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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조원 내놔야" 과도한 성과급 요구 논란 키운 '불씨'는 [삼성전자 파업 리스크①]

등록 2026/04/16 14:20:00

수정 2026/04/16 15:02:42

SK하이닉스 등 경쟁사와의 '성과급 경쟁' 굴레 요인

"무한정 수용 시 비용 구조에 글로벌 경쟁력 잠식"

"기술 경쟁력 확보에 초점 맞춰야" 목소리 높아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직원들이 들어가고 있다. 2026.03.09.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직원들이 들어가고 있다. 2026.03.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삼성전자 노조가 45조원 규모의 성과급을 사측에 요구하고 나선 가운데, 그 배경에는 경쟁사와의 보상 격차에 대한 위기의식과 '성과급 경쟁' 심리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성과급 체계를 대폭 손질해 역대급 성과급을 지급했는데, 삼성전자 노조는 SK하이닉스와 같은 파격적인 대우를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해마다 경쟁사보다 많은 성과급 상향을 요구하는 구조가 이어지면, 인공지능(AI) 시대에 글로벌 반도체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마련할 것을 사측에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마련하라고 요구해 왔는데, 1분기 '역대급 실적'이 발표되자 요구 조건을 상향했다.

최승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최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회사는 EVA라는 경제적 부가가치 기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데 대외비라 깜깜이 논란이 있다"며 "이를 투명하게 하기 위해 영업이익 15%라는 기준을 제시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측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의 경우 영업이익 10% 기준 상한 폐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노조는 이보다 더 파격적인 대우를 요구한 것이다.

통상 삼성전자 노사는 임금·단체협약을 늦어도 3월에는 마쳤지만, 올해는 성과급 산정 기준을 놓고 노사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협상이 장기화되고 있다.

특히 노조가 반도체 업황 호조에 따라 대규모 성과급을 사측에 요구하면서 노사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97조원 규모로 노조의 요구안이 그대로 관철될 경우 최대 약 45조원이 성과급 재원으로 투입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노조의 요구가 예년에 비해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경쟁사인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제도 개편이 노조의 요구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노사 간 협상을 한 끝에 영업이익의 10%를 상한 없이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제도를 통과시켰다.

기존에는 '기본급 1000%'로 성과급 상한이 묶여 있었지만 이를 폐지한 것이다. 이에 회사 실적이 개선되는 만큼 성과급도 제한 없이 늘어나게 됐다.

SK하이닉스 직원들은 내년 초 1인당 평균 7억원의 성과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변화는 삼성전자 내부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양사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보상 수준 또한 자연스럽게 비교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노조가 기존 요구안보다 높은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고 나선 것도 '성과급 경쟁'에서 뒤처질 수 없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영업이익 규모가 더 큰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보다 적게 받을 이유가 없다는 논리가 내부에서 급속히 퍼진 것이다.

지난 수년 간 양사의 보상 수준은 엎치락뒤치락하는 등 경쟁적으로 상향되는 흐름을 보여왔다.

문제는 이 같은 '성과급 인상 경쟁'이 고착화되면 중장기적으로 기업의 경쟁력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폭증하는 AI 수요에 맞춰 속도감 있는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과 생산능력(캐파) 확장이 관건이라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데, 성과급 규모가 무한정 늘어날 경우 미래 투자 여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다.

주주들 사이에서는 "도를 넘은 돈 잔치"라는 비판까지 일고 있다.

노조가 사측에 요구한 성과급 규모는 지난해 삼성전자가 주주들에게 실시한 배당(11조 1000억원)의 4배에 달한다.

주주들은 자칫 회사의 기술 경쟁력이 약화될까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성과급 격차가 경쟁사와 벌어지면 인력 유출이 발생한다는 문제가 있지만, 이를 무한정 수용하면 비용 구조가 경쟁력을 잠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성과급 경쟁에서 벗어나 기술 경쟁력 확보에 더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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