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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플리백은 당신"…세 명의 배우가 그리는 1인극 '플리백'

등록 2026/06/23 19:01:42

수정 2026/06/23 19:52:25

국내 초연 여성 1인극…김히어라·김주연·김규남 출연

수위 높은 성적 농담과 욕설 담겨…"대본 보고 충격"

김히어라 "누구나 이 대본에 하나쯤은 자기 모습 있어"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연극 '플리백' 배우 김히어라가 23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전막 시연을 하고 있다. 2026.06.2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연극 '플리백' 배우 김히어라가 23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전막 시연을 하고 있다. 2026.06.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무대 위에서 이렇게 솔직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을까요."

류주연 연출은 23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열린 연극 '플리백' 프레스콜에서 작품의 매력에 대해 "솔직함"을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굉장히 솔직하고, 선정적인 경험들이 막 쏟아져 나온다. 처음엔 사실 충격적이었다"면서도 "아주 깊은 속내의 진실함까지 드러낼 수 있을 때 진짜를 만날 수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지난 19일 개막한 '플리백'은 성적 농담과 파격적인 유머로 가득한 여성 1인극이다.

런던의 한 골목에서 기니피그 카페를 운영하며 살아가는 주인공 플리백은 돌발적인 행동과 성적 농담, 냉소적인 유머로 웃음을 자아내지만, 그 이면에는 외로움과 죄책감, 상실과 자기혐오가 깊이 자리하고 있다.

2013년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첫선을 보인 작품은 2016년 BBC와 아마존을 통해 TV 시리즈로 제작됐다. 작품을 쓰고 직접 출연한 피비 윌러 브리지는 에미상에서 작품상과 여우주연상, 각본상 등을 수상했다.

주인공은 시도 때도 없이 성적 농담을 하고 욕설을 하는 등 거침이 없다. 한국 관객들에게 다소 낯설 수 있는 설정이지만 류 연출은 "한국적으로 바꾸기 보다 거의 그대로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랑, 외로움이라는 지점이나 결국 인간에게는 서로가 전부라는 게 만국공통이지 않나. 동서양이나 나이를 떠나 인간이 공감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 생각했다"며 "선정적인 지점도 약화시키거나 감추지 않으려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연극 '플리백' 배우 김주연이 23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전막 시연을 하고 있다. 2026.06.2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연극 '플리백' 배우 김주연이 23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전막 시연을 하고 있다. 2026.06.23. [email protected]

이번 한국 초연에서는 배우 김히어라와 김주연, 김규남이 무대에 올라 각기 다른 매력의 플리백을 선보인다.

높은 수위의 유머를 소화해야 하는 만큼 배우들의 도전도 만만치 않았다. 작품을 제작한 이길준 프로듀서는 "작품을 택한 연출과 배우들의 용기가 필요하다 생각했다. 작품의 수위나 욕설이 강해서 배우들이 고민할 거라 생각했는데, 온몸을 던져 플리백이 되어줘서 고맙다"고 할 정도다.

배우들도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의 부담과 고민을 숨기지 않았다.

김히어라는 민망한 대사 때문에 "밖에선 연습도 할 수 없었다"고 떠올리며 웃었다.

이어 "누구나 드러내지 않아도 이 대본에 하나쯤은 자기 모습이 있을 거다. 나도 멋진 척, 쿨한 척하지만 자기혐오적인 모습도  있고, 어두운 감정에 머물 때도 있다"며 "플리백의 그런 모습을 보며 나도 힘을 얻었다"고 고백했다.

김주연 역시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의 당혹감을 드러냈다. 그는 "관객들 앞에 어떤 얼굴로 서있어야 할지 상상도 안 되는 대본이었다"면서도 "여성 코미디 1인극이라는 게 정말 흔치 않다. 내 인생에서 이런 작품을 언제 또 해보겠나 싶어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8, 9년 만에 다시 연극 무대에 서는 김규남은 "나도 20대 초반에 나를 깎아내리면서 남을 웃긴 시기가 있었기에 플리백에 감정 이입이 됐다"며 "연기자로서는 또 다른 캐릭터로 변신하고 싶어 큰 용기를 냈다"고 강조했다.

배우들은 발칙한 대본 안에 담긴 깊은 메시지에 주목했다.

김히어라는 "이 작품은 '우리는 더 나아질 수 있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누구나 가진 실수와 상처, 자기 혐오 같은 것들을 그대로 바라보고 인정할 것인지를 묻는다"며 "관객들도 그런 메시지를 받고 가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김주연은 "26살의 플리백은 자신에게 닥친 시련과 문제들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풀어나간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홀로 외로워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연극 '플리백' 프로듀서 이길준(왼쪽부터), 연출 류주연, 배우 김주연, 김히어라, 김규남이 23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6.06.2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연극 '플리백' 프로듀서 이길준(왼쪽부터), 연출 류주연, 배우 김주연, 김히어라, 김규남이 23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6.06.23. [email protected]

이번 공연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무대에 서는 배우에 따라 연출도 달라진다는 점이다.

이길준 연출은 "각자가 생각하는 플리백이 관객에게 최대한 전해지면 좋겠단 생각에 무대 구성이나 LED 화면, 음향, 조명 등을 모두 다르게 디자인했다"고 소개했다.

관객과 소통에 능한 김히어라의 무대는 원작의 스탠딩코미디 형식에 가장 가깝게 구성됐다. 여기에 클로즈업 화면으로 표정과 감정을 생생하게 드러낸다.

오랜 무대 경험이 있는 김주연은 다양한 소품을 두고 드라마성을 더욱 강화했고, 김규남은 이 둘의 중간 지점에서 여러 개의 의자를 두고 이야기를 풀어간다.

류 연출은 "세 개의 무대가 되면서 동시에 세 작품을 연출하는 것 같은 초유의 사태는 처음이었다"고 웃으며 "이 선택이 좋았단 생각이 든다. 관객에게는 꼭 작품을 (각기 다른 배우로) 세 번을 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1, 2, 3번의 플리백을 보고 나면 네 번째 플리백은 나 자신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플리백'은 오는 9월 6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된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연극 '플리백' 배우 김규남이 23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전막 시연을 하고 있다. 2026.06.23.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연극 '플리백' 배우 김규남이 23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전막 시연을 하고 있다. 2026.06.2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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