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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버그·바퀴벌레 폭증"…덩달아 바빠진 '이 업계'

등록 2026/05/30 10:01:00

상담 건수 20% 폭증하고 매출 집중되는 극성수기

방역업계, '지구온난화'와 '조경 사업' 원인으로 꼽아

전문가 "생태학적 접근 고려한 방역 시스템 필요"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지난해 6월 30일 오전 인천 계양구 계양산 정상에서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 무리가 등산로와 등산객들에게 들러붙으며 불쾌감을 주고있다.  2026.05.30. amin2@newsis.com

[인천=뉴시스] 전진환 기자 = 지난해 6월 30일 오전 인천 계양구 계양산 정상에서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 무리가 등산로와 등산객들에게 들러붙으며 불쾌감을 주고있다.  2026.05.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강은정 기자 = 무더워진 날씨만큼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 일본바퀴 같은 여름철 불청객들이 찾아오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러브버그로 몸살을 앓은 인천 계양구는 이미 방역에 착수했고 서울도 러브버그와 팅커벨(동양하루살이) 대비 체계를 갖췄다. 이 같은 지방자치단체(지자체)의 선제적 대응에 발맞춰 방역 업계 중소기업들도 쉴 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방역·소독 전문업체 이한씨앤비의 노계식(64) 대표는 30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기후 위기로 러브버그뿐 아니라 바퀴벌레도 급속도로 번식하면서 상담 문의가 20% 증가했다"고 말했다.

1980년대 방역업이 허가제이던 '소독관리인' 시절부터 업계에 종사해 온 노 대표는 "코로나19를 시작으로 최근 기후변화까지 더해지면서 지자체, 보건소, 일반 소비자 등 우리를 찾는 발걸음이 많아졌다"고 했다. 작년 여름 러브버그 대량 출몰로 뜨거웠던 계양구의 경우, 지난해 접수된 러브버그 관련 민원이 전년 대비 약 7.6배 급증했다.

요즘 방역 업계의 고민거리에는 러브버그, 팅커벨뿐 아니라 빈대와 일본 바퀴가 추가됐다. 노 대표는 "3~4년 전부터 외국인 기숙사를 중심으로 빈대가 엄청나게 늘었다. 일본바퀴도 남부 지방에만 있었는데 서울까지 다 퍼져서 상담이 굉장히 많이 들어온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도심 속 곤충 대출몰의 원인으로 '지구온난화'와 '조경 사업'을 꼽는다.

세계기상기구(WMO)의 '전 지구 기후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1.44℃ 상승했고 최근 3년(2023~2025년)은 역대 가장 무더운 해 1~3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기온이 올라가면 곤충의 생리 활동과 신진대사가 활발해져 특정 개체군의 증가로 이어진다.

조경 사업으로 가꾼 도시 녹지가 해충의 은신처가 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노 대표는 "정원이나 공원이 자연적으로는 좋지만 해충이 살 수 있는 환경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오래된 공동 주택이나 아파트 주변에서 바퀴벌레가 많이 나타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노 대표는 인체·보건, 농축산·수산과 달리 곤충 방역과 관련해서 '해충'과 '익충' 구분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러브버그도 토양 개선에 기여하는 부엽토의 활성화를 돕고 있지만, 개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생활불쾌곤충' 신세가 됐다는 것이다. 생활불쾌곤충은 보건·환경 분야에서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진 않지만 일상 속 위생 문제, 사회적 불편을 유발하는 곤충을 의미한다.

해충을 잡는 포충장비 회사인 이레그린의 강재경(65) 대표는 전체 매출의 70%가 4~7월에 집중된다고 밝혔다. 극성수기인 여름철이 되면 식당 등지에서 파리, 모기를 잡는 실내 포충기 주문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해충 발생이 늘면서 업계 규모도 전반적으로 커지고 시장에 신규 업체 유입도 늘었다"고 했다. 지난 17년간 방역 관련 제품을 20여 점을 직접 만들어 온 이레그린은 3년 전부터 미국 교육기관과 모기 유인제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강 대표는 "파리나 초파리와 달리 모기는 자외선(UV) 램프로 유인하기가 힘들더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포충장비를 연구해서 일본 뇌염, 뎅기열을 포함한 곤충 매개 질병 대비에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곤충의 대규모 출몰이 잦아지는 상황 속 환경과 경제학적 관점을 함께 고려한 장기적인 방역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현철 부산대 생명환경화학과 교수는 "지금은 곤충 개체 수가 늘어서 어쩔 수 없이 방역에 나서고 있지만 곤충이 약재에 계속 노출되면 저항성이 생기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며 "중장기적으로 생태학적 접근을 반영한 방역 체계를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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