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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시대의 비명"…김창완도 나선 세종문화회관 '싱크 넥스트'

등록 2026/04/27 15:02:47

7월3일~9월5일, 16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김창완 "나도 몰랐던 현재성 깨우치는 시간"

동서양 악기 결합, 탈춤·메탈 조화 시도까지

[서울=뉴시스]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컨템퍼러리 시즌 '싱크 넥스트 26' 기자간담회에서 가수 김창완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뉴시스]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컨템퍼러리 시즌 '싱크 넥스트 26' 기자간담회에서 가수 김창완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유럽 컨템퍼러리(동시대 예술)는 퇴조하고 있습니다. 반면 삶이 고단하고 정치·경제 이데올로기 충돌이 심한 한국의 예술은 치열합니다. 예술가의 비명과 절규가 모인 지금의 서울이 19세기 파리의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싱크 넥스트(Sync Next) 26'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싱크 넥스트가 한국을 넘어 세계의 컨템포러리 시즌에 중요한 핵심으로 자리 잡아 나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을 유럽 예술 소비처를 넘어 동시대 글로벌 예술의 생산 허브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야심 찬 판 위에 데뷔 50주년을 앞둔 대중음악의 거장 김창완(72)이 섰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그는 '전설'이라는 낡은 옷을 미련 없이 벗어 던졌다.

 [서울=뉴시스]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컨템퍼러리 시즌 '싱크 넥스트 26' 기자간담회를 앞두고 가수 김창완과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뉴시스]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컨템퍼러리 시즌 '싱크 넥스트 26' 기자간담회를 앞두고 가수 김창완과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50년 된 가수가 '컨템퍼러리'라는 수식어에 어울릴까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컨템퍼러리는 나로부터 비롯되는 게 아니라 '당신은 나와 함께 있다'는 동시대인들의 선언입니다. 이번 무대는 저도 몰랐던 저의 현재성을 깨우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거장의 묵직한 응답으로 포문을 연 세종문화회관 컨템퍼러리 시즌 '싱크 넥스트 26'이 오는 7월 3일부터 9월 5일까지 세종S씨어터에서 열린다. 올해는 16팀의 아티스트가 참여해 10개 프로그램, 총 28회 공연을 선보인다. 이번 시즌은 외부 공연을 소개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100% 자체 프로듀싱으로 전환하며 '제작극장'으로서의 역량을 본격적으로 시험한다.

싱크 넥스트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년간 총 2만4000여 명의 관객을 기록하며 컨템퍼러리 공연 플랫폼으로서의 기반을 구축했다. 메타코미디부터 이날치, 안은미, 아미르 레자 쿠헤스타니 등 장르·형식이 다른 작품들이 하나의 시즌 안에 나란히 자리하며 장르 간 결합과 확장의 가능성을 넓혀왔다.

[서울=뉴시스]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컨템퍼러리 시즌 '싱크 넥스트 26' 기자간담회에서 안무가 김관지가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뉴시스]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컨템퍼러리 시즌 '싱크 넥스트 26' 기자간담회에서 안무가 김관지가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올해 싱크넥스트에 대한 관객의 반응은 뜨겁다. 타깃 관객층인 2030 세대의 소비 트렌드를 겨냥해 도입한 구독권 '클럽 뉴 블랙'은 라인업이 공개되기도 전에 1, 2차가 전석 매진되며 이름값에 의존하던 기존 공연계의 흥행 공식을 깨고 있다.

'싱크 넥스트 26' 무대 위 실험은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데 집중한다. 개막작(7월 3~5일)은 한불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사운드 아티스트 해미 클레멘세비츠 등 6인이 꾸미는 무대로, 정가와 프랑스 중세 성악, 전자 사운드가 무경계의 앙상블을 이룬다. 같은 달 10~11일, 천하제일탈공작소와 밴드 반(baan)은 탈춤의 재담과 묵직한 헤비메탈을 결합해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를 육체적 감각으로 풀어낸다.

김창완밴드(8월 28~29일)는 한국 대중음악의 상징적 존재인 김창완의 음악을 동시대의 시선으로 재구성한다. 산울림의 실험성과 포크의 서정, 동요의 천진함과 드라마 속 생활의 언어까지, 그는 K-팝 이전 한국 대중음악의 정서적 원형을 기억하는 세대이자 오늘의 산업화된 음악을 관찰자로 바라보는 드문 아티스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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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무가 김관지(7월 24~27일)는 한국 춤의 갈래인 신무용과 창작무용을 기반으로, 한국 춤의 전통적 감각과 동시대적 상상력을 재구성한다. 그는 지난해 창무프라이즈 퍼포밍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 공연 '킬링 하이라키'는 초인공지능과 결합한 근미래 인류라는 SF적 설정을 전통적 춤으로 풀어낸다.

김관지는 "미래에 인류가 새로운 초인공지능을 만들고 그것과 합의를 한다. 계속 업데이트해 오던 위계를 아예 죽이고 새로운 개벽을 열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을 가지고 이 작품을 시작했다"며 "사실 위계는 죽일 수 없다. 그러나 계속 실패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다"고 제작 의도를 설명했다.

김혜경(8월 21~24일)은 7년 만의 신작 '묘묘: 고양이 무덤'을 공개한다. 죽음에 대한 개인적 기억을 무용으로 풀어내며, 절제된 움직임을 기반으로 감정을 축적해온 그의 작업 세계를 깊이 있게 확장한다. 안은미의 '무덤 시리즈(1998)'에서 제시된 취장승(取葬承)-취하고, 장사 지내고, 받아 올리는 과정-에서 영감을 받았다.

[서울=뉴시스]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컨템퍼러리 시즌 '싱크 넥스트 26' 기자간담회에서 천하제일탈공작소의 전통 안무가 김지훈이 공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뉴시스]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컨템퍼러리 시즌 '싱크 넥스트 26' 기자간담회에서 천하제일탈공작소의 전통 안무가 김지훈이 공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코드세시(8월 1~3일)는 싱크 넥스트에서 처음 선보이는 서커스 아티스트이다. 컨템퍼러리 서커스를 기반으로 기예와 오브제, 연출을 결합해 서커스를 동시대 공연예술로 확장해왔다. 이번 공연에서는 '놀이터'를 모티브로 다양한 기예 도구와 움직임을 활용해 규칙과 균형이 만들어내는 긴장과 변화를 무대 위에 구성한다.

음이온(8월 7~10일)의 '개기일식 기다리기'는 공연장, 아티스트, 관객의 상호작용을 통해 연극의 고정된 역할과 관람 방식을 허문다. 지난 1월 두산아트센터의 지원 프로그램 두산아트랩을 통해 처음 선보인 작품을 발전시켜, 30명의 배우가 출연한다. 배우와 관객 모두 375년 만의 개기일식을 기다리는 상황을 설정해, 언제 시작될지 모르는 개기일식을 하염없이 기다린다.

공연은 모두를 위한 접근성 회차 및 릴랙스드 퍼포먼스(자폐 스펙트럼·발달장애가 있는 관객 등이 객석에 머물 수 있도록 환경 조정)로 운영된다. 백남준아트센터와 공동 제작했으며, '싱크 넥스트 26'과 백남준아트센터 '백남준미디어아트페스티벌'의 공식 프로그램이다.

[서울=뉴시스]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컨템퍼러리 시즌 '싱크 넥스트 26'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뉴시스]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컨템퍼러리 시즌 '싱크 넥스트 26'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사진=세종문화회관 제공)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상주 작곡가로 활동 중인 이하느리(8월 15~17일)는 첫 장편 무대 '그렇게 바람이 불었고 나는 두 형을 먹었다.'를 선보인다. 동화 '아기돼지 삼형제'를 모티브로 삼되, 원작을 따르지 않고 세 존재의 관계를 중심으로 색다른 이야기를 재구성한다. 존재하지 않는 대상에 대한 두려움이 행동을 규정하는 과정을 통해 정체성의 혼합과 붕괴를 다룬다.

이하느리는 "처음엔 극의 형태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다가, 제가 음악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극보다는 음악 중심의 음악극을 만들고 있다"며 "신예훈, 이한 작곡가와 같이 준비를 하고 있고, 무대는 양정욱 작가님과 만들어 볼 예정"이라고 전했다.

여유와 설빈(7월 17~19일)은 음악과 영상을 결합한 무대를 선보인다. 제21회 한국대중음악상(2024) 최우수 포크 음반 부문을 수상했으며, 개인의 경험을 담담하게 풀어내는 음악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공연은 제주를 배경으로, 음악을 제작한 장소와 그들의 기억을 무대 위로 옮긴다. EBS 스페이스 공감 개관 20주년 기획 다큐멘터리를 함께 작업한 황정원·안상민 감독이 연출에 참여한다.

'싱크 넥스트 26'의 피날레는 HYPNOSIS THERAPY(힙노시스테라피)(9월 4~5일)가 장식한다. 스페인 프리마베라 사운드와 덴마크 로스킬레 페스티벌 등 해외 무대에서 러브콜을 받으며 전자음악을 중심으로 활동해왔다. 테크노 사운드와 라이브 퍼포먼스를 통해 폭발적인 에너지와 함께 극장 전체를 장악하는 공연을 선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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