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이 바꾼 세계 질서…중국은 뜨고, 미국 신뢰는 흔들
등록 2026/06/17 16:03:10
수정 2026/06/17 17:00:23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에 중국 최대 수혜
호르무즈 리스크·美 안보 신뢰 약화에 저성장 우려
![[오만만=AP/뉴시스] 16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동발 석유·가스 공급 차질과 가격 급등은 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며 중국의 영향력을 키우는 반면,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저성장·고물가 우려는 장기화할 전망이다. 사진은 오만만에서 유조선과 화물선들이 호르무즈 해협과 아라비아해를 잇는 항로를 따라 운항하고 있다. 2026.06.17.](https://img1.newsis.com/2026/06/16/NISI20260616_0001342576_web.jpg?rnd=20260616224609)
[오만만=AP/뉴시스] 16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동발 석유·가스 공급 차질과 가격 급등은 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며 중국의 영향력을 키우는 반면,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저성장·고물가 우려는 장기화할 전망이다. 사진은 오만만에서 유조선과 화물선들이 호르무즈 해협과 아라비아해를 잇는 항로를 따라 운항하고 있다. 2026.06.17.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에너지 공급 충격은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전쟁이 촉발한 세계 경제와 에너지 질서의 구조적 변화는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6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동발 석유·가스 공급 차질과 가격 급등은 재생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며 중국의 영향력을 키우는 반면,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저성장·고물가 우려는 장기화할 전망이다.
한국·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은 단기적으로 석탄 등 오염 연료 사용을 늘리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태양광·풍력·원자력 등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지난 4월에는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풍력·태양광 발전량이 가스 발전량을 앞질렀다.
이 같은 재생에너지 전환의 최대 수혜자는 중국이다. 중국은 풍력 터빈, 고압 케이블, 태양광 패널, 배터리, 에너지 관리 소프트웨어 등 현대 에너지 인프라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세계를 압도하고 있다.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가 진행될수록 중국이 각국의 에너지 안보에 미치는 영향력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에너지 컨설팅 기업 우드 매켄지는 "중국은 이번 에너지 재편의 명백한 승자"라고 평가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중단을 추진하면서 미국이 관련 산업의 기술적·산업적 우위를 중국에 넘겨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전쟁으로 미국과 유럽 동맹국 간 균열이 심화된 점 역시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 확대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쟁이 끝나더라도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이 과거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이란은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번 전쟁을 통해 언제든 해상 교역을 방해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모리스 옵스트펠드는 "호르무즈 해협이 과거처럼 자유 통항이 보장되는 곳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전쟁으로 이란의 역내 영향력이 오히려 커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전쟁이 미국의 안보 제공 능력에 대한 신뢰도 약화시켰다고 평가했다. 브라운대 정치학자 마크 블라이스는 "미국 해군의 핵심 임무 중 하나는 항행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었지만, 이번 전쟁은 미국이 바다를 항상 개방된 상태로 유지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이번 전쟁으로 세계 경제는 저성장·고물가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세계은행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9%에서 2.5%로 하향 조정했다.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4.2% 상승해 3년 만에 처음으로 4%를 넘어섰고, 월가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최소 한 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지난주 기준금리를 2.25%로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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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인더밋 길은 "올해 초만 해도 인플레이션 둔화와 성장 회복으로 전망을 상향할까 검토했었다"며 "이제 세계 경제는 더욱 불안정한 국면에 접어들었고, 이는 장기 투자와 성장에 결코 좋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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