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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모범사례로 제시한 '독일·일본 관계형금융'…뭐가 다르길래

등록 2026/05/07 06:00:00

수정 2026/05/07 06:14:24

김용범 정책실장, 독일 슈파르카세·일본 지방은행 언급

집안 숟가락 개수까지 꿰는 '숟가락 금융'

국내 유사 모델은 '미소금융'…전국 163개 지점뿐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국내 금융시장의 대출 시스템 한계를 연일 지적하고 있는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독일과 일본 지방은행 모델을 언급하면서 금융당국과 업권이 관련 스터디에 돌입했다.

단순 신용정보나 담보 중심 대출이 아니라 거래 이력·관계와 상환 의지, 지역사회 정보까지 종합 평가하는 '관계형 금융' 모델에 주목하며 상호·저축은행과 지방은행의 지역 밀착형 서민금융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내부에서는 김용범 실장의 입에 주목하며 정책 과제에 대한 검토와 논의를 진행 중이다.

김 실장은 지난 5일 페이스북에 네 번째 장문의 글을 올리며 "논쟁이 개별 은행의 영업방식이나 신용평가 모델의 정교함 같은 미시적 쟁점으로 흩어지는 것을 보며 한 가지를 더 짚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미시 모델을 탓하는 게 아니라 그 모델이 작동하는 운동장의 기울기를 보자는 것"이라고 썼다.

또 "같은 신용평가 모델을 써도 독일 슈파르카세나 일본 지방은행은 다른 결과를 낸다"며 "그 차이는 기술이 아니라 자본의 성격과 운동장의 기울기에서 온다. 모델이 같아도 운동장이 다르면 결과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금융당국 내부에서도 김 실장의 발언 배경과 정책점 함의를 파악하기 위한 검토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독일과 일본은 관계형 금융이 발달해 있는 나라"라며 "청와대에서 어떤 의도와 의미로 이야기한 것인지 공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관계형 금융은 단순 신용점수나 담보가 아니라 장기간 거래 이력과 현금 흐름, 지역사회 정보 등을 종합 평가해 대출 여부를 평가하는 방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본은 지방에 지역 금융기관들이 완전히 자리잡고 있고 시중은행과는 영업 모델이 다르다"며 "누군가 사업에 실패하더라도 그동안 거래한 이력과 생활 상황을 보고 다시 평가해준다"고 설명했다.

또 "집에 숟가락이 몇 개 있는지까지 안다고 해서 '숟가락 금융'이라고도 한다"며 "신용평점뿐만 아니라 상환 의지와 개선 가능성, 실제 현금 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독일 슈파르카세 역시 대표적인 지역 밀착형 금융기관으로 꼽힌다. 지역 저축은행 네트워크 형태로 운영되며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장기간 거래 관계를 기반으로 한 대출을 제공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독일과 일본의 신용평가 모델 자체가 국내와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그들은 신용평점을 그대로 대출에 이용하지는 않는다"며 "영업 은행의 영업 방식 등 차이에서 결과가 달라지는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지금 신용평가 쪽은 과거 데이터 말고 비재무적 정보를 반영하는 등 대출 심사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장하려는 작업을 지금 금융위 태스크포스(TF)를 통해 하고 있고,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체계(SCB)를 도입하겠다고도 발표했다"며 "이와 함께 서민금융기관의 영업 모델과 관련해 별도의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고 전했다.

현재 국내에서 관계형 금융에 가장 가까운 사례로는 서민금융진흥원의 미소금융 사업이 꼽힌다.

미소금융은 저신용·저소득 자영업자 등을 대상으로 상담 인력이 직접 현장을 방문하고 상환 가능성을 종합 평가해 대출을 공급하고 있다. 단순 신용점수 중심의 자동 심사와 달리 현금흐름과 사업 의지, 상환 계획 등을 개별적으로 들여다보는 방식이다.

서금원 관계자는 "햇살론 등 정책대출은 온라인 기반 대량 정량 평가 체계이지만 미소금융은 사람이 직접 붙어 지속적으로 상담하고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책성 사업 성격이 강한 데다 전국 지점이 163개 수준에 불과해 독일·일본식 지역 기반 금융 생태계와는 차이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소금융은 6개 대기업과 5개 시중은행의 출연금으로 돌아가고 있다.

본래 이 같은 역할을 기대받으며 탄생한 국내 상호금융과 저축은행은 정작 부동산 담보대출과 고신용자 중심 영업 비중이 높아지며 본래의 서민·지역금융 기능이 약화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김용범 실장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서민금융기관에 비과세 혜택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지만 현실은 조합원 대출보다 중앙회 예치가 늘어나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상호금융과 저축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출을 연체율과 충당금 부담에 기피하게 되면서 손쉬운 고신용 차주 대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으로 자금이 쏠린 측면이 있다"며 "정책서민금융은 시장 실패를 보완하기 위해 생겨난 것이며 관계형 금융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민간 서민금융기관의 역할이 살아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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