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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서촌도 성수화…노포 떠나고 '러닝 성지'로[출동!인턴]

등록 2026/08/08 09:00:00

수정 2026/08/08 09:06:24

아디다스·살로몬 등 대형 스포츠 브랜드 입점

향수거리 된 북촌…"3층 월세가 5000만원"

"서촌 시세 평당 1억"…한강 작가 책방 폐점

젠트리피케이션 가속…오버투어리즘 임계

[서울=뉴시스] 신연경 인턴기자=서울 종로구 서촌에서 러닝 크루가 숨을 돌리며 거리를 거닐고 있다. 2026.08.02.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연경 인턴기자=서울 종로구 서촌에서 러닝 크루가 숨을 돌리며 거리를 거닐고 있다. 2026.08.02.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연희 기자, 신연경 인턴기자 = "헉, 헉"

거친 숨소리와 함께 형형색색의 러닝복을 입은 러너들이 경복궁 돌담길을 달린다. 골목을 빠져나온 이들이 향하는 곳은 지난 2월 문을 연 '아디다스 퍼포먼스 서촌'. 유명 러닝 코스의 시작점에 자리한 이곳은 매장을 넘어 휴식 공간과 라커를 갖춘 러너들의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서울=뉴시스] 신연경 인턴기자=서촌의 '아디다스 퍼포먼스 서촌' 매장. 러너를 위한 휴식공간과 라커를 운영하고 있다. 2026.08.02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연경 인턴기자=서촌의 '아디다스 퍼포먼스 서촌' 매장. 러너를 위한 휴식공간과 라커를 운영하고 있다. 2026.08.02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일요일인 지난 2일 오후 찾은 서울 종로구 서촌은 더 이상 전통 한옥마을만은 아니었다.  한복 대여점과 한식당이 있던 거리에는 대형 상가 공사장이, 대로변에는 '올리브영', '스타벅스' 등 대형 브랜드가 들어섰다.  '살로몬 트레일런 서울'에 이어 프로스펙스와 나이키 등 스포츠 브랜드들도 입점을 검토하고 있다.

골목 풍경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고풍스러운 기와지붕 아래로 통유리와 철제 프레임을 두른 현대식 상가가 들어섰고, 반세기 넘게 자리를 지켜온 백반집이 있던 자리에는 새 상가 공사가 한창이었다. 한옥 골목 특유의 정취 대신 쇼핑백과 시향지를 든 방문객들이 거리를 채우고 있었다.

 

스포츠용품점 앞에서 만난 30대 직장인 B씨는 "주말이나 퇴근 후 러닝을 하러 자주 온다"며 "한 바퀴 뛰고 나면 쉴 곳과 즐길 곳이 많아 자주 찾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신연경 인턴기자=약 반세기 동안 자리를 지킨 노포 '청하식당'이 있던 자리. 공사 현장 앞으로는 '아디다스 퍼포먼스 서촌'과 여러 패션 브랜드 쇼룸이 서 있다. 2026.08.06.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연경 인턴기자=약 반세기 동안 자리를 지킨 노포 '청하식당'이 있던 자리. 공사 현장 앞으로는 '아디다스 퍼포먼스 서촌'과 여러 패션 브랜드 쇼룸이 서 있다. 2026.08.06.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촌은 노포와 소규모 상점이 있던 자리에 대자본이 투입되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 한창이다. 화려한 플래그십 스토어 뒤로는 지역의 숨결을 지키던 소상공인들의 씁쓸한 퇴장을 보게 된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가 운영해 서촌의 상징적 문화 공간이었던 '책방오늘'은 치솟는 임대료를 견디지 못하고 지난달 문을 닫았다. 공실이 된 책방 양 옆으로는 화장품 회사와 잡화점이, 맞은편에는 러닝 용품 편집숍이 자리했다. 48년간 자리를 지킨 노포 '청하식당'이 헐린 자리에도 벌써 신축 상가가 올라서고 있다.

서촌에서 돌담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면 북촌 '차 없는 거리'가 나타난다. 지난 2일 이곳은 뙤약볕 아래서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2022년 이후 국립현대미술관 인근에 차례로 둥지를 튼 '논픽션 삼청'과 '탬버린즈 삼청 플래그십 스토어'를 필두로 북촌 골목은 유명 향수 브랜드가 들어선 '향수 거리'로 탈바꿈했다. 옹기 장인이 운영하던 '징광옹기'가 문을 닫은 자리도 새로운 향수 매장이 입점 준비 중이다.

 

이날 북촌을 찾은 대학생 A씨는 "옛날에는 경복궁 주변 분위기가 좋아 힐링하러 왔는데, 요즘은 성수만큼은 아니지만 유명 플래그십 스토어가 많아져 쇼핑하러 자주 온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신연경 인턴기자 = 지난 2일 '차 없는 거리'로 운영 중인 북촌 일대 골목을 찾은 방문객. 인근 주차장 입구는 자리를 찾는 차량이 줄지어 서 있다. 2026.08.02.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연경 인턴기자 = 지난 2일 '차 없는 거리'로 운영 중인 북촌 일대 골목을 찾은 방문객. 인근 주차장 입구는 자리를 찾는 차량이 줄지어 서 있다. 2026.08.02.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수치로 본 상권의 온도는 이미 임계점을 넘어섰다. 올해 1분기(1~3월) 서울시 상권분석서비스에 따르면 북촌 가회동은 '서울시 뜨는 상권' 6위에 올랐다. 서촌 청운효자동의 점포 수는 전 분기 대비 감소했지만 매출액과 유동인구가 전년 동 분기 대비 모두 증가했다. 두 지역 전부 업종 분포에서는 외식업 비중이 줄고 소매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으며, 소비 트렌드 중 의류 분야 비중은 북촌과 서촌 각각 11.6%, 9%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조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4~6월) 북촌은 소규모 상가 공실률 0.0%를 기록했다. 중대형 상가도 공실률 1.9%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서촌도 소규모 상가 공실률이 8.6%로 타 지역 공실률과 비교하면 낮은 편이다.

임대료와 지가 역시 오름세다.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알스퀘어 문지형 이사는 "서촌은 '주7일 상권'으로 부상하며 중형 이상 매물은 씨가 마른 상태"라며 "북촌로 3층 건물의 월세가 5000만원에다 서촌 통의동 매물은 권리금이 3억~5억원 선에 형성 중"이라고 설명했다.

서촌의 한 공인중개사는 "5년 전과 비교해 시세가 몇 배나 올랐고 메인 도로 쪽은 평(3.3㎡)당 1억원을 호가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촌의 한 공인중개소가 내놓은 상가 건물의 매매 호가는 청운동이 평당 약 5000만원, 통의동이 평당 약 1억3000만원이다.

[서울=뉴시스] 신연경 인턴기자=지난 2일 주말 차량 운행이 제한된 북촌 상권 골목길. '말본 골프'를 비롯한 플래그십 스토어가 들어선 거리에 관광객이 지나가고 있다. 2026.08.0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연경 인턴기자=지난 2일 주말 차량 운행이 제한된 북촌 상권 골목길. '말본 골프'를 비롯한 플래그십 스토어가 들어선 거리에 관광객이 지나가고 있다. 2026.08.0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지역 주민들이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으로 불편을 호소할 정도다. 종로구청은 지난 2024년 북촌 한옥 거리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특별관리구역 '레드존'을 지정하고 관광객 통행 시간을 오전 10시~오후 5시로 제한한 상태다.

문 이사는 "중화권 단체관광객 중심이었던 방문객 구성이 최근에는 내국인 MZ세대와 서구권 개별관광객 비중이 늘어나며 유동인구가 변하고 있다"며 "아직은 북촌과 서촌이 한옥의 골목 정취를 유지하며 성수동보다 정체성 소멸 속도가 늦지만 임대료·권리금 상승, 대형 자본의 유입이 계속되면 장기적으로 상권의 획일화와 정체성 약화가 불가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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