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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대 90%는 다시 집으로…재학대 키우는 '준비 없는 복귀'[두 번 우는 아이들③]

등록 2026/09/06 12:00:00

아동학대 83.5% '가정'…피해 아동 90% '원가정 복귀'

재학대 98% 부모…2024~2025년 1년 내 재학대 9.3%

"아동 안전·이익 최우선 기준…준비 없는 복귀는 위험"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지난 2019년 5월5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아동학대예방 캠페인'에서 한 어린이와 엄마가 아이지킴콜 112 부스를 체험하고 있다. 2019.05.05.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지난 2019년 5월5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아동학대예방 캠페인'에서 한 어린이와 엄마가 아이지킴콜 112 부스를 체험하고 있다. 2019.05.05.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강진아 기자 = 지난달 충남 천안의 한 교회에서 11세 아동이 30시간 넘게 침대에 결박된 채 방치됐다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사회적 공분이 크게 일었다. 아이는 사망 사흘 전 직접 학대 피해를 신고했지만, 경찰과 지방자치단체는 분리 조치 없이 다시 원가정으로 돌려보냈고 끝내 비극을 막지 못했다.

이는 지난 2020년 입양 가정에서 발생한 이른바 '정인이 사건'과 유사하다. 당시에도 어린이집 교사, 소아과 의사 등 주변에서 무려 세 차례나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으나, 당국은 혐의를 찾지 못해 양부모에게 아이를 돌려보냈고 결국 아이는 세상을 떠났다.

6일 보건복지부의 '2025 아동학대 주요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학대 사례(2만3648건)의 83.5%(1만9752건)가 '아동 가정 내'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대 행위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주 보호자인 '부모'였다. 전체 학대 행위자의 85.3%(2만172건)로 전년 대비 1.2%p 증가했다. 이 중 친부가 47.3%, 친모가 35.3%를 차지했다.

이처럼 학대가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이 '집 안'임에도 불구하고, 학대 피해 아동의 90%는  원가정으로 그대로 돌아가고 있다. 지난해 아동학대 사례 중 피해 아동을 주 양육자가 계속 보호하는 '원가정 보호' 조치는 90.9%(2만1489건)에 달했다. 최근 5년간 원가정 보호 비율은 2020년 83.9%에서 2023년 90.2%로 꾸준히 증가해 90%대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아동을 가해자로부터 분리해 친족이나 시설 등에서 보호하는 '분리 보호' 조치는 감소하고 있다. 2020년 12.7%에서 2023년 9.3%, 2025년 8.6%까지 매년 줄어들었다.

이 같은 상황 속에 재학대의 굴레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재학대 가해자의 98.2%가 부모로 조사됐다.

실제 학대 발생 후 1년 이내 재학대가 이뤄진 경우도 적지 않았다. 2024년 신고돼 아동학대로 판단된 사례 중 2025년 기준 1년 이내에 다시 학대 피해를 입은 아동의 수는 1763명으로, 전년도 전체의 9.3%에 달했다. 최근 3년간을 살펴봐도 1년 이내 다시 학대 피해를 입은 아동의 비율은 2023년 9.1%에서 2024년 8.7%로 감소했다가 2025년 다시 증가했다.

[세종=뉴시스]2025년 아동학대 통계 현황 인포그래픽.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2026.09.0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2025년 아동학대 통계 현황 인포그래픽.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2026.09.0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학대 위험성이 높아 분리 조치가 이뤄진 이후에도 원가정으로 안전하게 복귀하거나 대안을 찾지 못한 채 맴도는 구조적 모순도 이어지고 있다. 재학대로 분리보호된 아동이 가정으로 복귀한 비율은 지난해 12.7%에 불과했다. 나머지 87.3%는 여전히 분리보호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부터 분리보호 조치된 아동의 복귀율 역시 17.4% 수준에 머물렀다.

피해 아동이 재학대 위험을 안고 집으로 거듭 돌아가게 되는 근본적 원인으로는 현행 아동복지법의 구조적 한계와 인프라 부재가 꼽힌다. 유엔아동권리협약과 현행 아동복지법은 아동을 자신이 태어난 가정에서 보호하고 돌보는 '원가정 보호'를 최우선 원칙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친권자가 강하게 반발하며 아동 인도를 요구할 경우 지자체나 기관이 강제 분리 조치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 원칙을 기계적으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분리냐, 복귀냐' 이분법적 논쟁을 넘어 아동이 가장 안전하게 보호될 수 있도록 환경을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이세원 강원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협약과 법률이 '원가정 보호'를 기본 방향으로 삼고 있지만, 이는 무조건적인 정답이 될 순 없다"며 "모든 판단의 기준은 철저히 '아동 최선의 이익'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장애 아동 등의 경우 쉼터나 위탁가정 같은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원가정으로 돌아가는 사례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아동이 머물 곳이 없다는 이유로 (재학대) 위험을 감수하고 돌려보내는 건 아동 최선의 이익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자 국가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며 "원가정으로 돌아갈 때 좀더 꼼꼼히 점검해서 아이들이 최선으로 살아갈 수 있는 곳인지 책임감 있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원가정 복귀 과정의 내실을 다지는 것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명숙 상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아동에게 익숙한 환경에서 분리되는 것 자체가 심각한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기에 원가족 보존은 아동복지에서 매우 중요한 원칙"이라며 "진짜 문제는 원가정 복귀 원칙이 아니라 부모나 가정이 아이를 안전하게 양육할 능력을 회복하지 못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돌려보내는 데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가족이 안전하게 다시 결합하려면 가해 부모의 양육 태도를 변화시킬 실질적인 회복 프로그램과 경제적 지원, 가족 관계 점검 등 문제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며 "아이의 안전망이 충분히 확보돼 있는지 철저히 확인하고 복귀 후에도 모니터링을 통해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하지만 현재 아동학대 대응 현장은 인력과 예산, 전문성이 모두 턱없이 부족한 상태"라며 "아이 생명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국가의 적극적인 관심과 책임 있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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