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대전 터지나?"…英 이어 日도 '비상물자 비축' 요청, 왜?
등록 2026/10/28 00:05:00
수정 2026/10/28 00:33:18
日 정부, 전국민에 식량·물 비축 요청 방침
英도 식수·비상식량 사흘치 준비 캠페인
‘3차 대전 임박?’ 온라인서 각종 추측 확산
日 방재청 출범 맞춰 재난 대비 강화
![[히카와=AP/뉴시스] 30일 일본 구마모토현 히카와에서 지진 피해 주민들이 구호 식량을 받고 있다. 2026.07.30.](https://img1.newsis.com/2026/07/31/NISI20260731_0002200929_web.jpg?rnd=20260731101743)
[히카와=AP/뉴시스] 30일 일본 구마모토현 히카와에서 지진 피해 주민들이 구호 식량을 받고 있다. 2026.07.30.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일본 정부가 국민에게 식량과 식수 등을 최소 3일분, 가능하면 1주일분 비축하도록 요청할 방침을 밝히면서 온라인에서 ‘제3차 세계대전’과 사이버 공격을 둘러싼 추측이 확산하고 있다.
27일 일본 매체 슈에이샤 온라인은 'AI 공격으로 기반시설 붕괴? 제3차 세계대전? 일본 정부의 갑작스러운 ‘식량·물 비축’ 긴급 요청에 추측 확산…그 진상'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일본 정부의 비축 권고를 둘러싼 온라인 반응과 각국의 재난 대비 움직임을 조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호소노 고시 일본 방재담당상은 오는 11월2일 전 국민을 대상으로 재난 대비를 강화하도록 ‘긴급 요청’을 할 방침이다. 식량과 식수, 재난용 화장실 등을 최소 3일분, 가능하면 1주일분 준비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이다. 중앙부처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도 방재 체계를 강화하도록 요청할 예정이다.
'전 국민', '긴급 요청', '1주일분 비축'이라는 표현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불안과 추측이 이어졌다. 일본 SNS에는 "제3차 세계대전이다", "해커에게 협박당하고 있는 것 아니냐", "재난에 해킹 소동까지 겹쳐 기반시설이 마비되면 위험하다"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이처럼 사이버 공격 가능성까지 거론된 배경에는 최근 일본에서 잇따른 기업 대상 사이버 공격과 정보 유출 사건도 있다. 슈에이샤 온라인은 기업 전산망에 무단으로 침입하거나 내부 정보를 빼내는 사건이 이어지면서 사이버 공격에 대한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도 3일분 비축 권고…EU는 전쟁·사이버 공격까지 대비
일본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가정의 비상 대비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정부는 지난 22일 '비 레디(Be Ready·대비하라)' 캠페인을 발표하고 국민에게 최소 3일분의 식수와 비상식량을 집에 비축하도록 권고했다. 손전등과 예비 배터리, 휴대용 라디오 등도 준비하도록 당부했다.
영국 정부가 상정한 위기에는 폭풍우와 홍수, 산불 등 자연재해뿐 아니라 전력·수도·통신 등 생활 기반시설의 서비스가 중단되는 상황도 포함된다.
슈에이샤 온라인은 영국에서도 전쟁과 사이버 공격을 현실적인 안보 위험으로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국가사이버보안센터는 올해 1월 중요 기반시설에 대한 심각한 사이버 공격에 대비하도록 기업 등에 지침을 발표했다. 공격으로 중요 서비스가 장기간 중단될 가능성도 상정했다.
다만 매체는 영국의 이번 캠페인이 "임박한 특정 공격을 예고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영국 정부는 겨울철 폭풍우와 여름철 산불 등을 예로 들며 일상생활에 필요한 서비스가 중단되는 상황에 대비하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제시했다. 2024년 5월부터 이어온 가정용 비상사태 대비 안내를 발전시킨 조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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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집행위원회도 지난해 3월 역내 주민들이 비상 상황에서 최소 72시간 동안 스스로 생활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을 권고했다. 자연재해와 감염병뿐 아니라 지정학적 긴장, 무력 충돌, 사이버 공격 등도 대비 대상으로 포함했다.
프랑스와 네덜란드, 아일랜드에서도 3일분 비축을 권고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슈에이샤 온라인은 "유럽에서는 전쟁도 포함한 폭넓은 위기에 대비해 가정의 방재력을 높이는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쿄=AP/뉴시스]지난 26일 일본 도쿄의 한 식료품점의 빈 선반을 시민이 바라보고 있다. 지난 25일 도쿄도가 외출 자제를 요청하자 도쿄에서는 사재기 바람이 불고있다. 2020.03.27.](https://img1.newsis.com/2020/03/26/NISI20200326_0016211342_web.jpg?rnd=20200327175400)
[도쿄=AP/뉴시스]지난 26일 일본 도쿄의 한 식료품점의 빈 선반을 시민이 바라보고 있다. 지난 25일 도쿄도가 외출 자제를 요청하자 도쿄에서는 사재기 바람이 불고있다. 2020.03.27.
'11월 2일'에 주목…일본 정부가 밝힌 진짜 이유
그렇다면 일본 정부는 왜 지금 '긴급 요청'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을까.
슈에이샤 온라인은 그 배경으로 방재청 출범을 들었다. 방재청은 지진과 태풍 등 각종 재난에 대비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정책을 총괄하는 기관으로 오는 11월2일 출범한다.
슈에이샤 온라인은 "이번 요청이 방재청 출범에 맞춰 국민과 행정기관에 재난 대비를 철저히 하도록 촉구하기 위해 이전부터 준비된 조치"라고 분석했다.
호소노 방재담당상은 지난 20일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같은 날 국민과 지방자치단체, 중앙부처에 각각 긴급 요청을 할 방침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당시 호소노 방재담당상은 국민에게 식량과 화장실 등 생활 필수품을 준비하고 건물 내진화와 가구 전도 방지에도 신경 쓸 것을 당부했다. 국민의 재난 방지 의식을 다시 높이겠다는 취지다.
호소노 방재담당상은 기자회견에서 난카이 해곡 대지진과 수도 직하 지진 등 대규모 재난에 대한 대응도 언급했다. 대피소 환경 개선과 지방자치단체의 방재 체계 강화가 중요하다는 취지다.
매체는 "일본 정부가 공개적으로 밝힌 긴급 요청의 배경에는 AI를 악용한 사이버 공격이나 제3차 세계대전 우려가 포함돼 있지 않다"고 짚었다.
일본 정부가 국민에게 1주일분의 비축을 권고한 것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6년판 방재백서에도 각 가정에서 최소 3일분, 가능하면 1주일분 정도의 생활 필수품을 비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명시돼 있다. 농림수산성 역시 이전부터 비슷한 비축을 권고해 왔으며, 2019년에는 가정 비축에 관한 포털 사이트를 개설했다.
슈에이샤 온라인은 이번 조치가 새로운 비축 기준을 마련한 것이 아니라, 기존부터 권고해 온 재난 대비책을 새 조직의 출범에 맞춰 다시 강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재난 땐 구호물자 도착까지 사흘 이상…"평소 대비해야"
일본 정부가 최소 3일분, 가능하면 1주일분의 비축을 권고하는 데에는 대규모 재난의 경험도 배경으로 작용한다.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대규모 재난이 발생하면 생활 기반시설의 복구에 1주일 이상 걸리는 경우가 있으며, 구호물자가 도착하기까지 3일 이상 소요되기도 한다.
실제로 2016년 구마모토 지진 당시 재난 발생 사흘째 대피자는 약 18만4000명에 달했지만, 같은 날 공급된 식량은 약 13만 끼니에 그쳤다. 재난 직후 수요에 비해 식량 공급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슈에이샤 온라인은 ‘제3차 세계대전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식의 추측에 집중하기보다, 재난이나 사이버 공격으로 전력·수도 등 사회 기반시설이 마비될 경우에 대비해 각 가정이 필요한 물품을 얼마나 갖추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매체는 '긴급 요청'이라는 표현에 놀라기보다 집에 1주일분의 물과 식량, 재난용 화장실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이번 소식을 접한 뒤 먼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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