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댓차이나] 원타이, 넥스페리아 상대 1.8조원 손배소…경영권 분쟁 재점화
등록 2026/05/23 23:59:33
![[네이메헌=AP/뉴시스] 네덜란드 정부가 중국 자본에 인수된 반도체 기업 '넥스페리아'의 경영권에 제재를 가한 이래 중국과 네덜란드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네덜란드 네이메헌에 있는 넥스페리아 본사. 자료사진. 2026.05.23](https://img1.newsis.com/2025/10/15/NISI20251015_0000716329_web.jpg?rnd=20251015010431)
[네이메헌=AP/뉴시스] 네덜란드 정부가 중국 자본에 인수된 반도체 기업 '넥스페리아'의 경영권에 제재를 가한 이래 중국과 네덜란드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네덜란드 네이메헌에 있는 넥스페리아 본사. 자료사진. 2026.05.23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중국 반도체 기업 원타이 테크놀로지(聞泰科技)가 자회사 네덜란드 반도체 메이커 넥스페리아(Nexperia)를 상대로 중국 법원에 최소 80억 위안(약 1조8000억원) 규모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원타이 테크놀로지는 네덜란드 정부의 개입 이후 넥스페리아에 대한 통제권이 사실상 제한됐다고 주장하면서 국제중재에 이어 중국 내 소송까지 병행하는 ‘투트랙 법적 공세’에 나섰다.
공상시보와 중앙통신, 거형망은 23일 원타이와 자회사 위청 홀딩스(裕成控股)가 전날 광둥성 둥관(東莞)시 중급인민법원에 넥스페리아 등 관련 법인·임원 6곳을 대상으로 하는 소장을 접수했다고 전했다.
손배소 피고는 넥스페리아(안스홀딩스 安世控股), 안스(安世有限公司), 안타이커(安泰可有限公司), 슈테판 틸거 넥스페리아 최고경영자(CEO), 아힘 켐페 최고운영책임자(COO), 법무총괄 루벤 리히텐베르흐이다.
원타이는 상하이증권거래소 공시에서 “피고 측이 네덜란드의 차별적 제한 조치를 실행하거나 이를 지원해 원고에게 회복 불가능한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은 중국의 ‘반외국제재법(反外國制裁法)’을 근거로 제기됐다. 원타이는 네덜란드 정부의 행정명령과 암스테르담 항소법원 기업재판부 결정이 중국기업에 대한 차별적 제한 조치에 해당한다고 소장에 적시했다.
원타이는 법원에 피고들의 행위가 외국의 차별적 제한 조치 집행 또는 지원 행위에 상당한다는 점을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관련 조치 집행 중단과 절차 철회, 경제적 손실 80억 위안 배상을 청구했다. 손해액은 향후 추가 산정과 조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원타이는 넥스페리아 지배권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안스홀딩스 지분 100%를 상장사인 원타이 측에 무상 반환하라고 요구했다.
분쟁의 발단은 지난해 9월 네덜란드 정부가 국가안보와 기술 유출 우려를 이유로 넥스페리아 경영권에 개입하면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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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네덜란드 경제기후정책부는 넥스페리아와 지주사에 장관 명령을 발령하고 암스테르담 항소법원 기업재판부도 관련 결정을 내렸다.
원타이는 이후 장관 명령이 중단됐지만 법원 결정 경우 여전히 유효해 넥스페리아에 대한 실질적 통제권이 제한됐다고 문제를 삼았다. 명목상 넥스페리아 지분은 보유하고 있지만 운영과 재무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하지 못한다고 했다.
앞서 네덜란드 정부는 원타이가 넥스페리아 사업과 지식재산권(IP)을 중국으로 이전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후 중국 측과 가진 협의 과정에서 넥스페리아 반도체 수출 규제가 일부 완화되면서 갈등이 잠시 누그러졌지만 양측의 대립이 완전히 끝나지는 않았다.
넥스페리아는 성명에서 “원타이의 발표를 인지하고 있으며 중국 법원이 아직 정식 심리에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타이가 주주를 포함한 모든 이해 관계자에게 도움이 되는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 점은 유감”이라며 “계속해서 공개적이고 건설적인 대화를 촉구하겠다”고 표명했다.
손배소는 원타이의 경영 악화와도 연결됐다. 원타이는 지난달 2025회계연도 순손실이 87억 위안으로 확대했다고 공표했다. 전년도 손실액 28억 위안보다 3배 이상 크게 늘어났다. 원타이는 넥스페리아 경영권 분쟁이 실적 악화의 핵심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원타이는 원래 반도체 사업과 제품 통합 사업을 병행했지만 지난해부터 제품 통합 부문을 단계적으로 매각했다. 현재 넥스페리아가 사실상 유일한 핵심 수익원으로 남은 상태다.
하지만 지배권 제한으로 연결 재무제표 검증에 문제가 발생했다. 감사기관은 IT 시스템 계정 접근 차단 등으로 내부통제 유효성을 확인할 수 없었다며 감사보고서와 내부통제 평가에 대해 ‘의견 거절’을 냈다.
때문에 원타이 주식은 지난 6일부터 상장폐지 위험 경고 조치가 적용됐다. 주가는 6~20일 11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며 28.12위안에서 16위안까지 급락했다.
그러다가 원타이 창업자이자 실소유주인 장쉐정(張學政)의 지분 매입 이후 낙폭이 다소 진정됐지만 전날 다시 3.57% 떨어졌다.
원타이는 올해 1월에도 최대 80억 달러(12조1520억원) 규모 국제중재 절차를 개시한 바 있다. 이번 소송은 중국 법률 체계를 활용해 넥스페리아와 관련 당사자들을 추가로 압박하기 위한 전술이라는 해석이 대체적이다.
네덜란드 네이메헌에 본사를 둔 넥스페리아는 자동차·산업장비·가전제품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세계 유수 업체다. 그러나 중국 기업 산하에 있다는 점 때문에 서방의 안보 우려와 공급망 재편 압박 속에서 지속적으로 정치적 논란의 중심에 서왔다.
시장에서는 소송 결과가 향후 중국 기업들의 해외 투자 분쟁 대응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원타이가 유리한 판결을 얻을 경우 다른 중국 기업들도 반외국제재법을 활용한 유사 소송 전략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대로 분쟁이 장기화하면 원타이의 재무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동시에 넥스페리아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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