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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조숙증 억제 치료제, '키 크는 주사' 아냐…근거 없어"

등록 2026/07/27 18:44:50

한국보건의료연구원, 국내 연구 근거 및 현황 분석

"진단 아동엔 효과…일반 아동 '키 향상' 근거 없어"

[서울=뉴시스]성조숙증은 또래보다 빠른 키 성장과 조기 2차 성징이다. (사진= 유토이미지 제공) 2026.05.1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성조숙증은 또래보다 빠른 키 성장과 조기 2차 성징이다. (사진= 유토이미지 제공) 2026.05.14.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강진아 기자 = 성조숙증 진단을 받지 않은 아동에게 키 성장 목적으로 성조숙증 억제 주사제를 사용했을 때 그 효과를 뒷받침할 근거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27일 성조숙증 억제 치료제(GnRH 유사체)의 효과성·안전성과 국내 치료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성조숙증은 사춘기가 또래보다 비정상적으로 빨리 시작되는 질환이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성인이 됐을 때 최종 키가 줄어들거나 심리·사회적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

GnRH 유사체는 현재 국내외 임상진료지침에서 성조숙증으로 진단된 아동에게 사춘기 진행을 조절하기 위해 사용하는 표준 치료다. 그러나 최근엔 성조숙증 진단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조기 사춘기 또는 정상 사춘기 아동에게도 키 성장을 위해 치료하는 사례가 보고돼 과학적 근거를 확인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지난 2020년 1월부터 2025년 6월까지 건강보험 청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성조숙증으로 진단받고 성조숙증 억제 주사제를 처방받은 환자는 21만5628명으로 나타났다. 청구 금액은 약 6215억원이다. 전체 환자의 약 86%는 여아였고, 진료의 약 87%는 소아청소년과에서 이뤄졌다.

연구진은 국내외 임상진료지침을 검토한 결과, GnRH 유사체가 성조숙증으로 진단된 아동에게 효과와 안전성이 확인된 표준 치료임을 확인했다. 반면 성조숙증으로 진단되지 않은 조기 사춘기 또는 정상 사춘기 아동의 최종 성인 키를 늘린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안전성 지표로 평가한 체질량지수(BMI·비만 정도를 평가하는 지표)는 치료군과 대조군 간 유의한 차이가 없는 반면, 초경은 평균 약 1.5년 늦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구 간 결과 차이가 커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5년 내 성조숙증으로 병원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아동의 보호자 1000명도 조사했다. 의료기관을 처음 방문하게 된 계기는 '2차 성징 발현 지연'이 49.2%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비만·과체중'(17.2%), '키 성장 기간 연장'(14.2%), '키가 작아서'(12.6%) 순이었다. 치료의 주 목적으로 '2차 성징 지연'이 58%로 가장 많았고, '최종 신장 증가’가 24.9%로 뒤를 이었다.

성조숙증 진단 기준을 알고 있다는 응답은 59.4%, 성조숙증 치료와 성장호르몬 치료의 차이를 알고 있다는 응답은 51.2%에 그쳤다. 응답자의 48%가 치료에 우려를 갖고 있었으며, 부작용(62.7%), 정서·심리적 영향(41.4%), 치료 비용 부담(33.6%) 순이었다.

성조숙증 치료제 처방 경험이 있는 의료진 17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도 이뤄졌다. 응답자의 78%가 골 연령이 역연령보다 최소 1년 이상 앞선 경우를 성조숙증 진단 기준으로 인식했다. 예를 들어 실제 나이는 8살인데, 뼈 나이가 9~10살 이상 측정될 정도로 뼈가 비정상적으로 빨리 나이 들고 있을 때 치료가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또 응답자의 61.6%는 성조숙증 진단 이후 경과 관찰 등을 이유로 치료를 연기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지난해 1월 시행된 건강보험 요양급여 고시 개정은 진단 및 치료 기준이 보다 명확해졌다는 이유로 60.5%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와 함께 임상 현장을 반영한 기준과 환자 대상 안내 자료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연구책임자인 윤지은 연구위원은 "성조숙증으로 진단 기준을 충족하지 않는 일반 아동에게는 현재까지 사용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보호자와 의료진이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합리적인 치료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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