대를 구축했다. 기획사의 일방적인 통제가 아닌, 아티스트와 프로듀서가 뭉쳐 시너지를 내는 수평적 창작 구조는 훗날 'YG 사운드'를 정의하는 핵심 동력이 됐다.

최용환 프리랜서 에디터(한대음 선정위원)는 "엔터 3사 중 YG는 미국의 메인스트림 힙합을 가장 적극적으로 수용해 K-팝의 핵심 동력으로 진화시켰다"며 "단순한 장르적 차용을 넘어 한국적 정서와 결합한 독보적 'YG 사운드'를 구축했고, 특유의 스타일리시함을 무기로 시장의 스펙트럼을 확장시켰다"고 짚었다.

[서울=뉴시스] 양현석 YG 총괄 프로듀서.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2024.06.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양현석 YG 총괄 프로듀서.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2024.06.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엠보트'의 연대, 언더그라운드…그리고 솔로 가수 세븐

흥미로운 지점은 YG가 순혈주의적 힙합의 고집에 갇히지 않고 외연을 능수능란하게 확장했다는 것이다. 2000년대 초 R&B 전문 레이블 '엠보트'와의 전략적 제휴는 결정적 변곡점이었다. 휘성, 거미, 빅마마의 목소리는 흑인 음악의 본질적인 영혼을 대중의 귓가에 꽂아 넣으며 힙합 전문 레이블을 넘어선 종합 기획사의 뼈대를 세웠다.

이와 동시에 본류인 힙합의 코어(Core)도 결코 놓치지 않았다. 부속 레이블 'YG언더그라운드'를 설립해 마스터우(Masta Wu)와 디엠(DM)으로 이뤄진 힙합 듀오 'YMGA'를 비롯해 45RPM, 스토니스컹크 등 실력파 언더그라운드 뮤지션들을 오버그라운드로 끌어올리며 힙합 명가의 장르적 뚝심을 증명했다.

이와 함께 2003년 데뷔한 '세븐(SE7EN)'의 등장은 YG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성취다. 힐리스(바퀴 달린 신발)를 신고 무대를 미끄러지듯 누비던 그는 유려한 R&B 보컬과 퍼포먼스를 무기로 단숨에 스타로 떠올랐다. 세븐의 성공은 마니아층에 집중되던 YG의 팬덤 규모를 대중적인 팝 시장의 영역으로 대폭 확장시키며, 훗날 거대 아이돌 그룹을 론칭할 수 있는 튼튼한 교두보가 됐다.

[서울=뉴시스] 지누션. (사진 = 뉴시스 DB) 2026.05.1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지누션. (사진 = 뉴시스 DB) 2026.05.1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아이돌의 아우라를 재정의하다…빅뱅과 2NE1

YG의 30년 궤적 중 가장 극적인 순간인 2006년이 열린다. 올해로 데뷔 20주년을 맞은 '빅뱅'은 기획사에 의해 주조되는 수동적 우상의 틀을 산산조각 냈다. 지드래곤을 필두로 스스로 음악을 창작하는 예술가의 페르소나를 획득하며, 아이돌 음악을 라이프스타일의 영역으로 격상시켰다. 여성 그룹의 문법 역시 '2NE1'을 거치며 일탈과 반항의 에너지를 뿜어내는 주체적인 여성상으로 재조립됐다.

평론가들 역시 이 두 팀을 YG의 음악적 정체성이 완성된 르네상스로 꼽는다. 김성환 대중음악 저널리스트(한대음 선정위원)는 "빅뱅과 2NE1은 힙합의 '쿨함'과 '스웨거'의 K-팝 속 자연스런 이식이 무엇인지 보여줬고,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과의 접목을 완성해 YG 사운드의 정점을 맞이하게 했다"고 평했다.

김윤미 대중음악 저널리스트(한대음 선정위원) 또한 "빅뱅은 '자체 프로듀싱 아이돌'이라는 혁신적인 콘셉트로 패러다임을 바꿨다"고 부연했고, 황 평론가도 빅뱅을 "따로 또 같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보이그룹의 새로운 상을 제시한 팀"으로 명명했다.

거대한 빅텐트…오디션의 포용과 하이그라운드

한 때 차승원·최지우·김희애·강동원 등 톱배우들이 속하기도 했던 YG의 철학은 획일화된 시스템의 바깥을 포용하는 거대한 텐트로 진화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글로벌 신드롬은 외부 이방인의 파격적 에너지가 방목형 시스템과 만났을 때의 폭발력을 증명하며 회사를 1조 원 규모의 매머드급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특히 오디션 프로그램 SBS TV 'K-팝 스타' 시리즈를 통해 발탁된 '이하이'와 '악뮤(AKMU)'의 영입은 신의 한 수였다. 정형화된 아이돌 문법에 얽매이지 않는 이들의 짙은 솔(Soul)과 독창적인 어쿠스틱 감성은 YG라는 거대한 우산 아래서 레이블의 유연성을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여기에 에픽하이 타블로를 주축으로 한 산하 레이블 '하이그라운드'를 통해 혁오, 검정치마 등 서브컬처 아티스트를 품으며 음악적 허브를 자처했다.

[서울=뉴시스] 빅뱅. (사진 = 지드래곤 인스타그램 캡처) 2026.04.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빅뱅. (사진 = 지드래곤 인스타그램 캡처) 2026.04.1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런 믹스매치를 통해 다양한 프로듀서도 적극 품었다. 현재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는 선우정아가 대표적이다. 그는 2NE1의 '아이 돈트 케어(I Don't Care)'를 새로운 버전으로 리믹스하는 작업을 계기로 YG와 인연을 맺었고 2NE1 '아파' 등을 만들며 2010년대 중반 YG의 주요 프로듀서로 활약했다. 선우정아는 최근 CJ문화재단이 설립 20주년을 맞아 연 '스토리업 컬처 토크'에서 "(YG시절은) 저한테는 정말 큰 영향을 줬다. 가요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달라지고, 그들이 어떻게 음악을 만드는지, 무대를 어떻게 준비하는지, 음악 외적으로 왜 이런 걸 신경을 써야 하는지 이런 흐름들을 어깨너머로 보게 되면서 대중음악에 대한 꿈을 본격적으로 꿨다"고 전했다. "YG 프로듀서 분들이 작업하는 걸 보고 정말 많이 배웠다. 단지 기술의 배움이 아니라 사고의 전환이었다. 열심히 공부하고 연습을 하고 무대 경험을 쌓아도 사고의 전환은 안 생기는데 선배들 혹은 다른 동료들과 계속 부딪히면서 실질적으로 해봐서 그게 가능했다"고 덧붙였다.

김윤미 저널리스트는 "초기 스트리트 감성이 강했던 YG는 엠보트와의 협업, 싸이와의 제휴 등 '빅텐트' 아래서 음악적 외연 확장의 성과를 이뤘다"고 분석했다.

호실적과 2026년의 새로운 캔버스

파격의 유산은 테디의 프로듀싱과 결합해 '블랙핑크'로 이어졌다.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이하는 블랙핑크에 대해 황 평론가는 "K-팝이 도달할 수 있는 새로운 지평을 연 그룹"이라고 극찬했다. 제니, 로제, 지수, 리사 네 멤버는 개별 활동을 위해 회사를 떠났음에도 팀 활동은 블랙핑크 IP를 가진 YG를 통해 이어가는 중이다.

30주년이라는 분기점을 맞이한 올해 YG는 치열하게 역동 중이다. 최근 공시에 따르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9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9%라는 경이로운 증가율을 기록했다. 매출 역시 46.9% 상승한 1471억 원이다. 블랙핑크의 투어 및 음반 매출이라는 든든한 기둥에, 저연차 그룹들의 굿즈 매출이 폭발적으로 더해진 결과다.

하반기 전망은 더욱 고무적이다. 오는 8월 K-팝의 영원한 아이콘인 빅뱅이 20주년 월드투어의 닻을 올리며 전 세계 팬들의 열광을 다시 한번 끄집어낼 예정이다. 이들은 새 앨범도 준비 중이다. 지드래곤, 태양, 대성 등 빅뱅 세 멤버 역시 YG를 떠났지만 빅뱅 IP 역시 이 회사가 가지고 있다.

[서울=뉴시스] 2NE1.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2024.10.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2NE1.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2024.10.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빅뱅, 블랙핑크 팀 활동만 맡고 있는 YG엔터는 다른 대형 기획사에 비해 현재 아티스트 라인업 숫자가 적다. '사랑을 했다'로 한 때 초통령으로 통한 '아이콘'은 143엔터테인먼트로 이적했고 악뮤도 전속계약 만료 뒤 독립 레이블을 차렸다. 트레저, 베이비몬스터, 위너, 젝스키스 은지원만 이곳에 속해 있다. 다만 베이비몬스터와 트레저의 맹활약, 9월 출격을 앞둔 5인조 신인 보이 그룹과 차기 걸그룹 '넥스트 몬스터(가칭)'의 청사진은 YG의 다음 챕터를 화려하게 수놓고 있다.

최용환 에디터는 "지드래곤을 위시한 YG 아티스트들이 개척한 하이엔드 브랜드 협업과 월드 투어 등 트렌드세터로서의 DNA는 트레저와 베이비몬스터, 나아가 더블랙레이블 아티스트들에게도 명확히 계승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다음은 음악 평론가들이 톺아본 YG 30주년 의미와 대표 뮤지션.

김성환 대중음악 저널리스트(한대음 선정위원)

▲YG 30주년 성과와 의미 = YG는 한국에 해외 흑인음악(R&B/힙합)의 트렌드를 항상 발빠르게 받아들이면서도 해당 레이블만의 고유한 음악적 정서도 함께 다져온 레이블이라 생각한다. 그것이 K-팝 보이밴드-걸그룹 기획으로 이어진 뒤에도 그대로 반영돼 이제는 K-팝을 오래 들어왔던 이들이 음악만 들어도 YG에서 나온 작품임을 느낄 수 있을 만큼의 선명한 전통을 확보했다고 생각한다.

▲YG 배출 대표 아티스트 = 초기 아티스트들 중에서도 좋은 뮤지션들이 많지만, 현재의 YG의 음악적 특징의 완벽한 정착에 기여한 두 아티스트는 당연히 빅뱅과 2NE1이었다고 생각한다. 현재까지 후배 그룹들로 이어지는 YG의 음악적 개성의 핵심이 이 두 팀을 통해 완성됐고, 그 누구보다 확실한 대중성과 상업적 성공까지 동시에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힙합의 특징 중 하나인 '쿨함'과 '스웨거'의 K-팝 속에서의 자연스런 이식의 결과가 무엇인지 모보여주었고, 흑인음악과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과의 자연스러운 접목을 완성했기에, YG의 사운드는 이 두 팀에서 그 정점을 맞이했다고 볼 수 있다.

[서울=뉴시스] 블랙핑크.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2.20. photo@newsis.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블랙핑크.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2.20. photo@newsis. *재판매 및 DB 금지

김윤미 대중음악 저널리스트(한대음 선정위원)

▲YG 30주년 성과와 의미 = '패밀리'와 '스타일'. YG 뒤에 따라붙는 단어로 가장 먼저 연상될 법한 두 단어다. YG패밀리와 YG스타일. 초기 '현기획'과 '양군기획' 시절부터 YG는 (창업자의 카리스마에 강하게 기댄 SM, JYP에 비해) 힙합 기반의 '크루' 문화와 스트리트 감성, 특유의 '스웨그'가 넘치는 창작집단의 이미지가 강했다. 이 같은 차별화된 배경 속에서 YG는 아티스트의 개성과 서사를 강조하며 '정형화된 시스템형 아이돌'에서 벗어난 빅뱅, 2NE1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엠보트와의 협업을 통한 음악적 외연 확장, 싸이와의 제휴를 통한 '강남스타일'의 세계적 신드롬 역시 YG라는 빅텐트 아래서 이뤄진 성과였다. 수많은 논란과 부침을 겪은 후 YG는 현재 숨을 고르며 새로운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존재감과 무게감 면에서 이전 선배그룹과 확실히 체급차이를 보이는 현 라인업 운용과 신인그룹 론칭, 다음 챕터를 어떻게 시작하고 써내려 갈 것인가가 30주년을 넘어선 YG의 시급한 과제일 것이다.

▲YG 배출 대표 아티스트 = 수많은 아티스트가 있었지만 YG의 정체성-스타일의 공고화와 확장, 글로벌한 성공까지를 고려한다면 단연 빅뱅과 블랙핑크를 꼽을 수 있다. 그러고 보면, 2026년 올해는 YG 출범 30주년, 빅뱅 데뷔 20주년, 블랙핑크 데뷔 10주년이 겹친 상징적인 해라 할 수 있다. 빅뱅은 '자체 프로듀싱 아이돌'이라는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콘셉트로, 정형화된 기존 아이돌의 문법을 깨고 K-팝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또 아시아를 넘어 유럽, 남미 진출의 교두보를 열었다. 블랙핑크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정상 걸그룹이자 트렌드를 이끄는 글로벌 아이콘으로, 그룹으로 또 멤버 각자의 솔로 활동으로도 독보적인 성공신화를 쓰고 있다. 빅뱅이 K-팝의 체질을 바꿨다면, 블랙핑크는 그 영향력을 세계 시장으로 확장하고 이를 증명했다. 또 한 명, 빼놓을 수 없는 YG의 핵심인물은 현 더블랙레이블의 수장인 총괄프로듀서 테디이다. 그는 지누션, 세븐과 함께 초기 YG의 기틀을 세운 중요한 그룹 원타임의 리더이자, 작곡가-프로듀서로서 지난 사반세기 YG의 거의 모든 성공의 순간을 함께 했다.

최용환 프리랜서 에디터(한대음 선정위원)

▲YG 30주년 성과와 의미 = K-팝의 역사 속에서 YG가 담당한 역할은 지대하다. 이른바 엔터 3사는 초창기 모두  흑인음악에 많은 영향을 받았지만, 그 중에서도 YG는 미국의 메인스트림 힙합을 가장 적극적으로 수용해 그것을 K-팝의 핵심 동력으로 진화시켰다. 단순한 장르적 차용을 넘어 한국적 정서와 결합한 독보적 ‘YG 사운드’를 구축했고, 특유의 스타일리시함을 무기로 한 반항적이면서도 세련된 아티스트 캐릭터는 독자적인 노선으로 시장의 스펙트럼을 확장시켰다. 또한, 음악을 넘어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영역까지 주도하는 글로벌 트렌드세터로서의 K-팝 아티스트의 이미지는 지드래곤을 위시한 YG 아티스트들로부터 본격화됐다. 이들이 개척한 하이엔드 브랜드 협업과 대규모 월드 투어 등의 비즈니스는 후속 세대의 K팝 산업 그리고 수많은 아티스트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줬다.

▲YG 배출 대표 아티스트 = 30년 역사의 시작에는 'YG 패밀리'가 존재했다. 지누션과 원타임이 등장한 90년대 말, 그리고 휘성, 거미, 세븐 등 R&B 아티스트들이 활약하던 2000년대 초는 블랙뮤직을 바탕으로 아티스트가 크리에이티브 중심에 자리하는 레이블 성격을 확립한 시기였다. 이후 YG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젖힌 빅뱅과 걸그룹의 문법을 전복시킨 2NE1도 그 성격을 분명히 이어받았다. 이들은 팬덤 중심의 비즈니스로 재편되던 시장 속에서도 독보적인 대중성과 음악성을 확보했고, 패션 및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주도하는 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DNA는 위너, 아이콘, 그리고 블랙핑크를 통해 다시 한 번 증명됐고, 트레저와 베이비몬스터, 나아가 더블랙레이블의 아티스트들에게도 계승되고 있다.

[서울=뉴시스] 베이비몬스터.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5.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베이비몬스터.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제공) 2026.05.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황선업 대중음악 평론가(한대음 선정위원)

▲YG 30주년 성과와 의미 = 초기에는 힙합을 포함한 블랙뮤직을 대중과 친숙하게 만드는데 일조했고, 나아가 빅뱅과 2NE1, 블랙핑크을 배출하며 K-팝의 글로벌 표준을 새로이 써내려가는 등 한국 대중음악의 외연을 확장시킨 기획사라고 할 만하다.

▲YG 배출 대표 아티스트 = ①지누션 : '힙합의 대중화'를 이끈 YG의 개국공신 ②빅뱅 : '따로 또 같이'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보이그룹의 새로운 상을 제시한 팀 ③블랙핑크 : K-팝이 도달할 수 있는 새로운 지평을 연 그룹.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글자크기 설정

상단으로 이동
로딩중로딩아이콘

URL이 성공적으로 복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