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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T 재검토회의 또 결렬…北 비핵화 문구 삭제에도 이란 핵문제 이견 못 좁혀

등록 2026/05/23 12:39:45

수정 2026/05/23 12:56:24

[뉴욕=AP/뉴시스] 미국 유엔본부에서 핵확산금지조약(NPT) 재검토회의가 열리고 있다. 자료사진. 2026.05.23

[뉴욕=AP/뉴시스] 미국 유엔본부에서 핵확산금지조약(NPT) 재검토회의가 열리고 있다. 자료사진. 2026.05.23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핵군축과 핵확산 방지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4주 동안 열린 핵확산금지조약(NPT) 재검토회의가 최종 성과문서 채택에 실패한 채 막을 내렸다.

23일 AP 통신, 교도통신, TBS, NHK에 따르면 NPT 재검토회의 의장인 도 훙 비엣 베트남 유엔대사는 전날 NPT 최종회의 직전까지 미국과 러시아, 이란 등과 막판 협상을 이어갔지만 합의 도출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외교 소식통들은 이란 핵문제를 둘러싼 문구를 놓고 미국과 러시아, 이란 간 대립이 끝내 해소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로써 NPT 재검토회의는 2015년과 2022년에 이어 이번에도 성과문서 채택에 실패했다. 1970년 조약 발효 이후 3차례 연속 최종문서 채택이 무산된 건 처음이다.

핵군축과 핵 비확산 체제의 핵심 틀인 NPT가 회원국들의 신뢰를 잃고 사실상 형해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 훙 비엣 의장은 “핵무기가 초래하는 위협은 집단적 위협이며 집단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국가들이 합의를 이루지 못하는 상황 자체가 진정한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만장일치 채택을 성사시키기 위해 성과문서 초안이 모두 네 차례 수정됐다. 그러나 최종일인 22일 배포한 4차 수정안에서는 각국 대립이 큰 사안을 대거 삭제하거나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전 수정안에 포함됐던 북한 관련 문구가 모두 빠졌다. 3차 수정안에는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흔들림 없는 지지를 표명한다”거나 “북한은 핵보유국 지위를 얻을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겼지만 최종안에서는 해당 문단 전체를 들어냈다.

북한과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러시아가 삭제를 요구했고 일본과 미국, 한국은 문구 유지를 주장했다고 한다.

이로써 NPT를 일방적으로 탈퇴 선언한 뒤 핵전력 증강을 지속하고 있는 북한 문제를 성과문서에서 전혀 언급하지 않는 상황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의 핵공유와 확장억제 논의 관련 문구도 배제됐다. 중국과 러시아는 나토의 핵공유 체제가 핵확산에 해당한다고 비판했지만 나토 측은 이를 성과문서에 반영하는데 반대했다.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의 안전 중요성을 강조한 문구 역시 이번 수정안에서 제외됐다.

이란 핵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마지막까지 핵심 쟁점으로 남았다. 최종안에는 “이란은 어떠한 핵무기도 결코 추구하거나 개발·획득해서는 안 된다”는 문구가 대괄호 처리된 채 남아 있었다.

외교가에서는 이를 두고 미국은 문구 유지를 요구한 반면 이란은 삭제를 주장하면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성과문서 채택은 회원국 만장일치가 원칙이다. 하지만 요즘 NPT 재검토회의에서는 중동 문제와 러시아 관련 사안을 둘러싼 이견이 반복되면서 최종 합의 도출이 번번이 좌절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도 끝내 합의에 실패하면서 국제사회에서는 “NPT 체제의 공동화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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