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뉴스에서도 뉴시스 언론사 픽

고유가·고환율에 칩플레이션까지…물가 3% 재진입 '경고등'

등록 2026/05/01 13:00:00

수정 2026/05/01 13:28:24

중동긴장 고조에 유가변동성↑…브렌트유 장중 126달러 돌파

고유가에 환율 상단 고착…정부 안정책도 '중동 변수'에 제약

수입·생산자물가 시차 반영에 칩플레이션까지 물가 압력 확대

2분기부터 물가 상승세 본격화 가능성…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농협유통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시민들이 돼지고기를 구매하고 있는 모습. 2026.04.02.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농협유통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시민들이 돼지고기를 구매하고 있는 모습. 2026.04.02.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박광온 기자 =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전쟁이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국제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서는 등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유가 재점화에 더해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고환율 여건까지 겹치며 국내 물가를 끌어올리는 비용 상승 압력이 다시 확대되는 모습이다.

여기에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칩플레이션(chipflation)'까지 가세하면서 내구재를 중심으로 물가 전반의 상방 압력이 한층 커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영향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2분기부터 물가 상승세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4월 3% 근접, 중기적으로는 3%대 진입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흐름이다.

 [테헤란=AP/뉴시스] 사진은 지난달 13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 남부에서 공습 이후 구조대원들이 잔해 속에서 생존자를 찾고 있는 모습. 2026.04.02.

[테헤란=AP/뉴시스] 사진은 지난달 13일(현지 시간) 이란 테헤란 남부에서 공습 이후 구조대원들이 잔해 속에서 생존자를 찾고 있는 모습. 2026.04.02.

중동 긴장 고조에 유가 변동성↑…브렌트유 장중 126달러 돌파하며 4년만 최고치

1일 미국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대이란 군사 대응 가능성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가 시장에 반영되며 국제유가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전장 대비 3.4% 하락한 114.01달러에 마감했다.

특히 글로벌 원유 수급과 지정학적 리스크를 반영하는 브렌트유는 장 초반 배럴당 126.41달러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2월28일 중동전쟁 발발 이후 최고치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105.07달러로 전장 대비 1.7% 하락했다. WTI 선물 가격도 장중 배럴당 110.93달러까지 오르며 지난달 7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브렌트유와 WTI 모두 지난 2월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이후 60% 가량 상승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사진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는모습. 2026.04.30.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사진은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는모습. 2026.04.30. [email protected]

고유가 여파에 환율 상단 고착…정부 안정책도 '중동 변수'에 제약

이처럼 중동전쟁발(發) 고유가 사태가 지속되면서 환율도 상방 압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지난달 30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79.0원)보다 4.3원 오른 1483.3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2월 말 1439.7원에서 3월 말 1530.1원까지 오른 뒤 지난달 말 일부 조정됐지만, 여전히 시장 불안의 경계로 꼽히는 1480원대를 상회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중동 리스크는 정부의 환율 안정 노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고환율 국면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복귀 해외계좌(RIA) 도입 등 외환 안정 기반 구축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국민연금 뉴프레임워크 도입 등을 추진해 왔다.

당초 이들 조치는 지난해 말 환율 급등의 원인으로 지목된 달러 가수요와 심리 요인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중동전쟁으로 효과가 상당 부분 상쇄되고 있는 상황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올해 초와 비교하면 투기적 수요나 과도한 심리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중동전쟁이 장기화·격화하면서 관련 조치들의 환율 안정 조치 효과도 제약을 받고 있다"며 "경상수지 흑자와 반도체 수출 회복 등을 감안하면 원화가 더 강세를 보이는 것이 정상적인 흐름이지만, 유가 상승과 불확실성이 환율 하방을 제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사진은 지난 3월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K-엔비디아 프로젝트' 민관 합동간담회에서 AI 반도체 기업인 딥엑스 제품이 놓여 있는 모습. 2026.03.17.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사진은 지난 3월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K-엔비디아 프로젝트' 민관 합동간담회에서 AI 반도체 기업인 딥엑스 제품이 놓여 있는 모습. 2026.03.17. [email protected]

수입·생산자물가 시차 반영에 칩플레이션까지…물가 상방 압력 확대 '경고등'

이처럼 고유가·고환율 사태가 맞물리면서 소비자들의 생활 부담을 키우는 물가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2% 상승하며 전월(2월·2.0%)보다 오름폭이 확대됐다.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9.9%나 급등했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였던 2022년 10월(10.3%) 이후 3년 5개월 만의 가장 큰 상승폭이다.

경유(17.0%), 휘발유(8.0%), 등유(10.5%) 등이 일제히 오르며 에너지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다. 이에 따라 석유류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공업제품은 전년 동월 대비 2.7% 상승했다.

특히 소비자물가에 2~3개월의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도 고환율과 유가 상승 영향으로 동반 상승 흐름을 보이면서 향후 물가 상승 압력이 한층 확대될 수 있다는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15일 발표한 '2026년 3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 3월 수입 물가는 원화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18.4% 뛰었다. 전월 대비로도 16.1% 상승해 1998년 1월(17.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생산자물가 역시 지난 3월에 전월 대비 1.6% 오르면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2022년 4월(1.6%) 이후 3년11개월 만의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이후 7개월 연속 오름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에너지발 인플레이션에 더해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칩플레이션'(메모리+인플레이션)도 새로운 물가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칩플레이션이란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와 반도체 수요 증가로 관련 부품 가격이 오르면서 휴대전화, 노트북, 가전제품 등 내구재 가격이 상승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유가와 환율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국면에서는 수입물가와 생산자물가가 빠르게 상승하고,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 전반으로 확산되는 전형적인 비용 인상형 인플레이션 구조가 나타난다"며 "여기에 반도체 가격 상승까지 겹치면서 내구재를 중심으로 물가 상방 압력이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사진은 지난달 22일 서울 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는 모습. 2026.04.22.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사진은 지난달 22일 서울 만남의광장 주유소에서 시민들이 주유를 하고 있는 모습. 2026.04.22. [email protected]

2분기부터 유가·환율발 비용 압력 본격 반영…물가 3~4%대 진입 우려↑

시장에서는 고유가·고환율에 따른 비용 상승 압력이 소비자물가에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2분기부터 상승세가 본격화돼 3~4%대에 근접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장 4월 소비자물가부터 상승폭이 확대되며 3%에 근접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네덜란드계 글로벌 투자은행 ING는 지난달 23일 스냅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최소 0.7%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경우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약 2.8%로, 2024년 4월 이후(2.9%)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게 된다.

연간으로 넓혀봐도 물가 상승률이 지난해를 웃돌며 상방 압력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5%, 경제협력개발기구는 2.7%로 각각 전망했다. 프랑스 투자은행 나틱시스는 4.2%까지 치솟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의 가격 안정 조치로 물가 상승 폭이 일정 부분 억제되고 있지만, 유가 상승분이 본격 반영되면 3%에 거의 근접하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쟁 장기화로 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등 통화 긴축이 불가피해질 수 있고, 정부도 확장 기조보다는 재정 지출을 조절하는 방향으로 정책 전환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유가 상승 압력이 정부의 가격 억제 정책 등으로 일부 눌려 있는 상태지만, 이런 요인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가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중동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스태그플레이션 위험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사진은 지난해 8월13일 서울 원효대교에서 바라본 도심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한 모습. 2025.08.13.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사진은 지난해 8월13일 서울 원효대교에서 바라본 도심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한 모습. 2025.08.13.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글자크기 설정

상단으로 이동
로딩중로딩아이콘

URL이 성공적으로 복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