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절세 끝, 미장 직투 간다"…ISA 개편에 등 돌리는 개미들
등록 2026/08/05 10:44:19
수정 2026/08/05 10:47:10
"장기 과세이연 막혔다" 해외 지수 투자자들 '발끈'
업계 "장기투자 취지와 역행, 기존 ISA 유지해야"
![[뉴욕=AP/뉴시스] 2013년 7월15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밖에 성조기와 월스트리트 표지판이 보이는 모습. 2013.07.15.](https://img1.newsis.com/2026/06/26/NISI20260626_0002170667_web.jpg?rnd=20260626085409)
[뉴욕=AP/뉴시스] 2013년 7월15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밖에 성조기와 월스트리트 표지판이 보이는 모습. 2013.07.15.
[서울=뉴시스] 강수윤 김민수 기자 = 정부가 절세 계좌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혜택을 옥죄는 대신 국내 자산에만 특화된 '생산적 금융 ISA'를 신설하기로 하면서 투자자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세제 개편을 빌미로 정부가 자금을 국내 증시로 강제 유도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2026년 세제개편안'을 두고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개편안은 기존 일반 ISA의 혜택을 대폭 줄이는 대신 국내 주식과 펀드 등에 자금이 묶이도록 설계된 '생산적 금융 ISA'를 신규 도입하는 것이 골자다.
투자자들이 분통을 터뜨리는 대목은 해외 지수 상장지수펀드(ETF) 차단과 함께 도입된 일반 ISA의 만기 제한 조치다. 사실상 '장기 투자의 길'을 막았다는 평가다. 대다수 투자자는 ISA 계좌에서 국내 상장 미국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나스닥100 등 해외 지수 ETF를 장기 적립식으로 모아왔으나 이번 개편으로 해당 상품이 차단된 데다 만기까지 제한됐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의무 가입 기간(3년) 후 만기를 무제한 연장해 세금을 미루며 굴리는 초장기 과세이연과 복리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만기가 최대 5년으로 묶이면서 5년마다 세금을 정산하고 재가입해야 해 장기절세 혜택이 끊기게 됐다.
연간 납입 한도 이월 제도가 폐지된 점도 장기 자산 형성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꼽힌다. 기존에는 연 2000만원 한도 중 채우지 못한 금액을 다음 해로 넘겨 목돈이 생겼을 때 한꺼번에 활용할 수 있었다. 예컨대 첫해에 500만원만 넣었더라도 미납분(1500만원)이 이월돼 이듬해 최대 3500만원까지 납입이 가능했다.
반면 개정안은 미사용 한도를 매년 소멸시켜 여윳돈이 생겨도 연 2000만원 이상은 넣을 수 없게 만들었다. 따라서 소득이 불규칙해 여윳돈이 생길 때 목돈을 한꺼번에 넣어 절세 혜택을 극대화하려던 사회초년생이나 자영업자의 자산 관리 플랜에도 차질이 생겼다.
직장인 김모(30)씨는 "장기 절세를 노리고 해외 지수 ETF를 모아왔는데 이번 개편안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국장 불안정성은 그대로 둔 채 혜택만 없앤다고 국내로 자금이 돌아오진 않을 것이다. 만기가 되면 미국 주식 직투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권모(29)씨도 "해외 지수 상품은 10년 이상 보고 들어가는 장기 종목인데, 5년마다 계좌를 깨고 정산하라는 건 치고 빠지기식 단기 투자를 종용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장기 투자를 장려한다던 제도의 취지가 완전히 무너졌다"고 성토했다.
장기 해외 지수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미국 주식 직접 투자로 갈아타겠다며 ISA 계좌 이탈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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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주식 투자자 커뮤니티에는 'ISA로 10~20년 장기 투자하며 배당금으로 노후를 준비하려던 계획이 무산됐다', '5년마다 정산하고 재가입해야 하는 구조는 노후 자산 형성을 방해한다', '횡보 가능성이 높은 국장에 돈을 묶어둘 이유가 없다', 'ISA 자금을 빼 미국 레버리지 ETF(QLD 등)'로 갈아타겠다' 등 반응이 잇따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정부의 이번 개편안이 정책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새 계좌를 추가한 것은 투자자의 선택지를 늘리는 방향에서는 바람직하지만 기존 ISA 혜택을 약화시킨 것은 문제"라며 "5년 만기 제한은 장기투자를 장려하는 정책 취지와 모순이 되며, 납입한도 이월 폐지 역시 매년 한도를 채우기 어려운 투자자들에게 불이익을 준다"고 꼬집었다.
이어 "국내 투자 강요에 따른 선택권 침해, 납입 여력에 따른 형평성 문제, 정책적 신뢰 훼손 등이 우려된다"며 "기존 일반 ISA의 조건을 유지하면서 '생산적 금융 ISA'를 별도 선택지로 제공하는 것이 훨씬 합리적인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야권에서도 이번 ISA 세제 개편안을 두고 '개악'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개미 투자자의 계좌를 침탈하는 독소 조항"이라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한도 이월 폐지와 5년 만기 제한을 기존 가입자에게까지 소급 적용해 혜택을 줄였다"며 "해외 지수 ETF를 막고 국내 투자만 강제하는 '생산적 금융 ISA'는 전 국민을 '무지성 국장'으로 떠미는 개악"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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