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용지, 제지사 6곳 담합에 가격 70%↑"…한국·홍원제지 檢고발(종합)
등록 2026/04/23 12:00:00
수정 2026/04/23 13:40:24
2021년 2월부터 3년 10개월간 7차례 가격 인상
인쇄용지 시장 점유율 95%…4년 간 가격 71%↑
공중전화·식당전화 쓰고 가명 사용해 은폐 시도
가격 재결정 명령도 부과…2006년 이후 두 번째
"업계 난관을 생산적 경쟁 아닌 담합으로 대처"
![[파주=뉴시스] 박진희 기자 = 경기 파주시 한 인쇄소 모습. 2024.10.11. pak7130@newsis.com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습니다**](https://img1.newsis.com/2024/10/11/NISI20241011_0020553440_web.jpg?rnd=20241011145826)
[파주=뉴시스] 박진희 기자 = 경기 파주시 한 인쇄소 모습. 2024.10.11. [email protected]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습니다**
[세종=뉴시스]여동준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약 3년 10개월간 인쇄용지 판매가격을 담합해 평균 가격을 71% 인상하는 등 부당 이득을 챙긴 제지사 6곳을 제재했다.
공정위는 23일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제지사 6곳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3383억원을 부과하고 법인 2곳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제재 대상은 무림SP·무림페이퍼·무림P&P·한국제지·한솔제지·홍원제지 등 인쇄용지 제조·판매 사업자 6곳이다. 고발 대상 법인은 한국제지와 홍원제지다.
공정위 조사 결과 이들 6개사는 2021년 2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정기·비정기적으로 최소 60회 이상 회합하며 총 7차례에 걸쳐 가격 인상을 합의하고 실행했다.
이들은 각 제지사가 제시하는 품목별 기준가격에 '1-할인율'을 곱해 결정되는 판매가격을 조절하는 방식을 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파악된 구체적인 합의 내역을 보면 2021년 3월 할인율 15%포인트(p) 축소를 시작으로 ▲2021년 6월 할인율 7%p 축소 ▲2021년 12월 기준가격 7% 인상 ▲2022년 5월 기준가격 15% 인상 ▲2022년 9월 할인율 7%p 축소 ▲2023년 12월 할인율 8%p 축소 ▲2024년 8월 할인율 7%p 축소를 단행했다. 7차례 합의 모두 실패 없이 그대로 이행됐다.
담합 과정에서 은폐 행위도 치밀하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주도 업체 임직원들은 의사 연락 시 본인 명의 휴대전화 대신 공중전화·식당 전화·타 부서 직원 휴대전화 등을 사용했다. 연락처는 별도 종이에 이니셜이나 가명으로 메모했다.
가격 인상 통보 순서에 따른 거래처 반발을 피하기 위해 통보 순서도 합의했으며, 결정이 어려울 때는 동전이나 주사위를 던져 순서를 정하기도 했다고 한다.
공정위는 제지사들의 행위가 시장 경쟁을 심각하게 왜곡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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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담합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된 제지사들은 국내 인쇄용지 판매시장에서 점유율 95%, 수입 물량을 고려해도 점유율 약 81%를 차지했는데 담합 기간 동안 판매가격은 평균 71% 급등했다.
인쇄용지는 교과서·단행본·잡지·화보 등 다양한 인쇄물의 중요 원재료로, 제지사들의 가격 담합은 인쇄업체와 출판사의 제작비 증가로 이어져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
공정위는 제지사들이 코로나19·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민경제 전반이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 원가 상승 부담을 거래상대방에게 전가하기 위해 가격담합을 벌였고, 이를 통해 자신의 부당이득을 극대화했다고 지적했다.
주병기 공정위 위원장은 주 위원장은 "축소되는 인쇄용지 시장·낮은 수익성·공급과잉 등 제지 산업이 겪고 있는 난관을 기술혁신과 신사업 개척 등 생산적 경쟁이 아니라, 오히려 경쟁을 제한하고 소비자 등 다른 시장 참여자에게 피해를 전가하는 담합으로 대처하고자 했던 불공정 행위"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4.23. sccho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4/23/NISI20260423_0021256402_web.jpg?rnd=20260423092949)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04.23. [email protected]
이에 공정위는 제지사 6곳에 과징금 총 3383억원을 부과하고 법인 한국제지와 홍원제지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업체별로 ▲한솔제지 1425억8000만원 ▲무림피앤피 919억5700만원 ▲한국제지 490억5700만원 ▲무림페이퍼 458억4600만원 ▲홍원제지 85억3800만원 ▲무림에스피 3억4700만원 등이다.
이번 과징금 부과 규모는 그동안 공정위가 담합 사건에 부과한 과징금 중 5번째로 큰 금액이며, 제지업체 담합 사건에 부과한 과징금 중에는 최대 금액이다.
관련 매출액은 약 4조원으로, 홍원제지에는 과징금 부과율 4%를 적용했고 나머지 5개사에 대해서는 12%를 부과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조사 심의·협조 등을 고려해 과징금 일부를 감경했다"고 설명했다.
고발의 경우 고발 기준에 따라 개별 사업자들의 위반행위 내용이나 관여 정도와 역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했다.
한편 공정위는 담합행위가 고착화된 점을 고려해 제지사 6곳에 독자적 가격재결정 명령을 내렸다.
마지막 7차 합의의 영향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각 제지사가 담합 전 경쟁을 회복하는 수준으로 가격을 독자적으로 재결정하고, 향후 3년간 반기마다 변경 내역을 보고하도록 한 것이다.
공정위가 가격재결정 명령을 내린 것은 2006년 4월 밀가루 담합 건 이후 두 번째 사례다.
주 위원장은 "엄정한 과징금 부과와 함께 독자적 가격재결정명령을 부과함으로써 담합으로 왜곡된 가격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될 때까지 감시와 지도를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동일 공정위 부위원장은 "이 사건은 국내 인쇄용지 판매시장에서 은밀하게 지속된 대형 제지사들에 의한 가격담합의 폐해를 시정한 것"이라며 "중동전쟁의 충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인쇄·출판업계 및 중소 유통업체 등의 부담 완화에 기여하고, 국민들의 교육비·도서구입비 등 생활비 인상을 가져오는 독과점사업자의 담합 소지를 봉쇄해 경쟁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공정위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의 담합행위에 대한 감시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며, 적발될 경우 예외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법 집행을 할 계획"이라며 "밀가루·전분당·계란 등 식료품 분야 담합 사건에 대한 심의도 신속하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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