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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온 태국 걸작 '걷는 부처'…왜 걸을까

등록 2026/06/27 14:56:14

국중박 특별전 '어메이징 타일랜드' 대표작

도리천 강하 설화에서 탄생한 독창적 불상

서념처 수행과 중생 구제 정신 형상화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22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미술명품전’ 언론공개회에서 참석자들이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태국의 역사와 미술을 대규모로 소개하는 특별전으로 태국 전역 21개 국립기관에서 출품한 작품을 포함해 조각과 회화, 공예 등 214건 239점을 선보인다. 2026.06.22.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22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미술명품전’ 언론공개회에서 참석자들이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태국의 역사와 미술을 대규모로 소개하는 특별전으로 태국 전역 21개 국립기관에서 출품한 작품을 포함해 조각과 회화, 공예 등 214건 239점을 선보인다. 2026.06.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붉은 벽돌길 끝에서 부처가 걸어온다.

왼발을 앞으로 내딛고 오른발 뒤꿈치를 살짝 든 채 연화대좌 위를 걷는다. 옷자락은 바람에 흩날리는 듯 가볍고, 왼손은 가슴 높이에서 중생을 향해 내민다.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미술명품전'의 대표작인 '걷는 부처'다. 좌상이나 입상에 익숙한 한국 관람객에게는 낯선 모습이다.

태국어로 '빵리라(Pang Li-la)'라 불리는 이 불상은 단순히 걷는 동작을 표현한 조각이 아니다. 태국 불교가 바라본 부처의 모습을 담은 상징이다.

[서울=뉴시스] '도리천에서 내려오는 부처를 묘사한 의례용 그림, 프라봇', 라따나꼬신, 19세기, 직물에 채색, 아톤 시리깐트라폰 기증, 태국 국립박물관 중앙수장고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2026.06.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도리천에서 내려오는 부처를 묘사한 의례용 그림, 프라봇', 라따나꼬신, 19세기, 직물에 채색, 아톤 시리깐트라폰 기증, 태국 국립박물관 중앙수장고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2026.06.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부처는 왜 걸을까.

걷는 부처의 기원은 '도리천 강하' 설화에서 찾을 수 있다.

부처는 세상을 떠난 어머니 마야부인을 위해 도리천에 올라가 설법한 뒤 인간 세상으로 내려왔다고 전해진다. 수코타이 왕국은 이 장면을 독립된 불상으로 형상화했다.

노남희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앉아 있거나 서 있는 불상이 부처의 생애와 깨달음의 순간을 상징하듯, 걷는 부처 역시 부처의 전설적인 행적에서 비롯됐다"며 "도리천에서 걸어 내려오는 부처의 모습을 단독 예배 대상으로 형상화한 것은 태국 불교미술에서 처음 등장한 혁신적인 시도"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22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미술명품전’ 언론공개회에서 참석자들이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태국의 역사와 미술을 대규모로 소개하는 특별전으로 태국 전역 21개 국립기관에서 출품한 작품을 포함해 조각과 회화, 공예 등 214건 239점을 선보인다. 2026.06.22.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22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미술명품전’ 언론공개회에서 참석자들이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태국의 역사와 미술을 대규모로 소개하는 특별전으로 태국 전역 21개 국립기관에서 출품한 작품을 포함해 조각과 회화, 공예 등 214건 239점을 선보인다. 2026.06.22. [email protected]

중생에게 먼저 다가가는 부처

걷는 부처가 특별한 이유는 움직임 자체보다 그 안에 담긴 의미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좌상은 중생이 올려다보는 부처이고, 사유상은 깊은 명상과 사색의 부처"라며 "걷는 부처는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먼저 다가가는 부처의 모습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방 상좌부불교에서는 걷는 행위 자체도 수행으로 여긴다. 발을 옮기는 매 순간 자신의 몸과 마음을 알아차리는 '행선(걷기 명상)' 역시 이러한 불교관을 보여준다.

결국 걷는 부처는 움직이는 불상이 아니라, 세상 속으로 들어가 중생과 함께하는 부처를 형상화한 것이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22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미술명품전’ 언론공개회에서 참석자들이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태국의 역사와 미술을 대규모로 소개하는 특별전으로 태국 전역 21개 국립기관에서 출품한 작품을 포함해 조각과 회화, 공예 등 214건 239점을 선보인다. 2026.06.22.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22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미술명품전’ 언론공개회에서 참석자들이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태국의 역사와 미술을 대규모로 소개하는 특별전으로 태국 전역 21개 국립기관에서 출품한 작품을 포함해 조각과 회화, 공예 등 214건 239점을 선보인다. 2026.06.22. [email protected]

상좌부불교의 '사념처(四念處)' 수행

불교미술사에서 '걷는 부처'는 매우 이례적인 존재다. 대부분의 불상이 명상과 깨달음의 정적인 순간을 보여준다면, 태국의 걷는 부처는 깨달음이 세상으로 향하는 과정을 형상화한다.

'걷는 부처'는 남방 상좌부불교의 핵심 수행 체계인 '사념처(四念處)'와도 깊은 종교적 연결고리를 갖는다. '사념처경'에 따르면 행(行)·주(住)·좌(坐)·와(臥), 즉 걷고, 서고, 앉고, 눕는 모든 일상이 곧 수행의 연장선이다.

특히 '행선(行禪·걷기 명상)'은 발을 들어 올리고 앞으로 내딛고 바닥에 딛는 매 순간의 감각과 마음의 변화를 온전히 관찰하는 수행법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걷는 부처는 단순히 이동하는 존재가 아니다. 한 걸음 한 걸음이 수행이며, 그 발걸음마다 중생을 향한 자비와 전법의 의미가 담겨 있다.

걷는 부처, 수코타이 14세기. 수코타이 시대 태국의 가장 독창적인 예술품이자, 고전기 태국 불교미술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재판매 및 DB 금지

걷는 부처, 수코타이 14세기. 수코타이 시대 태국의 가장 독창적인 예술품이자, 고전기 태국 불교미술을 대표하는 작품이다. *재판매 및 DB 금지

태국 불교미술을 대표하는 걸작

걷는 부처는 13~15세기 수코타이 왕국에서 처음 등장했다.

장인들은 한 발을 내딛는 순간의 균형과 움직임을 청동 조각으로 구현했고, 유려한 옷주름과 길게 뻗은 신체 비례를 통해 실제로 걸어오는 듯한 생동감을 완성했다.

유 관장은 "우리에게 반가사유상이 있다면 태국에는 걷는 부처가 있다"며 "조각적 완성도는 물론 중생에게 다가가는 자비의 정신까지 담은 태국 불교미술의 대표작"이라고 평가했다.

'걷는 부처'를 비롯한 태국의 대표 문화유산 239점을 만날 수 있는 이번 특별전은 오는 9월 6일까지 열린다.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22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미술명품전’ 언론공개회에서 참석자들이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태국의 역사와 미술을 대규모로 소개하는 특별전으로 태국 전역 21개 국립기관에서 출품한 작품을 포함해 조각과 회화, 공예 등 214건 239점을 선보인다. 2026.06.22.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22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미술명품전’ 언론공개회에서 참석자들이 작품을 둘러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태국의 역사와 미술을 대규모로 소개하는 특별전으로 태국 전역 21개 국립기관에서 출품한 작품을 포함해 조각과 회화, 공예 등 214건 239점을 선보인다. 2026.06.22.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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