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15년 만의 리더십 교체…'25년 엔지니어' 존 터너스 시대 개막
등록 2026/04/21 11:30:14
수정 2026/04/21 11:32:03
팀 쿡, 15년 만에 CEO→이사회 의장 이동…애플 역사상 세번째 리더십 전환
25년 '성골 애플맨' 존 터너스…하드웨어·디자인 총괄하며 후계 입지 굳혀
'칩 총괄' 조니 스루지 역할 확대로 기술 통합 가속…AI·SW 대응력은 과제
![[뉴욕=AP/뉴시스]지난 2014년 9월 5일 뉴욕 5번가의 애플스토어 입구에 애플 로고가 걸려 있다. 2018.1.31.](https://img1.newsis.com/2025/04/15/NISI20250415_0001818314_web.jpg?rnd=20250415155129)
[뉴욕=AP/뉴시스]지난 2014년 9월 5일 뉴욕 5번가의 애플스토어 입구에 애플 로고가 걸려 있다. 2018.1.31.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팀 쿡 애플 CEO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대신 25년간 현장을 지킨 '엔지니어' 존 터너스 수석 부사장이 그 자리를 이어받는다.
애플은 20일(현지시간) 공식 발표를 통해 터너스 수석 부사장을 쿡 CEO의 뒤를 이을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터너스 수석 부사장은 오는 9월1일부터 CEO직을 맡게 되고, 쿡 CEO는 같은 날 이사회 집행의장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포스트 잡스' 위기 극복한 팀 쿡…실용주의와 서비스로 승부수
2011년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 뒤 애플의 키를 잡은 쿡 CEO는 '혁신이 사라졌다'는 업계의 비판 속에서도 자신만의 스타일로 애플의 가치를 증명했다. 쿡 체제에서의 애플은 단순한 하드웨어 제조사를 넘어 서비스와 생태계 중심의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특히 쿡 CEO는 공급망 관리(SCM)의 대가답게 효율적인 생산 구조를 구축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애플의 시가총액을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특히 쿡 체제의 애플은 '애플 실리콘' 프로젝트를 통해 자체 칩 설계 역량을 확보하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수직적 통합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단순히 성능 개선을 넘어 인텔 등 외부 부품 의존도를 낮춰 독보적인 수익 구조를 창출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업계에서는 쿡 CEO가 애플의 정체성을 '천재의 영감'에서 '시스템의 효율'로 이동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분석한다. 아이폰 17 프로에 이르기까지 플래그십 라인업을 공고히 하고, 에어팟과 애플 워치 등 웨어러블 시장을 개척한 점 역시 그의 주요 성과로 꼽힌다.
존 터너스, 25년 '성골' 엔지니어의 등판…디자인·미래 사업까지 아우른 후계자
터너스 차기 CEO는 오랜 시간 동안 애플 내부에서 성장해온 인물이다. 1975년생으로 펜실베이니아대 기계공학을 전공한 그는 2001년 입사 이후 25년간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주요 제품의 설계에 관여하며 핵심 엔지니어로 성장했다. 특히 1세대 아이패드부터 모든 세대 제품 설계에 참여한 이력은 그가 애플의 DNA를 가장 밑바닥부터 이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터너스의 발탁은 애플이 다시금 '제품 본연의 기술력'에 집중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그는 이미 애플 실리콘 전환 과정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조직 간의 유기적인 협업을 이끌며 그 역량을 입증한 바 있다. 최근에는 아이폰과 맥을 넘어 비전 프로, 로보틱스 등 애플의 차세대 먹거리를 직접 관할하며 사실상 미래 전략 전반을 진두지휘해왔다.
특히 지난해 디자인 조직까지 터너스의 산하로 편입된 점은 이번 CEO 인선이 정해진 수순이었음을 시사한다. 업계에서는 터너스가 디자인과 하드웨어 엔지니어링을 모두 장악하면서 잡스 시절의 '미학적 엔지니어링' 전통을 부활시킬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오른쪽)와 존 터너스 차기 애플 CEO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애플)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인사의 또 다른 축은 애플 실리콘 칩 개발을 총괄했던 조니 스루지 수석 부사장의 역할 확대다. 스루지는 '최고 하드웨어 책임자(CHO)’로 승진하며, 칩 개발을 넘어 제품 디자인과 시스템 엔지니어링 전반을 총괄하게 됐다. 스루지에게 직접 보고할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책임자로는 톰 마리에브가 낙점됐다.
이러한 조직 개편은 반도체 기술과 기기 설계 사이의 간극을 완전히 없애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강력한 자체 칩 성능을 바탕으로 차세대 폼팩터를 구현하고, '애플 인텔리전스'로 대변되는 인공지능(AI) 성능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조치다. 엔지니어 출신인 터너스와 스루지의 조화가 하드웨어 최적화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AI 전환·소프트웨어 역량 등 시험대…터너스의 리더십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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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터너스 앞에는 '엔지니어의 한계'를 넘어야 하는 과제가 놓여 있다. 하드웨어 중심의 경력을 쌓아온 만큼, AI와 소프트웨어가 중심이 되는 현재의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얼마나 유연하게 대응할지가 관건이다. 일각에서는 그가 수만명의 거대 조직을 운영해 본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점을 우려 섞인 시선으로 보고 있다.
쿡 CEO가 이사회 의장으로서 글로벌 정책 대응과 대정부 관계를 지원하기로 한 것은 터너스의 이러한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장치로 해석된다. 하지만 독자적인 리더십을 구축하고 구글, 오픈AI 등과의 AI 주도권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은 결국 터너스 역량에 달렸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다시 관리 중심에서 기술 중심으로 회귀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AI 하드웨어'라는 새로운 시장을 어떻게 정의하느냐가 터너스 체제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15년 만의 대전환을 맞이한 애플이 터너스 체제에서 다시 한번 세상을 놀라게 할 혁신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쿡 CEO는 공식 서한을 통해 “터너스는 지난 25년 동안 우리 사용자들이 사랑하는 애플 제품을 만들어온 뛰어난 엔지니어이자 사상가다. CEO 직무에 완벽한 사람일 것”이라며 “애플은 터너스의 리더십 아래 믿을 수 없는 높이에 도달할 것이다. 여러분은 앞으로 선보일 제품과 서비스에서 비롯될 모든 즐거움과 발견의 순간마다 그의 영향력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터너스 차기 CEO는 “9월부터 애플의 새로운 CEO를 맡게 됐다. 그동안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팀을 이끌며 놀라운 과업에 참여하고, 사용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여러분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던 것은 커다란 특권이었다”며 “애플에 속한 여러분이 해온 모든 일과 앞으로 해낼 모든 일에 감사를 표한다. 우리 앞에는 매우 중요한 과업들이 놓여 있으며, 여러분보다 더 유능한 팀은 상상할 수 없을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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