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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못 쓰면 승진 꿈도 꾸지 마라"…글로벌 대기업 인사평가 판도 변화

등록 2026/09/13 22:00:00

수정 2026/09/13 22:03:54

BBC, AI가 가져온 인사평가 파장 분석 보도

"일방적 기준 강화에 공정성 지적 잇따라"

[서울=뉴시스] AI 활용 능력이 승진과 보너스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 출처=유토이미지)

[서울=뉴시스] AI 활용 능력이 승진과 보너스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 출처=유토이미지)

[서울=뉴시스]허준희 인턴 기자 = 직장에서 인공지능(AI)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보너스와 승진은 물론 고용 여부까지 좌우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일(현지 시간) BBC는 AI 활용 능력을 직원 평가와 보상에 반영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페인에 거주하며 AI 훈련 데이터 회사에서 마케팅 업무를 하는 던컨 트레비식(34)은 회사의 AI 활용 기반 보너스 제도에 대해 "AI를 이용해 매주 일을 더 처리하더라도 금전적 보상은 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틀 휴가나 40% 임금 인상을 받는 것도 아니다"라며 "더 높은 업무량이 새로운 기준이 된다. 단기적으로는 승진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내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AI 활용을 인사평가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액센츄어의 줄리 스윗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월 팟캐스트에서 "승진하고 싶다면 액센츄어가 업무에 AI를 활용하는 방식을 따라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디즈니와 메타, JP모건, KPMG 등 일부 대기업은 직원들의 AI 활용 수준을 비교하는 이른바 'AI 리더보드'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브라이언 암스트롱 CEO의 요청에 따라 AI 교육을 완료하지 않은 엔지니어들을 해고하기도 했다.

AI 활용 능력이 실제 업무 능력보다 중요하게 평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국의 한 대형 컨설팅 회사 임원은 "AI를 얼마나 능숙하게 활용하는지가 주요 성과 지표 중 하나가 됐다"며 "성과 평가에서도 AI를 잘 활용한 사람에게 보상이 돌아간다"고 말했다.

법적·공정성 문제도 제기된다. 영국 고용 전문 변호사 티나 챈더는 기업이 직원에게 AI를 활용하도록 요구하는 것 자체는 가능하지만, AI로 업무 효율이 높아졌다는 이유로 업무량과 성과 기준을 일방적으로 높이는 것은 공정성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기업은 이런 방식에서 한발 물러섰다. 듀오링고의 루이스 폰 안 CEO는 지난 4월 자사에서 더 이상 AI 사용 자체를 성과평가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중요한 것은 어떤 일을 하든 가능한 한 잘 해내는 것"이라며 "AI가 도움이 된다면 사용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강요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아마존 역시 지난 5월 직원들의 AI 활용을 추적하던 내부 리더보드를 폐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트레비식은 "AI가 나보다 일을 더 잘할 수 있다면 기업이 나를 대체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AI를 활용해 일하고, 그 이익까지 가져갈 수 있는 위치에 오르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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