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 청장 "3천명 오는 세계유산위…전국 17개 유산벨트 띄운다"
등록 2026/04/21 09:00:00
부산 세계유산위원회 D-89일…국가유산청장 단독 인터뷰
기후변화 등 복합위기…"세계유산 매개 연대" 선언문 추진
3천명 서울·부산만 보고 가선 안돼…방방곡곡 경험하도록
세계유산위 성패, K-헤리티지 확산에 달려…전부처 '원팀'
종묘앞 개발 문제 의제 상정 시 의장국 신뢰에 부정 영향
궁능 관람료 10년 동안 제자리…"이제 현실화 논의 시점"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04.21.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4/16/NISI20260416_0021249192_web.jpg?rnd=20260416192011)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04.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수지 한이재 기자 =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오는 7월 부산에서 열리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를 계기로 한국 국가유산의 세계 확산 전략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각국 대표단과 전문가 등 3000여 명이 찾는 국제행사를 계기로 전국 각지의 국가유산을 세계와 연결하는 플랫폼을 구축해 'K-헤리티지' 도약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허 청장은 최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진행된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세계유산위원회는 성공적인 개최 못지 않게 회의가 끝난 뒤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복을 입은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비는 궁궐 풍경을 언급하며 "외국인들이 한복을 입고 갓을 쓰고, 장화까지 신고 다니는 모습을 보면 정말 꿈을 꾸는 것 같다"며 "이번 회의를 기점으로 한국을 찾은 사람들이 서울과 부산에 머무르지 않고 전국 곳곳으로 확산되는 K-헤리티지 시대를 열고 싶다"고 말했다.
세계유산 보유국 넘어 가치 선도국…"이행국서 주도국으로"
허 청장은 이번 부산 세계유산위의 의미를 단순한 국제행사 개최 이상으로 보고 있다. 세계유산을 다수 보유한 나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기후 위기 등 국제사회가 직면한 보존 과제에 해법을 제시하는 국가로 도약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한국은 협약을 성실히 이행하고 유산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나라로 평가받아 왔습니다. 이제는 기후위기와 전쟁, 재난 등 복합 위기 속에서 세계유산을 어떻게 지켜낼지 논의를 이끄는 나라가 돼야 합니다."
허 청장은 "과거에는 등재 자체가 목표였다면, 앞으로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어떻게 지키고, 지속가능하게 활용할지가 더 중요하다"며 "이번 부산 회의는 한국이 유산 보유국을 넘어 가치 선도국으로 나아가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번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전쟁과 기후 변화 등 복합 위기 속에서 세계유산을 매개로 한 국제적 연대와 협력의 중요성을 담은 선언문 채택을 추진할 계획이다.
허 청장은 회의를 앞두고 논란이 되고 있는 종묘 앞 세운 4구역 개발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세계유산위원회 의장국으로서 세계유산협약의 모범적 이행을 보여줄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종묘가 보존 의제로 상정될 경우 국제 협약과 지침을 경시하는 것으로 오해를 살 수 있고, 세계유산 보존과 관련한 국제적 신뢰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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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서울시를 포함한 관계기관이 세계유산영향평가(HIA) 이행을 확정하고 조속히 입장을 회신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04.21.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4/16/NISI20260416_0021249187_web.jpg?rnd=20260416192017)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04.21. [email protected]
"3천명 부산 온다"…전국 17개 세계유산 관광벨트 구상
허 청장은 이번 회의의 또 다른 목표로 지역 관광 활성화를 제시했다. 세계 각국에서 3000여 명이 한국을 찾는 만큼 이들의 이동 동선을 전국으로 넓혀 지역경제 효과까지 연결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전국에 세계유산 17건이 있고 관련 지방자치단체는 50곳이 넘는다"며 "서울과 부산만 보고 돌아가는 일정이 아니라 각 지역 유산 현장과 문화·관광 콘텐츠를 함께 경험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유산위원회는 며칠 열리고 끝나는 회의가 아니다"라며 "한국을 찾은 사람들이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유산의 가치를 체험하게 만드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유산청은 관계 부처와 함께 관광·문화 연계 프로그램, 지역 홍보 방안 등 후속 대책도 준비하고 있다. 부처별 K-컬처 홍보 부스가 운영되는 '세계유산위원회 대한민국관'을 위한 범부처 태스크포스(TF)는 물론, 문화 관광 활성화를 위한 지역 상생 TF도 구성됐다.
허 청장은 "K-컬처에 대한 관심이 실제 지역 방문과 소비로 이어질 때 K-헤리티지의 효과도 완성된다"고 했다.
폭증한 관람객…보존·안전 관리도 과제
지난달 광화문 방탄소년단(BTS) 공연 직후 경복궁 하루 방문객은 3만2000명까지 늘며 전주 대비 약 60% 증가했다. 방문객 절반가량은 외국인이었다. 이후에도 평균 관람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60~70% 늘어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허 청장은 이 같은 관람객 급증에 대해 "정말 폭발적"이라며 "늘어난 관람객에게 어떻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지, 동시에 유산 훼손을 어떻게 예방할지가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국가유산청은 궁궐 관람 예절 안내를 강화하고 경찰 순찰을 확대했으며, 로봇 순찰 시스템인 ‘순라봇’을 시범 운영 중이다. 기후 변화 대응 연구개발(R&D) 확대와 데이터 기반 예측 시스템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늘어나는 방문 수요에 맞춰 보존·안전 체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재원 마련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10년 묶인 궁능 관람료 손보나…"보존 재원 논의할 때"
허 청장은 궁능 관람료 현실화 필요성도 언급했다. 현재 궁능 관람객의 60% 이상이 무료 입장하고 있는 구조가 장기적으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그는 "지금처럼 국가 재정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며 "관람료 문제를 사회적으로 논의할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관람료 현실화로) 추가 확보되는 재원은 시설 개선과 안전 관리, 훼손 예방, 관람 서비스 향상 등 국가유산 보존에 다시 투입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조정 폭이나 내·외국인 차등 적용 여부 등에 대해서는 관계 기관 협의와 여론 수렴을 거쳐 검토할 계획이다.
허 청장은 "국가유산은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미래 세대에 넘겨줄 자산"이라며 "더 많은 국민과 세계인이 누리되, 더 책임 있게 지킬 수 있는 체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04.21. pak7130@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4/16/NISI20260416_0021249191_web.jpg?rnd=20260416192011)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2026.04.21.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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