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가 낮춘 매물 속속 등장…출구전략 찾는 강남 집주인들[세제 개편, 그 이후①]
등록 2026/08/08 07:00:00
초고가단지 세 부담 급증…은퇴 고령층 직격탄
관망세 속 급매 등장…매물 점진적으로 나올 듯
비거주1주택자 움직이면 임대차시장도 '흔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서울 압구정동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5.10.10. myjs@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0/10/NISI20251010_0021009158_web.jpg?rnd=20251010140122)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서울 압구정동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5.10.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거주하는 A씨는 이번 세제 개편으로 보유세 부담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늘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내후년부터 양도소득세 공제 한도가 적용되면 집을 처분하더라도 세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 결국 더 저렴한 단지를 찾아 동네를 떠나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3일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뒤 강남 부촌 집주인들은 주택 매도 여부와 시점을 두고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이미 일부 단지에선 호가를 낮춘 매물이 하나둘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세 부담 증가가 현실화하는 시점에 맞춰 점진적으로 매물이 출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8일 네이버 부동산에 따르면 지난 7일 압구정동 신현대에서 전용면적 155㎡가 77억원에 급매물로 나왔다. 같은 날 다른 동에서도 78억원의 매물이 등록됐다. 해당 단지 같은 평형으로 지난달 25일 77억9000만원에 거래가 체결된 사례가 있으나 이를 제외하면 올해 상반기 대부분 85억~86억원 선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이보다 7~9억원 가량 낮아진 수준으로 매물이 나오는 셈이다.
압구정동 B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매물이 많이 나오진 않지만 나이 드신 분들 사이에서 매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호가를 조금씩 낮추는 추세"라고 전했다.
이번 세제 개편에 따라 내년부터는 1주택자라 하더라도 과세표준 12억(시가 약 44억5000만원)을 넘으면 종합부동산세 세율이 상향 조정된다. 세액공제도 내년 800만원, 2028년 이후 600만원으로 한도가 생기고 세부담 상한도 150%에서 200%로 오른다.
이에 따라 실거주를 하더라도 시가 40억원~50억원 이상의 초고가 주택을 보유한 경우 종합부동산세 부담이 대폭 늘어난다. 비거주 1주택자의 경우 기본공제금액이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줄어드는 데다 보유공제가 거주공제로 전환돼 타격이 더 크다.
고가 단지는 양도세도 큰 폭으로 증가한다. 장기거주소득공제 한도가 2028년 20억원, 2029년 이후 10억원으로 신설되면서, 장기보유자를 중심으로 양도세가 기존보다 수억원에서 많게는 10억 이상 늘어나는 사례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수십년간 집을 보유해 시세 차익이 크지만 수입은 뚜렷하지 않은 은퇴 고령층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압구정동 집합건물 소유자 중 60대 이상은 7328명으로 전체의 44.6%를 차지한다.
아직 시장 전반으로 보면 관망 기류가 강하다. 제도 시행까지 여유가 있는 만큼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지기보다는 단계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보유세 과세기준일 직전인 내년 5월이나 양도세 공제 한도 적용 직전인 내년 말 등이 기점으로 거론된다.
고령층 집주인 일부는 고소득 자녀의 지원을 받아 제도가 재차 변경될 때까지 '버티기'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매각 대신 증여를 선택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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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이 나와도 강력한 대출 규제가 작동하는 이상 사실상 현금 부자만 접근 가능하다. 이에 초고가주택이 단순 주거 공간을 넘어 사회적 위치와 경제력을 보여주는 '지위재'의 성격을 공고히 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세제 개편의 여파는 임대차 시장으로도 번질 전망이다. 비거주 1주택자가 실거주로 복귀하면 임차인은 새로운 주거지를 찾아야 한다. 임대차 상태를 유지하더라도 집주인이 늘어난 세금 충당을 위해 전셋값을 올리거나 반전세·월세로 전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A씨는 "우리한테 세금을 많이 매기면 결국 그게 어디로 가겠나. 다 세를 든 사람한테 내려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임차인들의 주거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늘어난 보유 부담을 월세 형태의 현금흐름으로 회수하려는 임대인들의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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