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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만 마셔도 뇌·간까지 침투…韓 연구진, 미세먼지 ‘체내 지도’ 그렸다

등록 2026/05/10 12:00:00

수정 2026/05/10 12:02:39

KIST, 나노그램 단위 체내 축적량 측정 플랫폼 개발

방사성 동위원소 활용해 뇌·신장 등 전신 확산 확인

미세플라스틱 등 유해물질 평가 및 보건 정책 활용 기대

[광주(경기)=뉴시스] 이영환 기자 = 황사 영향으로 미세먼지가 나쁨 상태를 보인 22일 오전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 서문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이 뿌옇다. 2026.04.22. 20hwan@newsis.com

[광주(경기)=뉴시스] 이영환 기자 = 황사 영향으로 미세먼지가 나쁨 상태를 보인 22일 오전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 서문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이 뿌옇다. 2026.04.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미세먼지가 몸속에 들어오면 호흡기뿐만 아니라 뇌와 전신 건강까지 위협한다. 장기간 노출될 경우 폐 기능이 떨어지고 여러 장기에서 염증이 발생한다는 연구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미세먼지가 체내 어디에 얼마나 쌓이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국내 연구진이 체내에 흡입된 미세먼지가 폐를 넘어 체내 각 장기에 얼마나 쌓이는지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그동안 폐 중심의 대략적인 추정에 그쳤던 미세먼지의 위해성 평가가 한층 정교해질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특성분석·데이터센터 유병용·이관호 박사팀은 미세먼지의 장기별 축적량을 나노그램(ng, 10억분의 1g) 수준까지 측정할 수 있는 분석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기존에는 기술적 제약으로 인해 미세먼지의 정확한 분포를 분석하기 어려웠다. 이 때문에 주로 미세먼지가 직접 유입되는 폐를 중심으로만 건강 영향 평가가 이뤄져 왔다. 이번 기술 개발로 폐 이외의 장기에 쌓이는 미세먼지 양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게 됐다.

연구팀은 방사성 탄소(¹⁴C)로 표지된 미세먼지를 직접 제작해 노출 실험을 진행했다. 여기에 극미량의 방사성 동위원소를 구별해 개수까지 측정할 수 있는 가속기 질량분석법을 결합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체내 각 장기에 유입된 미세먼지를 수치화할 수 있다. 육안이나 기존 장비로는 확인이 어려웠던 미세먼지의 이동 경로와 장기별 축적량을 정밀하게 제시한 것이다.

장기 및 순환계 내 미세먼지 분포 추이. 장기간-저농도 노출과 단기간-고농도 노출을 비교했다. (사진=K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장기 및 순환계 내 미세먼지 분포 추이. 장기간-저농도 노출과 단기간-고농도 노출을 비교했다. (사진=KIS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동물 실험 결과는 충격적이다. 미세먼지는 폐뿐만 아니라 간, 신장, 뇌 등 다양한 장기로 퍼져 나갔다. 대기질 '매우 나쁨' 수준에서 단 1시간만 노출되어도 미세먼지 입자가 여러 장기에서 발견됐다.

반복 노출에 따른 위험성도 확인됐다. 하루 3시간씩 7일간 노출된 결과, 장기 내 축적량이 점진적으로 증가했다. 노출 빈도와 시간이 늘어날수록 몸속에 쌓이는 미세먼지 양도 비례해서 많아진다는 의미다.

이번 성과는 향후 미세먼지 보건 정책 수립에 구체적인 근거가 될 전망이다. 특히 임산부와 노약자 등 취약계층을 위한 보호 정책을 세우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이 플랫폼을 미세플라스틱 등 다른 유해 물질 평가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관호 KIST 박사는 "이번 연구는 가속기 질량분석법을 활용해 미세먼지의 체내 유입량과 장기별 축적량을 정량적으로 제시한 첫 사례"라며 "실제 생활 환경과 유사한 조건에서도 미세먼지의 분포량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환경 분야 국제 학술지인 '에너바이런먼털 사이언스 & 테크놀로지(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최신 호에 게재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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