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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戰 목표·조건·시점 '오락가락'…"美 소프트파워의 종말"

등록 2026/05/06 17:26:18

종전시점 계속 변해…'휴전으로 종료'

'정권 교체' 목표 부인…"실질적 교체"

"트럼프 외교, 소프트파워 완전 경멸"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 묶인 민간 선박 통항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발표한 '프로젝트 프리덤'을 불과 이틀 만에 중단했다. 미국의 대(對)이란 메시지가 종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불분명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6.05.06.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 묶인 민간 선박 통항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발표한 '프로젝트 프리덤'을 불과 이틀 만에 중단했다. 미국의 대(對)이란 메시지가 종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불분명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6.05.06.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 묶인 민간 선박 통항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발표한 '프로젝트 프리덤'을 불과 이틀 만에 중단했다. 미국의 대(對)이란 메시지가 종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불분명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 시간) 오후 트루스소셜을 통해 "파키스탄과 다른 국가들의 요청, 대(對)이란 작전에서 거둔 엄청난 군사적 성공, 그리고 이란 대표단과의 완전하고 최종적인 합의를 향한 큰 진전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프로젝트 프리덤 일시 중단을) 합의했다"고 밝혔다.

프로젝트 프리덤을 시작한 지 불과 이틀 만이자, 피트 헤그세스 국방·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앞으로도 상선 통항 지원을 지속한다고 밝힌 당일 브리핑 내용까지 뒤집은 전격 선언이었다.

그는 지난 3일 "전 세계 국가들이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자국 선박을 풀어주는 것을 도와줄 수 있는지 미국에 요청해왔다"며 프로젝트 프리덤 구상을 띄웠다. 미군은 4일 작전에 착수했고, 루비오 장관은 5일 브리핑에서 '장대한 분노 작전(Epic Fury)' 종료 및 프로젝트 프리덤 개시를 공표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오후 이란과의 협상이 진전됐다며 프로젝트 프리덤을 중단시켰다. 협상 직전 고강도 압박 방안을 발표했다가 유야무야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패턴이 반복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서방 주요 언론은 이날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메시지 불확실성을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대통령이 시점 관련 입장을 계속 바꾸고 있다"며 "오락가락 메시지의 가장 분명한 사례는 종전 시점 발언이며, 백악관이 혼란 수습에 나서는 상황까지 왔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일 오전 "전쟁이 3일 내 끝날 것"이라고 했다가 오후 대국민 연설에서는 "2~3주간 이란을 초고강도(extremely hard)로 공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초고강도 공격은 없었고, 7일 오전에는 '문명 소멸'을 언급했다가 오후 '2주 휴전'을 발표했다.

그는 휴전 선언 당시에는 핵 및 호르무즈 해협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공격을 재개하겠다고 강조했는데, 전쟁권한법상 의회 승인 없이 작전을 이어갈 수 있는 60일 만료가 임박하자 '공격 작전은 휴전 시점에 종료됐다'고 또다시 입장을 고쳤다.

그러면서 '장대한 분노' 작전을 대체하는 방어적 구상으로 프로젝트 프리덤을 띄웠는데, 이마저도 이틀 만에 중단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 작전은 시행 하루밖에 되지 않았고 겨우 몇 척만 빠져나온 상태였다"며 "해협 작전 중단은 행정부 기존 입장과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테헤란=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 묶인 민간 선박 통항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발표한 '프로젝트 프리덤'을 불과 이틀 만에 중단했다. 미국의 대(對)이란 메시지가 종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불분명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친정부 시위대가 이란 국기를 흔들며 구호를 외치는 모습. 2026.05.06.

[테헤란=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에 묶인 민간 선박 통항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발표한 '프로젝트 프리덤'을 불과 이틀 만에 중단했다. 미국의 대(對)이란 메시지가 종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불분명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달 27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친정부 시위대가 이란 국기를 흔들며 구호를 외치는 모습. 2026.05.06.

트럼프 행정부의 궁극적 목표와 호르무즈 해협 상황에 대한 인식도 명확하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2월28일 테헤란 공습 개시 직후 첫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의 5대 목표를 제시했다. 핵무장 근절, 탄도미사일 전력 파괴, 해군 궤멸, 헤즈볼라 등 대리세력 단절, 그리고 정권 전복 유도였다.

그러나 주요 외신은 이 중 해군 궤멸을 제외한 4개 목표에서는 유의미한 성과가 없다고 본다. 핵협상은 첫발도 떼지 못했고, 미국 정보당국에 따르면 탄도미사일 전력은 전쟁 전 대비 절반 수준을 유지 중이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과 혈전을 이어가고 있으며 예멘 후티의 참전 가능성도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5개 목표 중 핵심인 정권 교체 관련 입장을 완전히 바꿨다. 그는 지난달 1일 대국민 연설에서 "정권 교체는 미국의 목표가 아니었지만, 기존 지도부가 사망하면서 실질적으로 정권이 교체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아들인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권력을 승계한 점,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중심으로 한 강경 군부가 계속 의사결정권을 행사하는 점 등을 볼 때 이란 정권 교체는 설득력이 없다는 견해가 대다수다.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도 수차례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는 지난 3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차단하자 재개방을 촉구하며 폭격을 강화했으나, 수일 후 호르무즈 해협은 미국과 무관하다며 아시아·유럽 주요국이 병력을 보내 알아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다가 2주 휴전 직후 이란이 다시 호르무즈 해협을 닫아걸자 해군 전력을 전개해 이란 해상 봉쇄를 단행했고, 대치 상황이 교착되자 호르무즈 통항을 강제로 재개하는 프로젝트 프리덤을 띄웠다가 이틀 만에 중단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대이란 협상 전망에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장관,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낸 리언 패네타 전 장관은 "역사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지도자가 이렇게 자신의 논리를 바꾸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며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 말에 가치가 없다고 오래 전에 판단했을 것"이라고 했다.

스티븐 월트 하버드대 교수는 '미국 소프트파워의 종말'이라는 포린폴리시(FP) 기고문에서 "트럼프 행정부 외교정책의 핵심 특징은 하드파워에 대한 절대적 자신감과 소프트파워에 대한 완전한 경멸"이라며 "하드파워를 숨기거나 정당화하려는 노력조차 거의 없고, 오히려 규범을 어기고 고통을 가할 때 기뻐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마샬플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수립, 냉전 종식 등 미국 외교사의 대성공은 적국과도 건설적이고 관대하게 협력하고 국내의 부정적 요소를 개선해 국제 위상을 높이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조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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