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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건넌 보행자 보이면 5초 연장…강릉 도로에 녹아든 AI[르포]

등록 2026/09/20 12:00:00

수정 2026/09/20 12:18:24

똑똑한 교통 시스템…교통혼잡 개선·보행자 안전에 효과

도시정보센터에서 CCTV 3000대 운영…24시간 통합 관제

[강릉=뉴시스]KTX 강릉역 앞에 설치된 스마트 횡단보도. (영상=ITS 총회 조직위 측 제공) 2026. 9. 20.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강릉=뉴시스]KTX 강릉역 앞에 설치된 스마트 횡단보도. (영상=ITS 총회 조직위 측 제공) 2026. 9. 20.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강릉=뉴시스]정유선 기자 = 지난 18일 오후 KTX 강릉역 앞 횡단보도. 배낭을 메고 캐리어를 끄는 여행객들이 한데 엉켜 길을 건너기 시작했다. 5, 4, 3… 1초마다 줄어들던 신호등 숫자가 '1'에 도달했지만 초록불은 꺼지지 않았다. 인공지능(AI)이 길을 다 건너지 못한 보행자를 인식해 보행 신호를 5초 연장했기 때문이다. 보행자들은 안전하게 인도로 발을 디뎠다.

AI와 정보통신 기술을 도로망에 결합한 지능형교통체계(ITS)가 국내 교통 환경을 바꾸고 있다. ITS는 실시간 교통 데이터를 기반으로 도로 소통이 원활하도록 조율하고 보행 안전까지 끌어올리는 시스템이다.

전국적으로 ITS 보급이 확대되는 가운데 강릉시의 구축 사업은 모범 사례로 꼽힌다. 연간 3500만명이 찾는 관광도시의 교통 혼잡과 고령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강릉시는 2021년부터 5년간 총 900억원(국비 60%)을 투입해 도시 전역에 ITS 인프라를 다져왔다.

대표적 ITS 시스템인 '스마트 횡단보도'는 AI 기술로 보행자의 움직임을 실시간 감지한다. 길을 다 건너지 못한 보행자가 인식되면 보행 신호를 약 5초간 자동으로 연장해 주는 방식이다. 또 신호등 잔여 시간을 표시해 계획적인 횡단을 유도하는 한편, 운전자의 예측 출발을 막기 위해 전광판에 경고 문구도 표출한다.

스마트 횡단보도 도입 결과 횡단시간 내 길을 건너지 못하는 보행자 수가 65.4% 줄어든 데 이어 무단횡단도 90.6% 급감했다. 정지선 위반 또한 11.5% 감소하며 보행 안전이 강화됐다.

조경학 강릉시 ITS추진과 주무관은 "사전 평가에서 기대했던 수준보다 현장 개선 효과가 잘 나오고 있다"며 "시민과 이용객들의 체감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함께 구축된 '스마트 교차로'는 AI 영상 분석 기술을 활용해 도로의 차량 흐름과 교통량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신호 주기를 최적화하는 체계다.

안목 교차로나 아산병원 교차로처럼 교통량 변동이 큰 주요 지점에 기존의 고정형 신호 대신 AI 자동 조정 신호를 적용한 결과, 평균 통행속도는 6.2% 상승하고 지체시간은 14.5% 감소했다.

소방차와 구급차가 출동할 때 진행 방향 신호를 자동으로 녹색으로 바꿔주는 시스템인 '긴급차량 우선신호 서비스' 역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도입 후 평균 현장 도착시간이 13분에서 5분으로 60.5% 단축돼, 응급 상황 시 골든타임 확보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강릉=뉴시스]긴급차량이 우선신호를 받고 있음을 알려주는 전광판. (사진=조직위 측 제공) 2026. 9. 20.  *재판매 및 DB 금지

[강릉=뉴시스]긴급차량이 우선신호를 받고 있음을 알려주는 전광판. (사진=조직위 측 제공) 2026. 9. 20.  *재판매 및 DB 금지

아울러 강릉시는 시 전역의 실시간 교통 신호 정보를 카카오내비, 티맵, 현대자동차그룹 내비게이션 등 민간에 개방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운전자는 신호 대기 시간을 미리 확인하고 최적의 경로로 주행할 수 있다.

나아가 도시 전체의 68.5%를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로 지정해 관광형 자율주행차 6대와 벽지 노선용 '마실버스' 1대를 운행 중이다. 주차 문제 해결을 위해선 빈 주차면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관광객들에게 제공한다.

현장의 스마트 기술들 뒤편에는 도시 전체를 24시간 살피는 강릉시 도시정보센터가 있다. 시 전역 3000여대의 CCTV 정보와 실시간 교통 데이터를 모아 관리하는 거점으로, 교통뿐 아니라 방범, 주정차, 재난 상황까지 통합 관제하고 있다.

강릉시는 오는 10월 19일부터 23일까지 열리는 'ITS 세계총회'를 통해 이 같은 강릉의 첨단 스마트 교통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강릉=뉴시스]강릉시 도시정보센터. (사진=국토부 기자단) 2026. 9. 20.  *재판매 및 DB 금지

[강릉=뉴시스]강릉시 도시정보센터. (사진=국토부 기자단) 2026. 9. 20.  *재판매 및 DB 금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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