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없는 로봇이 전하는 애도"…연극 '뼈의 기록'
등록 2026/04/08 19:39:46
천선란 작가의 동명 소설 무대화, 내달 10일까지 공연
장한새 연출 "애도가 부재한 세상 이야기하고파"
천선란 "감정 없다 여긴 로봇, 감정의 극대화 일으켜"

연극 '뼈의 기록' 원작 소설가 천선란(왼쪽), 장한새 연출.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아꼈던 소설이 연극화되고, 배우가 그 캐릭터의 이름을 가져가 연기할 때 이루 말할 수 없는 벅참이 느껴져요."
소설가 천선란의 소설 '뼈의 기록'이 연극으로 재탄생했다. 천 작가는 8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뼈의 기록' 라운드인터뷰에서 "내가 기대했던 장면들이 훨씬 더 멋있게 연기해주셨다"며 무대에서 구현된 자신의 작품을 바라본 소감을 전했다.
'뼈의 기록'은 천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로봇 3부작' 시리즈의 마지막 이야기다. 인류의 행성 이주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미래를 배경으로, 지하 영안실에서 시신을 염하는 장의사 안드로이드 로비스의 시선을 통해 인간의 삶과 죽음을 조명한다.
앞서 천 작가의 소설 '천 개의 파랑',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를 연극 무대로 옮겼던 장한새 연출이 세 번째 협업에 나섰다.
천 작가는 장 연출과의 작업에 대해 "'천 개의 파랑' 무대에는 실제 로봇이 올라갔다. 그런 획기적인 기획과 시도가 너무 좋았다"며 "SF라는 장르가 연극과 잘 어울린다. 연극 언어로 관객과 소통하는 지점에서 SF가 지닌 있는 스산하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를 계속 유지하는 게 무척 마음에 들어서 이번 작업 요청에도 흔쾌히 응했다"고 소개했다.
장 연출은 "천선란 작가님의 로봇이라는 존재는 따뜻하게 느껴진다"며 "어쩌면 작가님이 보는 이 동시대의 세상은 따뜻한 로봇이 필요할 정도로 차가운 세상이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독자들이 이런 따뜻한 감성을 책으로 읽었다면, 무대에서는 오히려 차가운 세상을 관객이 느낄 수 있게 만들 수 있도록 고민하며 작업했다"고 덧붙였다.

연극 '뼈의 기록' 장한새 연출.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소설은 무대로 옮겨오면서 약간의 변화를 가졌다.
장 연출은 "소설을 각색해 작품을 할 때 1순위로 생각하는 건 결국 원작과 다른 매력을 어떻게 찾을까이다. 책을 읽는 것과 똑같은 느낌을 받은 건 연극이 해야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번 작업에서는 '로봇이 염하는 세상'에 키워드를 맞췄다. 2085년이라는 세계관을 추가, 폐행성이 되는 지구를 통해 더 차가운 세상을 설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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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연출은 "'죽음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가지고 가는 것도 중요했지만, 이 작품을 통해 애도가 부재한 세상은 어떤 세상일까를 관객들이 받아가시기를 바라면서 작업했다"고 말했다.
천 작가는 "기대했던 장면들이 생각보다 훨씬 멋있게 연출돼 좋았다"면서 원작 작가로서 우려했던 부분과 기대한 부분을 하나씩 꼽았다.
그는 "안드로이드 로비스는 감정이 없다. 혹시나 연극화 되었을 때 배우의 목소리 톤이나 표정 등으로 로비스가 감정적으로 인물을 대하는 느낌이 날까봐 우려했다"면서 "연극으로 보니 걱정이 하나도 되지 않을 정도로 차가운 시선의 로봇을 잘 표현해주셨다"며 웃음 지었다.
가장 기대한 장면에 대한 만족감도 드러냈다. "로비스가 영안실을 탈출할 때 캐릭터가 갇혀 있던 좁은 세상이 확 열리는 시원함을 연극에서 어떻게 느끼게 해 주실까 했는데, 정말 완벽하게 해소될 만큼 무대를 너무 잘 쓰셨더라. 굉장히 좋았다"고 강조했다.

연극 '뼈의 기록' 원작 작가 천선란.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로봇 시리즈를 꾸준히 써온 천 작가 만큼이나 장 연출도 로봇에 관한 연극을 자주 만들었다. 천 작가는 그런 장 연출을 향해 "나 만큼이나 로봇 덕후"라고 칭할 정도다.
장 연출은 "이제 우리는 로봇과 함께 사는 세상에 있기 때문에, 로봇의 등장이 어색하지 않다"며 "기술의 발전에 관심이 많은데, 결국 인간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일본에서 강아지 로봇의 장례식을 치러주는 것을 언급하며 "'우리는 이제 어디에 마음을 둬야할까'라는 질문에 더 가까워지게 되는 것 같다. 고독하고, 쓸쓸하고 외로운 세상이 되다 보니 로봇 이야기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중학생 때 영화 '트랜스포머'에 푹 빠져 영화관에서 10차례 이상 관람했다는 천 작가는 "이후 로봇의 움직임에 설레 로봇 영화를 진짜 많이 봤다. 로봇은 유일하게 존재의 처음을 우리가 아는 존재 아닌가. 우리가 만들어냈고, 친근해질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인 것 같다"고 짚었다.
등장인물로서 로봇이 지닌 효과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천 작가는 "로봇은 애초에 '감정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그 로봇이 인간을 만나거나 혹은 다른 로봇을 만나 태도를 바꿀 때 어쩔 수 없는 감동을 받게 되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야기 속에서의 로봇은 감정의 극대화를 일으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로봇을 통한 감정의 확장성에 대해 강조한 천 작가의 시선은, 장 연출의 방향성과도 같다.
장 연출은 "세상이, 사람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며 "그런 마음에 '기술을 이렇게 바라보면 어떨까요'하는 질문을 관객들과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4일 개막한 '뼈의 기록'은 다음 달 10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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