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허제 실거주 유예 1년 연장…세입자 낀 매물 거래 늘까
등록 2026/09/17 18:00:00
수정 2026/09/17 18:09:43
세 낀 주택도 갱신 포함 최대 3년3개월 입주 유예
무주택·2년 실거주 요건 그대로…거래 증가엔 시각차
세 낀 매물 대출 제약도 변수…"금융 보완책 필요"

[서울=뉴시스]이종성 기자 =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실거주 유예가 내년 말까지 연장되고 임대차 갱신계약까지 인정되면서 세입자가 거주 중인 주택의 거래 문턱이 낮아질 전망이다. 다만 대출 규제와 무주택·실거주 요건이 그대로인 만큼 실제 거래 증가로 이어지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7일 국토교통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세입자가 거주 중인 주택의 실거주 유예 신청기한을 올해 12월31일에서 내년 12월31일까지 1년 연장한다고 밝혔다.
기존 임대차계약뿐 아니라 갱신계약 1회, 최대 2년까지 실거주 유예를 받을 수 있도록 인정 범위도 확대한다. 갱신계약은 실거주 유예를 신청하기 전에 체결되고 내년 말까지 시작되는 경우에 한해 인정된다.
이에 따라 시행일인 다음 달 1일부터 최대 3년3개월까지 입주를 미룰 수 있다. 다만 매수자는 지난 5월12일부터 계속 무주택 상태를 유지해야 하고 실제 입주한 뒤에는 2년간 거주해야 한다.
"거래 가능한 매물 늘어"…내년 매물 출회에 숨통
전문가들은 우선 이번 조치로 세입자가 있는 주택 가운데 매매시장에 나올 수 있는 매물의 범위가 넓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번 연장 조치로 임차인의 계약기간을 존중하면서 무주택자가 내년에도 규제지역에서 주택을 매입할 수 있게 돼 거래 가능한 매물의 범위가 넓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세를 끼고 있는 주택 가운데 가격이나 입지가 좋아도 실거주 요건 때문에 거래가 어려울 수 있었던 매물의 시장 참여가 늘어날 수 있다"며 "매도자 입장에서는 잠재적 매수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매물 회수보다는 매도를 검토할 유인이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시행될 경우 세제 변화가 본격화하기 전인 내년에 매도 물량이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2028년부터 세제 변화가 본격화하는 만큼 2027년에는 매도 의사결정을 마친 비거주 고가주택 보유자와 다주택자, 임대사업자의 매도 물량이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토지거래허가제로 세입자가 있는 매물의 매수가 제한된다면 임차인 퇴거 협의 등을 거쳐 매수자가 입주 가능한 상태로 만들어야 해 원활한 매도가 어려울 수 있다"며 "이번 유예 조치로 출회되는 매물이 원활하게 거래될 수 있게 돼 매매 매물이 부족한 시장에 조금이나마 숨통을 틔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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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실거주 유예 신청기한 연장은 세제개편에 따른 매물 출회를 위해 어느 정도 예상됐던 조치"라면서도 "갱신계약까지 인정한 것은 의미 있는 변화"라고 평가했다.
김 소장은 "기존에는 임대차계약 만기가 되면 매수자가 입주해야 했지만 이제는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더라도 갱신계약 기간까지 유예받을 수 있게 됐다"며 "세입자가 있는 주택을 매수한 뒤 입주 시점을 3년 안팎까지 미룰 수 있는 경우가 생긴다는 점은 거래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유예기간 늘렸지만…입주·잔금·대출 부담은 그대로
다만 실거주 유예기간을 늘리는 것만으로 거래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매수자가 현재 거주 중인 주택을 처분하거나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아 수년 뒤 입주·잔금 일정에 맞춰야 하는 현실적인 부담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실거주·실수요를 전제로 하는 일반 매수자들이 지금의 주거 상황을 유지하면서 1년이나 1년 반 뒤와 같은 장기 시점의 입주 예정일과 잔금 지급일을 전제로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거주 중인 보유주택을 팔거나 임대주택의 전세금을 돌려받아 미래 시점의 잔금일과 맞춰야 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며 "유예기간을 연장해주는 것이 당장의 거래량 증가로 곧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출 규제 역시 변수로 꼽힌다.
남 연구원은 "매수자 입장에서 세입자가 있는 매물을 매수할 경우 향후 세입자 퇴거 조건으로 대출금액이 1억원으로 제한되는 경우도 있다"며 "이에 대한 금융 보완책도 함께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거주 요건도 그대로 유지된다. 이번 조치는 임차인이 있는 주택의 입주 시점만 늦춰주는 것으로, 매수자는 유예기간이 끝나면 해당 주택에 입주해 2년간 거주해야 한다.
이 연구위원은 "세입자가 있는 집은 잔여 임차기간이 길수록 매수자의 입주 시점도 멀어질 수밖에 없다"며 "실수요자가 수년 뒤 입주를 전제로 거래에 나서는 것은 현실적으로 부담이 큰 만큼 매도자의 선택지가 넓어진 것과 실제 거래가 늘어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함 랩장은 "매물 급증이나 가격 하락으로 곧바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투자 목적의 갭투자를 허용한 것이 아니라 한시적으로 무주택 실수요자의 거래 선택지를 넓힌 조치"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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