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안목해변에 상어가?…동해 온난화가 불러온 먹이사슬의 경고[사이언스 PICK]
등록 2026/07/05 10:58:02
수정 2026/07/05 11:04:24
4일 강릉 안목해변·경포해변서 상어 목격 신고…올해 동해안 대형 상어류 출현 46건
동해 수온 57년간 2.04도 급등…전 세계 평균보다 2배 이상 빠른 '아열대화'
고등어·참다랑어 등 난류성 먹이 쫓아 상위 포식자 상어까지 대거 이동
![[강릉=뉴시스] 강릉 경포해수욕장 오리바위 다이빙대 모습. (사진=강릉시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4/11/29/NISI20241129_0001716046_web.jpg?rnd=20241129075834)
[강릉=뉴시스] 강릉 경포해수욕장 오리바위 다이빙대 모습. (사진=강릉시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강릉 앞바다에서 상어 출몰 신고가 접수되는 등 최근 국내에서 상어 목격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본격적인 여름 피서철을 앞두고 동해안 상어 증가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따뜻해진 동해와 달라진 먹이 생물의 분포가 상위 포식자인 상어의 이동까지 끌어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강릉해경 등에 따르면 전날 강원 강릉 안목해변 동쪽 해상에서 상어가 출몰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같은 날 경포해변 앞바다에서도 상어 목격 신고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동해안에서 상어가 확인되는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올해는 출현 빈도가 예년보다 뚜렷하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가 최근 동해안 대형 상어류 출현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출현 건수는 46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2건과 비교하면 3.8배 늘어난 규모다.
수과원이 공개한 2024∼2026년 월별 대형상어 출현 현황에서도 올해 증가세는 뚜렷하다. 1∼4월에는 낮은 수준이던 출현 건수가 5~6월 들어 급증했다.
상어가 동해안에 더 자주 나타나는 배경으로는 수온 상승이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수과원은 올해 4∼6월 동해안 평균 표층수온이 16.3도로 평년보다 1.1도, 지난해보다 1.9도 높았다고 분석했다.
같은 시기 동해안에서 대형 상어류 출현이 늘어난 만큼, 높아진 수온이 상어의 활동 범위와 출현 가능성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는 것이다.
수온 상승은 상어만 직접 움직이는 요인이 아니다. 더 중요한 변화는 먹이 생물의 이동이다. 수과원은 고등어와 참다랑어 등 대형 상어류의 먹이가 되는 난류성 어종이 동해안으로 분포를 확대하면서 상어 유입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바다가 따뜻해지면 따뜻한 물을 선호하는 어종의 서식 범위가 북쪽이나 동쪽으로 넓어지고, 이들을 먹이로 삼는 포식자도 뒤따라 이동할 수 있다.

경북 영덕에서 발견된 청상아리의 모습. (사진=국립수산과학원) *재판매 및 DB 금지
해양 생태계에서 상어는 먹이망의 상위 단계에 있는 포식자다. 상위 포식자의 출현 변화는 특정 생물 한 종의 이동만으로 설명되기 어렵다. 수온, 해류, 먹이 어종의 분포, 계절별 산란과 회유, 조업 해역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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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올해 동해안에서는 표층수온 상승, 난류성 먹이원 확대, 대형 상어류 출현 증가가 같은 방향으로 관측됐다는 점에서 기후변화와 생태계 변화의 연결고리를 짚어볼 수 있다.
동해는 국내 주변 해역 가운데 수온 상승 폭이 큰 바다로 꼽힌다. 국립수산과학원의 해양수산 분야 기후변화 분석에 따르면 1968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57년간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표층수온은 1.58도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 지구 평균 표층수온 상승 폭 0.74도보다 두 배 이상 빠른 속도다. 특히 동해 표층수온은 2.04도 올라 국내 해역 중 상승 폭이 가장 컸다.
동해의 온난화는 어종 지도를 바꾸고 있다. 과거 남쪽 바다에서 주로 확인되던 난류성 어종이 동해에서 더 자주 나타나고, 고등어와 참다랑어처럼 상어의 먹이가 되는 어종의 분포도 넓어지고 있다.
상어 출현 증가는 이런 먹이망 변화가 상위 포식자 단계까지 이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바닷물 온도가 오르면 먼저 작은 생물과 어류의 분포가 달라지고, 이후 이들을 따라 더 큰 포식자가 이동하는 연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올해 출현 건수 증가를 곧바로 상어 개체 수 자체가 폭증했다는 의미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수과원이 집계한 것은 동해안에서 확인된 대형 상어류 출현 건수다. 실제 개체군 규모 변화는 장기적인 표본 조사와 생태 연구가 더 필요하다. 신고 빈도, 어선 조업 위치, 혼획 사례, 관측 여건 변화도 통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럼에도 올해 동해안의 변화는 뚜렷하다. 강릉 안목해변 앞바다에서 실제 신고가 접수됐고, 동해안 대형 상어류 출현은 전년 동기 대비 3.8배 늘었다. 같은 기간 동해안 표층수온은 평년과 지난해보다 높았고, 고등어와 참다랑어 등 난류성 먹이원의 분포 확대도 확인됐다.
기후변화는 해수면 상승이나 폭염처럼 육상에서만 관측되는 현상이 아니다. 바다에서는 수온 상승과 해류 변화, 어종 분포 변화, 먹이망 재편의 형태로 나타난다. 동해안의 상어 증가 현상은 빠르게 데워지는 바다가 먹이망과 포식자의 이동을 어떻게 바꾸는지 보여주는 생태계 변화의 단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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