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반도체 1위 우리 덕" 삼성전자 노조에…업계 "기술·설비 투자가 만든 결실" 반박
등록 2026/04/23 17:37:40
수정 2026/04/23 18:22:24
(종합) 노조 "조합원, 공정 개선 주체"
업계 "장비·기술 완성도에 크게 좌우" 지적
경영진 얼굴 사진 현수막·샌드백 등장
주주 맞불집회 "실력 행사 멈춰야"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23일 오후 경기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4·23 투쟁 결의대회' 위원장 투쟁사를 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이날 투쟁사를 스카이차량에 올라가 발언했다. 2026.04.23. leejy5223@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4/23/NISI20260423_0002118855_web.gif?rnd=20260423150914)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23일 오후 경기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4·23 투쟁 결의대회' 위원장 투쟁사를 하고 있다. 최 위원장은 이날 투쟁사를 스카이차량에 올라가 발언했다. 2026.04.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평택=뉴시스]이지용 박나리 기자 = "세계 반도체 1위는 밤을 새운 조합원들 덕분이다. 우리는 그에 합당한 보상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삼성전자 노조)
"반도체 산업을 이해하지 못한 발언이다. 초미세공정은 단순 노동 만으로 구현하는 영역을 벗어났다."(반도체 업계)
삼성전자 노조가 대규모 집회를 열고 반도체 세계 1위 성과는 조합원들의 노력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하며, 사측과의 성과급 협상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재차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반도체는 산업 특성상 노동 생산성보다 장비의 성능 및 공정 완성도 등에 따라 생산성이 결정된다는 점을 들며 노조의 이 같은 주장을 온전히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노조의 집회에 앞서 주주들의 재산권 보호를 요구하는 '맞불 집회'를 열며 긴장감이 한층 고조됐다.
노조 "성과 주체, 조합원"…업계 "기술·설비 역할 커" 반박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23일 오후 경기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4·23 투쟁 결의대회' 위원장 투쟁사에서 "삼성전자는 '인재 제일'이라는 경영 원칙이 있었지만 어느 순간 사라졌다"며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세계 1위를 만들기 위해 공정을 개선하고 밤을 세워 수율(양품비율)을 높인 것은 경영진이 아닌 조합원 덕분"이라며 "이 사실을 경영진들도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삼성전자 직원들이 이미 많은 보상을 받고 있다는 외부의 시각에 대해 "대한민국 최고 이공계 인재들이 가장 중요한 미래산업이 아닌 다른 길을 택하고 있다"며 "반도체 인력에게 정당한 보상이 없다면 아무도 미래를 책임질 수 없다"고 말했다.
![[평택=뉴시스] 김근수 기자 =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6.04.23. ks@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4/23/NISI20260423_0021257328_web.jpg?rnd=20260423153435)
[평택=뉴시스] 김근수 기자 =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6.04.23. [email protected]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반도체 사업에서만 50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이 난 것으로 분석되는데, 노조는 조합원들의 노고 덕분에 이뤄낸 결과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반도체는 일반 제조업과 달리 단순히 노동력을 투입한 만큼 생산량과 이익이 늘어나는 산업이 아니라며 노조의 주장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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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는 단순 조립·생산이 아닌 기술이 집약된 고부가가치 산업인데, 노동 투입량보다는 공정 기술에 따라 생산성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기술력과 투자의 투자 규모가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이유다.
특히 나노미터 단위 초미세 공정은 이미 인간의 물리적 노동 만으로 구현할 수 있는 영역을 벗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수백 단계의 공정이 모두 정밀 장비와 알고리즘에 의해 제어되는데, 노동 생산성조차 개별 인력의 숙련도보다 장비 성능과 공정 완성도에 의해 훨씬 크게 좌우되는 구조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장 인력의 노력은 기술과 설비가 만들어낸 토대 위에서 발현되는 것"이라며 "노조가 반도체 산업 구조를 고려하지 않은 채 영업이익의 15%를 요구하는 것은 산업의 본질을 도외시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인공지능(AI) 반도체 주도권 확보를 위해 전년 대비 대폭 확대한 연간 110조원 이상의 역대 최대 규모 시설과 연구개발(R&D) 투자를 집행해 첨단 기술에 집중할 예정이다.
하지만, 노조가 45조원의 대규모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어 투자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우려가 적지 않다.
앞서 삼성전자가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간 R&D에 투입한 금액은 약 148조원에 달한다. 하루 평균 1000억원이 넘는 돈이 들어간 셈이다.
노조는 이날 집회에서 내달 계획되어 있는 총파업을 통해 사측이 천문학적인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입장도 전했다.
최 위원장은 "총 파업 기간인 18일을 멈추면 18조원에 가까운 공백이 생긴다"며 "이것이 숫자로 보일 수 있는 우리의 가치"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생산 중단 여파까지 고려하면 최대 30조원의 손실이 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평택=뉴시스] 박나리 기자 =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의 사진이 설치됐다. 2026.04.23. parknr@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4/23/NISI20260423_0002119025_web.jpg?rnd=20260423163054)
[평택=뉴시스] 박나리 기자 =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의 사진이 설치됐다. 2026.04.2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노조, 경영진 조롱 퍼포먼스…주주 맞불집회 '긴장감'
이날 집회에는 경영진을 겨냥한 조롱 성격의 설치물이 등장하기도 했다.
조합원이 밀집한 8차선 도로 위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전영현 대표이사 부사장,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의 대형 얼굴이 인쇄된 현수막이 바닥에 펼쳐졌다.
각 인물 사진 아래에는 '노때문(노태문)', '째째용(이재용)', '전시황(전영현)' 등 조롱이 섞인 별칭이 적혔다.
일부 조합원들은 현수막을 발로 밟으며 집회 장소로 향했다.
'여기다 풀고 가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얼굴 부분에 구멍이 뚫린 경영진 사진의 현수막도 설치됐다.
조합원들이 구멍을 직접 찢는 방식으로 불만을 표출할 수 있는 포토존으로 활용됐다.
경찰 및 노조는 이날 집회 참가 인원을 4만명으로 추산했다. 전체 직원 12만8000명의 31%에 해당하는 숫자다.
한편, 이날 집회에 앞서 인근에서는 이를 규탄하는 소액주주들의 맞불 집회도 열렸다.
소액주주들은 '삼성은 대한민국 500만 주주와 함께 한다'는 현수막과 함께 ''삼성 주주배당 11조! 삼성 직원배당 40조?'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섰다.
민경권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대표는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측과 노조 간의 성과급 협의에 주주가 법적으로 개입할 수는 없지만, 공장 폐쇄는 전혀 다른 문제"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민 대표는 "반도체 공장의 지분을 갖고 있는 사람은 주주들이지, 직원들이 아니다"며 "반도체 호황 사이클에서 공장을 멈추면, 주주들의 재산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주운동본부는 이날 결의문 낭독과 구호 제창을 마친 뒤, 향후 노사 협상 과정과 파업 여부에 따라 대응 수위를 높여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내달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노조는 올해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지급할 것과 상한선 폐지를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평택=뉴시스] 김근수 기자 =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회원들이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대규모 결의대회에 맞서 집회를 하고 있다. 2026.04.23. ks@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4/23/NISI20260423_0021256867_web.jpg?rnd=20260423122359)
[평택=뉴시스] 김근수 기자 =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 회원들이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삼성전자 노동조합의 대규모 결의대회에 맞서 집회를 하고 있다. 2026.04.2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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