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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몰된 서울도 우주정거장도 눈앞에…한국 SF소설, 무대를 만나다

등록 2026/09/06 10:00:00

'다이브' '이끼숲'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뮤지컬 '다이브' 포스터. (엠비제트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뮤지컬 '다이브' 포스터. (엠비제트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물에 잠긴 2057년의 서울, 지상이 멸망한 뒤 사람들이 살아가는 지하도시, 우주 저편으로 향하는 우주선.  활자 속에 그려졌던 낯선 미래가 무대와 배우를 만나 눈앞의 세계로 옮겨진다.

한국 SF소설의 세계가 무대 위에 펼쳐진다. 단요의 '다이브', 천선란의 '이끼숲', 김초엽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 등을 원작으로 한 작품들이 잇따라 관객을 만난다.

작품들은 미래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인간을 향한 시선을 거두지 않는다. 상실과 그리움, 관계와 연대 등 시대가 달라져도 변하지 않는 감정이 이들 이야기를 관통한다.

지난달 개막한 뮤지컬 '다이브'(~11월 8일, 링크더스페이스 1관)는 삶의 터전 대부분이 물에 잠긴 2057년의 서울을 배경으로, 노고산 물꾼 선율이 과거에서 기억이 멈춘 기계인간 수호를 발견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기억이 멈춘 수호의 과거를 찾아나서는 여정 속에서 상실과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인물들이 성장하고 회복해 나가는 과정을 전한다. 이를 통해 인간과 기계의 경계, 기억과 존재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뮤지컬 '이끼숲' 포스터. (라이브커넥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뮤지컬 '이끼숲' 포스터. (라이브커넥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다음 달 1일 막을 올리는 뮤지컬 '이끼숲'(~12월 13일, 백암아트홀)은 지상이 사라진 뒤 통제된 지하도시를 배경으로 상실과 슬픔을 안고 살아가는 청년들의 사랑과 연대를 그린다.

지하도시는 천장에 가짜 별이 뜨고, 분홍색 알약 한 알이면 슬픔과 질문마저 지울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살아가는 마르코, 소마, 의주, 유오는 언젠가 함께 도시 밖으로 나가 진짜 숲과 별을 보자고 약속한다.

그러나 지상의 흔적을 찾아 나선 유오가 건설 현장 폭발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남겨진 이들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도시의 계획을 어기기로 한다.

작품이 전하는 이야기와 함께 가짜 별이 빛나는 지하도시와 클론 등 원작의 세계가 어떻게 구현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연극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우주로 무대를 넓힌다.

100년 넘게 폐쇄된 우주정거장에 홀로 남은 안나는 제3행성 슬렌포니아로 향하는 마지막 우주선을 기다린다. 먼저 떠난 가족을 만나기 위해 자신이 개발한 딥프리징(냉동수면) 기술로 긴 시간을 견뎌왔지만, 새로운 우주 이동 기술의 등장으로 슬렌포니아행 항로는 이미 끊긴 지 오래다.

우주관리국 직원이 지구로 돌아가자며 설득하지만 안나는 자신의 선택을 포기하지 않는다. 작품은 안나를 통해 시간과 기술을 넘어 인간이 끝까지 지켜야 할 믿음과 삶의 의미를 묻는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오는 11~12일 포항, 30일 경주, 다음 달 구미를 거쳐 11월 7~8일 '2026 리:바운드 축제'를 통해 서울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다.

최승연 평론가는 최근 SF 소설을 원작으로 한 공연이 늘어나는 흐름에 대해 "디스토피아적인 이야기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고, 이를 공연계에서 어떻게 풀어낼지에 대한 고민도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SF소설을 무대화했을 때의 매력으로는 "현실에 근간한 미래이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해 봐야 될 동시대의 문제를 무대에서 확인할 수 있다"며 "다른 매체와 달리 물성화된 것들이 눈앞에서 직접 움직이는 만큼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 SF적 세계관을 표현하기 위해 어떤 무대적 상상력을 동원하는지를 보는 것도 흥미로운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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