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메인에 뉴시스 채널 추가하기!

[기자수첩]삼성發 파업 손실 얼마냐고?…돈으로 환산이 안된다

등록 2026/05/18 10:51:26

수정 2026/05/18 11:40:23

"공장 가동 중단시 2~3개월 물량이 모두 불량처리"

"韓수출 하락, 거래처 이탈, 협력사 피해 등 불가피"

"국민 눈높이 맞지 않는 파업…선공후사 결단 필요"

[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삼성전자가 실제로 파업을 한다는 것을 생각하는 것도 끔찍하네요. 반도체 수출 뿐 만 아니라 우리나라 기업들에 대한 신뢰도 하락, 금융시장 불안, 수많은 협력 업체들의 피해 등 금액으로 환산하기 힘든 상처가 될 수 있습니다."

통상전문가로 꼽히는 A교수가 '삼성전자의 파업이 현실화되면 어떤 상황이 발생하는가'를 묻는 질문에 답한 얘기다.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이 단순히 개별 기업의 리스크를 넘어 우리나라에 큰 충격을 안겨준다는 것이 이 발언의 요지다.

한 기업의 공장을 멈출 경우 국가 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말은 쉽게 이해하기 힘든 점도 있다. 물건을 만들다가 어떤 사유로든 공장이 멈췄다면 나중에 다시 공장을 가동하고 물건을 만들어서 팔면되는 것 아닐까라는 의문도 든다.

이에 A교수는 반도체 공정이 가지는 특수성에 있다고 설명한다. 반도체 1개 제품을 만들기 위해선 특정 온도와 습도, 화학 환경을 유지한 채 24시간 멈추지 않는 상황 속에서 초정밀 연속 공정을 2~3개월 동안 지속해야 한다.

반도체 웨이퍼 생산을 위해선 극자외선(EUV) 노광, 화학 증착, 식각, 세정 등 수백에서 수천 단계의 공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모든 과정은 초미세먼지도 허용되지 않는 클린룸에서 진행된다.

공정이 멈추면 장비 재보정, 클린룸 안정화, 수율 복원 등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미세 진동, 화학물질 변화, 장비 오차 등으로 인해 제품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서 천문학적인 손해가 생긴다.

최근 언론에서 삼성전자 공장이 멈추면 하루 최대 1조원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파업으로 인해 공장이 멈추면 오늘 생산분 뿐 만 아니라 2~3개월 뒤 물량도 제품으로 판매할 수 없다는 것에 기반한다.

더 큰 문제는 반도체가 한국 전체 수출의 핵심 축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1734억 달러를 기록하며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액의 24.5%를 차지했다. 올해는 인공지능(AI) 특수에 힙입어 35~40%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위상이 커지고 있다.

만약 반도체 생산이 중단된다면 우리나라 수출이 흔들릴 수 밖에 없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에서 가장 많은 수출 비중을 차지하는 제품을 판매하지 못한다면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장 삼성전자의 1차 협력사 1061개 업체와 2·3차 협력사 693개 업체 등 1700여개 기업들이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 여기에서 근무하는 근로자와 그의 가족들의 생계가 위협 받는 상황이 발생하는 셈이다.

파업 현실화로 제품 납기일을 지키지 못해 경쟁사에 거래처를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거래처 이탈은 지금의 손실보다 미래의 손실로 볼 수 있는 만큼 우리나라 국가경제 차원에서의 위기로 작용할 수도 있다.

아직 기회는 남아있다. 삼성전자 노사는 18일 총파업 예고 시점을 사흘 앞두고 정부의 중재로 성과급 갈등을 둘러싼 막판 협상에 나섰지만 타결은 쉽지 않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노조가 만약 성과급 상한 폐지와, 명문화를 고수하며 파업을 강행한다면 국민적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지탄을 받을 수 있다. 이럴 때일 수록 반도체 공급망 안정과 국가경제를 고려한 선공후사(先公後私)의 결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글자크기 설정

상단으로 이동
로딩중로딩아이콘

URL이 성공적으로 복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