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석유화학 '대산 1호' 조건부 승인…5년간 가격 제한
등록 2026/08/20 12:00:00
수정 2026/08/20 13:50:25
롯데케미칼·HD현대케미칼 통합…양측 50%씩 공동지배
합성수지 시장 사업자 4곳→3곳…"과점 심화·가격 협조 우려"
국내가격 수출가격에 연동…전 제품 공급, 정보교환 금지 조치
![[서울=뉴시스] HD현대오일뱅크 직원들이 충남 대산공장에서 안티에이징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HD현대오일뱅크) 2025.12.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2/17/NISI20251217_0002020876_web.jpg?rnd=20251217153848)
[서울=뉴시스] HD현대오일뱅크 직원들이 충남 대산공장에서 안티에이징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HD현대오일뱅크) 2025.12.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공정거래위원회가 석유화학 업계 사업재편의 첫 기업결합인 '대산 1호' 프로젝트를 조건부 승인했다. 합병으로 일부 합성수지 시장에서 가격 인상과 공급 축소 우려가 있다고 보고 향후 5년간 가격·공급 제한 등의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공정위는 20일 롯데케미칼·롯데대산석화·HD현대오일뱅크·HD현대케미칼이 추진하는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가격 인상·인하율 제한, 공급 유지 의무, 정보교환 금지, 임직원 인사 제한 등의 시정조치를 함께 부과했다.
이번 기업결합은 HD현대케미칼이 롯데대산석화를 흡수합병하고, 롯데케미칼이 HD현대케미칼 주식을 추가로 취득하는 방식이다. 롯데대산석화는 지난 6월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을 물적분할해 신설된 회사다.
결합이 완료되면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가 HD현대케미칼 지분을 각각 50%씩 보유해 공동 지배하게 된다. 충남 대산 산업단지에 위치한 양사의 나프타분해설비(NCC)와 석유화학제품 생산시설도 통합 운영된다.
공정위는 지난해 11월26일 임의적 사전심사 신청을 받은 후 20개 석유화학 제품의 생산·판매·수출입 현황 등을 분석했다. 광범위한 시장 현황 파악 후 이 가운데 양사가 공통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두 합성수지 제품에서 경쟁제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시정조치를 부과했다.
![[세종=뉴시스] 대산 1호 구조도. (자료 =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2026.08.20.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8/20/NISI20260820_0002216821_web.jpg?rnd=20260820113546)
[세종=뉴시스] 대산 1호 구조도. (자료 = 공정거래위원회 제공) 2026.08.20. *재판매 및 DB 금지
경쟁사 4곳→3곳…점유율 최대 95% "가격 협조 우려"
문제가 되는 시장은 종이컵 코팅, 식품용기 등에 사용되는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과 신발 밑창 등에 쓰이는 에틸렌 비닐아세테이트(EVA) 제품이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으로 두 합성수지 시장의 과점이 심화돼 경쟁사업자 간 가격 등 협조가 용이해지는 등 경쟁이 실질적으로 제한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또 두 제품은 범용 제품으로서 동질성이 높아 가격 협조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봤다.
기업결합 이후 두 시장의 사업자는 한화·LG·롯데·HD현대 등 4곳에서 한화·LG·HD현대 등 3곳으로 줄어든다. 생산능력 기준으로는 3개 사업자가 약 50대 25대 25의 비율로 시장을 나눠 갖게 된다. 판매량을 기준으로 한 3사의 합산 시장점유율도 LDPE는 82%, EVA는 95%에 달한다.
과거 담합 사례도 고려했다. 1990년대부터 10년간 국내 LDPE 시장에서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 등 7개 업체의 가격 담합이 적발돼 과징금 541억7500만원이 부과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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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사업자인 롯데케미칼과 신규 진입자인 HD현대케미칼의 결합으로 경쟁 압력이 줄어드는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HD현대케미칼은 2021년 말 시장에 본격 진입한 뒤 경쟁사들보다 약 10%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공급해왔다.
공정위는 결합 후 저수익·저가 그레이드 생산과 공급을 중단할 우려가 있다고 봤다. 이는 국내 시장의 제품 다양성을 축소시켜 전반적인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국내 구매자는 대부분 중소 플라스틱 가공업체인데, 공급자가 3곳에 불과하고 경쟁사 설비 가동률도 95~100%에 달해 대체 공급처를 찾기가 제한적이다.
또 현재 추진 중인 '여수 1호' 사업재편도 고려됐다. 사업재편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롯데케미칼을 매개로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합작법인 간 지분 연계가 발생해 경쟁사업자 간 협조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공정위는 판단했다.
![[세종=뉴시스] 배훈식 기자 = 전성복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이 20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석유화학 사업재편 관련 대산 1호 기업결합 건 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6.08.20. dahora83@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20/NISI20260820_0021404639_web.jpg?rnd=20260820120000)
[세종=뉴시스] 배훈식 기자 = 전성복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이 20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석유화학 사업재편 관련 대산 1호 기업결합 건 심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6.08.20. [email protected]
5년간 국내가격 수출가격 연동…공급 축소도 차단
이에 공정위는 향후 5년간 두 제품의 국내가격 변동률을 수출가격 변동률과 연동하도록 했다. 직전 3개월 대비 수출가격이 오르거나 동결되면 국내가격 인상률을 수출가격 인상률 이하로 제한하고, 수출가격이 내려가면 국내가격 인하율을 수출가격 인하율 이상으로 적용해야 한다.
전성복 공정위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과거 심결례를 봤을 때, 사업재편 기간이 3년 정도이고, 재편 후 시장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그 이후"라며 "중국과 해외 경쟁 상황들을 볼 때 5년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기업결합 당시 생산하고 있던 모든 그레이드의 제품군에 대해 국내 수요자가 요청한 물량을 공급하도록 했다.
롯데케미칼·HD현대케미칼·HD현대오일뱅크 간 가격과 수량, 원가, 재고량 등 경쟁에 민감한 정보를 공유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HD현대케미칼과 롯데케미칼 간 임직원 겸임도 제한된다. 또 사업재편 과정에서 HD현대케미칼로 이동했던 임직원이 롯데케미칼로 복귀할 경우에는 1년간 해당 제품 관련 부서에 배치하거나 관련 계열사에 파견할 수 없도록 했다.
공정위는 이 밖의 6개 수평결합 시장과 8개 수직결합에 대해서는 경쟁사업자가 다수 존재하고 시장점유율이 높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경쟁제한 우려가 낮다고 판단했다.
한편 이번 시정조치는 기업이 먼저 시정방안을 제출 후 공정위가 이를 고려해 이해관계자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는 방식으로 마련됐다. 또 기업결합 심사와 별개로 통합법인 HD현대케미칼은 협력업체와의 상생협력을 추진해나갈 계획임을 밝혔다.
전성복 국장은 "석유화학 사업재편 제1호 기업결합을 신속하게 심사해 산업 구조조정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뒷받침하면서도 경쟁제한 우려가 큰 시장에는 실효성 있는 시정조치를 부과해 중소거입이 대부분인 국내 수요자들의 피해를 예방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시정조치 이행 여부를 철저히 점검하고 여수 1호 등 이어지는 석유화학 기업결합도 시장 경쟁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 국내 석유화학 시장에서의 경쟁을 보호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2019.09.05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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